붉은거위 노트 (redgoose note)

시경(詩經) - 대아(大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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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아(大雅)는 주로 궁중에서 조회할 때 부르는 노래이다.
그러나 잔치할 때 부르는 노래도 섞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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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문왕지십(文王之什)

1. 문왕(文王)

문왕(文王)이 하늘의 명을 받아 주(周)나라를 세운 공을 노래하였다고 '모시서'에서는 밝히고 있다.
주희(朱熹)는 주공(周公)이 문왕(文王), 무왕(武王)의 덕을 거슬러 시로써 성왕(成王)을 훈계했다고 한다.
여씨춘추 고악(古樂)에 이 시를 인용하여 주공이 지은 것이라고 한데 근거를 둔 해석이다.

-문왕재상, 어소우천(文王在上, 於昭于天)

-주수구방, 기명유신(周雖舊邦, 其命維新)

-유주불현, 제명불시(有周不顯, 帝命不時)

-문왕척강, 재제좌우(文王陟降, 在帝左右)

​ 문왕께서 위에 계시어,

아! 하늘에 빛나시니,

주나라가 오래 돼었지만,

천명은 새롭도다.

주(周)나라가 크게 드러나니,

상제의 명이 크게 때에 맞도다.

문왕께서 함께 오르내리시며 상제 곁에 계시네.

-미미문왕, 영문불이(亹亹文王, 令聞不已)

-진석재주, 후문왕손자(陳錫哉周, 侯文王孫子)

-문왕손자, 본지백세(文王孫子, 本支百世)

-범주지사, 불현역세(凡周之士, 不顯亦世)

언제나 힘쓰시는 문왕,

아름다운 소문 그치지 않으시네.

상제께서 문왕의 손자에 이르기까지,

주나라의 모든 사람에게 많은 복을 내리시네.

문왕의 손자들 그 집안 백세토록 이어가고,

주나라의 신하들도 대대로 크게 밝도다.

-세지불현, 궐유익익(世之不顯, 厥猶翼翼)

-사황다사, 생차왕국(思皇多士, 生此王國)

-왕국극생, 유주지정(王國克生, 維周之楨)

-제제다사, 문왕이녕(濟濟多士, 文王以寧)

세상이 밝고 계책이 신중하며,

아름다운 왕국의 수 많은 신하들,

이 나라에서 태어나고,

나라의 인재를 내었도다.

주나라의 동량이 되었다.

늘어선 수 많은 신하들,

문왕께서는 이들로 인해 평안하시도다.

-목목문왕, 어집희경지(穆穆文王, 於緝熙敬止)

-가재천명, 유상손자(假哉天命, 有商孫子)

-상지손자, 기려불억(商之孫子, 其麗不億)

-상제기명, 후우주복(上帝旣命, 侯于周服)

높으신 문왕이여,

아아! 영원히 밝고 공경스럽도다.

위대한 하늘의 명,

은나라의 손자들에게 있었고,

은나라 자손들 그 수가 수없이 많도다.

상제 이미 명하시어,

주나라에 복종시키시었다.

-후복우주, 천명미상(侯服于周, 天命靡常)

-은사부민, 관장우경(殷士膚敏, 祼將于京)

-궐작관장, 상복보후(厥作祼將, 常服黼冔)

-왕지신신, 무념이조(王之藎臣, 無念爾祖)

주나라에 복종하게 하였음은,

천명이 일정하지 않아서가 아니네.

은나라 관원은 아름답고 민첩하여,

주나라 도읍에 이르러 제사를 돕고,

제사 드릴 때 상나라 관복을 입었도다.

임금의 충성스런 신하,

그대들 조상 잊지 말라.

-무념이조, 율수궐덕(無念爾祖, 聿脩厥德)

-영언배명, 자구다복(永言配命, 自求多福)

-은지미상사, 극배상제(殷之未喪師, 克配上帝)

-의감우은, 준명불이(宜鑒于殷, 駿命不易)

그대들 조상 생각치 말고,

스스로의 덕을 닦고 쌓아,

언제까지나 하늘의 명을 따라,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하여라.

은나라가 백성을 아직 잃지 않았을 때는,

상제와 함께 할 수 있었으니,

마땅히 은나라를 본받아라.

천명을 이어받기 쉽지 않도다.

-명지불이, 무알이궁(命之不易, 無遏爾躬)

-선소의문, 유우은자천(宣昭義問, 有虞殷自天)

-상천지재, 무성무취(上天之載, 無聲無臭)

-의형문왕, 만방작부(儀刑文王, 萬邦作孚)

천명을 이어받기 쉽지 않으니,

그대들은 천명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라.

아름다움이 밝게 빛나,

다시 은나라가 천명을 받을까 걱정하여라.

상제 하시는 일,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도다.

문왕을 본받으면,

천하 제후들이 믿고 따르게 된다.

  1. 대명(大明)/밝은 덕

주(周)나라를 건국한 문왕과 무왕을 칭송하는 노래이다.

제목을 '대명'이라 한 것은 '소아'의 '소명'과 구별하기 위해서이다.

'월다말'은 털빛이 붉고 갈기가 검은 말이다.

-명명재하, 혁혁재상(明明在下, 赫赫在上)

-천난침사, 불이유왕(天難忱斯, 不易維王)

-천위은적, 사불협사방(天位殷適, 使不挾四方)

밝은 덕은 땅에 있고,

드러난 명 하늘에 있네.

하늘은 믿기 어렵고,

임금노릇 쉽지는 않도다.

천자 자리의 은나라 자손들도,

천하를 잃었다네.

-지중씨임, 자피은상(摯仲氏任, 自彼殷商)

-내가우주, 왈빈우경(來嫁于周, 曰嬪于京)

-내급왕계, 유덕지행(乃及王季, 維德之行)

-대임유신, 생차문왕(大任有身, 生此文王)

지나라 임씨 딸들 은나라로부터 주나라에 시집와,

주나라의 부인이 되었네.

왕계님과 더불어 어진 덕 행하시고,

태임께서 잉태하시어,

문왕을 낳으셨도다.

-유차문왕, 소심익익(維此文王, 小心翼翼)

-소사상제, 율회다복(昭事上帝, 聿懷多福)

-궐덕불회, 이수방국(厥德不回, 以受方國)

문왕께서는,

삼가시고 힘쓰시어,

밝게 상제를 섬기시고,

많은 복을 누리신다.

그분의 덕 어긋남이 없어,

사방의 나라를 받으시었다.

-천감재하, 유명기집(天監在下, 有命旣集)

-문왕초재, 천작지합(文王初載, 天作之合)

-재흡지양, 재위지준(在洽之陽, 在渭之浚)

-문왕가지, 대방유자(文王嘉止, 大邦有子)

하늘은 세상을 굽어 살피시어,

천명을 내리시어,

주나라 도읍에서 다스리게 하셨네.

흡수의 북쪽, 위수의 곁에,

문왕께서 아름답게 여기신,

큰 나라의 따님이 계시었다.

-대방유자, 현천지매(大邦有子, 俔天之妹)

-문정궐상, 친영우위(文定厥祥, 親迎于渭)

-조주위량, 불현시광(造舟爲梁, 不顧其光)

큰 나라에 따님 계시어,

마치 하늘의 소녀처럼 여기시어,

좋은 날을 예로써 정하시어,

위수에서 친히 영접하시었다.

그때 배를 이어 다리 놓으시고,

그 빛은 찬란하였다.

-유명자천, 명차문왕(有命自天, 命此文王)

-우주우경, 찬녀유신(于周于京, 纘女維莘)

-장자유행, 독생무왕(長子維行, 篤生武王)

-보우명이, 섭벌대상(保右命爾, 燮伐大商)

하늘에서 천명이 내리시어,

문왕에게 명하시니,

주나라 도읍에서 다스리게 하시었네.

아름다운 신나라의 따님이,

맏아들께 시집오셔서,

무왕을 낳으셨네.

하늘이 보우하시고 명하시니,

큰 상나라를 정벌하도록 하시었다.

-은상지려, 기회여림(殷商之旅, 其會如林)

-시우목야, 유여후흥(矢于牧野, 維予侯興)

-상제임여, 무이이심(上帝臨女, 無貳爾心)

은나라의 무리들,

숲속에서 모여 살았었네.

목야의 들판에서 군사들을 조련하면서,

내가 일어났도다 하시었다.

상제께서는 그대들과 함께하시어,

그대들을 마음 변치 않게 하시었네.

-목야양양, 단거황황(牧野洋洋, 檀車煌煌)

-사원팽팽, 유사상부(駟騵彭彭, 維師尙父)

-시유응양, 양피무왕(時維鷹揚, 涼彼武王)

-사벌대상, 회조청명(肆伐大商, 會朝淸明)

목야의 들판은 넓고 넓어,

박달나무 수레 빛나는구나.

배가 흰 네 마리 붉은 말,

태사인 강태공, 마치 독수리가 날 듯,

무왕을 도우시어 상나라 쳐부수었으니,

그날 아침은 맑고도 밝았도다.

  1. 면(緜)/길게 이어진 오이 덩굴

고공단보(태공)께서 문왕까지 나라를 다스린 일을 노래했다.

1 연의 '오이덩굴'은 주나라 왕실이 끊어지지 않고 길게 이어져 온 것을 비유한 것이다.

9 연은 문왕에 대한 고사로, 우나라와 예나라 임금이 밭두둑 때문에 오랫동안 서로 싸웠다.

그러다가 서백인 문왕이 어지니 그에게 가서 시비를 따져보자고 하였다.

두 임금이 함께 주나라에 들어와 보니 밭가는 사람은 서로 밭두둑을 양보하고 길가는 사람은 윗사람에게 길을 양보하였다.

이를 본 두 사람은 '우리 같은 소인들은 군자의 마당을 밟을 자격도 없다'고 하며 다투던 밭을 서로 양보하고 화해하여 문왕의 이름이 더욱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고문과 응문은 천자가 세우는 다섯 개의 문 중에 두 개를 말한다.

천자는 가장 안쪽에서부터 노문(路門), 응문(應門), 치문(雉門), 고문(庫門), 고문(皐문)을 세우고, 제후는 노문(路門), 치문(雉門), 고문(庫門) 세 개를 세운다.

-면면과질, 민지초생(緜緜瓜瓞, 民之初生)

-자토저칠, 고공단부(自土沮漆, 古公亶父)

-도복도혈, 미유가실(陶復陶穴, 未有家室)

길고도 길게 뻗은 오이넝쿨,

주나라 백성들을 처음 다스리심이여,

두수에서 칠수까지 이르시어,

고공단보께서 토굴 파고 지내셨도다.

아직 집이 없어서라네.

-고공단부, 내조주마(古公亶父, 來朝走馬)

-솔서수호, 지우기하(率西水滸, 至于岐下)

-원급강녀, 율래서우(爰及姜女, 聿來胥宇)

고공단보께서 일찍이 말을 달려 오시어,

서쪽의 칠수가에서부터,

기산 밑에까지 이르시었다.

강씨 여인과 함께,

이곳에 와 사시었다.

-주원무무, 근다여이(周原膴膴, 菫茶如飴)

-원시원모, 원계아귀(爰始爰謀, 爰契我龜)

-왈지왈시, 축실우자(曰止曰時, 築室于玆)

주나라 넓은 들판이 기름져,

쓰디쓴 씀바귀도 엿처럼 달콤하였다.

처음 계획하여 시작할 때에는,

거북으로 점을 처보시고,

머물러 살 만하다고 하시어,

이곳에 집을 지으셨도다.

-주위주지, 주좌주우(逎慰逎止, 逎左逎右)

-주강주리, 주선주무(逎疆逎理, 逎宣逎畝)

-자서조동, 주원집사(自西徂東, 周爰執事)

이곳에 머물러 살게 되시어,

왼편 오른편에도 사시었고,

땅에 경계를 긋고,

도랑도 파서 길을 내셨도다.

밭 일궈 이랑을 내시어,

서편에서 동편에 이르기까지,

모두 나라를 위하여 일하였다.

-내소사공, 내소사도(乃召司空, 乃召司徒)

-비립실가, 기승즉직(俾立室家, 其繩則直)

-축판이재, 작묘익익(縮版以載, 作廟翼翼)

집짓는 일 맡은 사공을 부르고,

백성을 다스리는 사도를 불러서,

집을 세우도록 하시었네.

땅은 먹줄을 따라 곧아지고,

담틀 묶고 흙을 넣어서,

장엄한 묘당을 만드셨네.

-구지잉잉, 도지훙훙(捄之陾陾, 度之薨薨)

-축지등등, 삭루빙빙(築之登登, 削屢馮馮)

-백도개흥, 고고불승(百堵皆興, 鼛鼓弗勝)

흙수레로 척척 흙을 담아서,

담틀에다 퍽퍽 다져넣고,

높은 곳을 내리쳐,

모든 담을 다 세우니,

북소리 조차 들리지 않았네.

-주입고문, 고문유항(逎立皐門, 皐門有伉)

-주립응문, 응문장장(逎立應門, 應門將將)

-주립총토, 융추유행(逎立冢土, 戎醜攸行)

바깥문을 세워서 그 바깥문이 우뚝하고,

정문을 세워서 그 정문이 반듯하였다.

대사를 세워서 그 나쁜 오랑캐를 물리친다.

-사부진궐온, 역불운궐문(肆不殄厥慍, 亦不隕厥問)

-작역발의, 행도태의(柞棫拔矣, 行道兌矣)

-혼이태의, 유기훼의(混夷駾矣, 維其喙矣)

오랑캐들에 대한 노여움 없어지지 않아도,

그들을 돌보심은 멈추시지 않으시고,

갈참나무 백유나무 뽑어내시고,

다니는 길 열어 놓으시어,

오랑캐들 두려워 들고 뛰며,

어찌할 바를 모르네.

-우예질궐성, 문왕궐궐생(虞芮質厥成, 文王蹶厥生)

-여왈유소부, 여왈유선후(予曰有疏附, 予曰有先後)

-여왈유분주, 여왈유어모(予曰有奔奏, 予曰有禦侮)

우나라, 예나라 시비 가리려 와 화해함은,

문왕께서 덕으로 그들 마음 갈등시켜서라네.

생소한 사람도 천하게 어울리고,

먼저 사람은 뒷사람이 이끌어준다.

부지런히 다니며 섬기고,

다른 나라의 업신여김을 막겠다고 하였다.

  1. 역복(棫僕)/두릅나무

'모시서'에서는 문왕이 신하를 잘 등용하는 것을 노래했다고 하지만 분명치가 않다.

무성한 두릅나무, 경수에 흘러가는 배, 하늘의 은하수는 모두 임금의 훌륭한 덕과 위엄을 나타내는 말이다.

두릅나무는 큰 잎이 있고 줄기에는 가시가 많은 나무로 산기슭이나 골짜기에서 자라며, 어린 잎은 먹을 수 있고 껍질과 뿌리는 약으로 쓴다.

-봉봉역박, 신지유지(芃芃棫樸, 薪之槱之)

-제제벽왕, 좌우취지(濟濟噼王, 左右趣之)

무성한 백유나무와 대추나무,

땔나무나 모닥불감으로 자른다.

거룩하신 임금님을,

신하들이 좌우에서 바삐 모신다.

-제제벽왕, 좌우봉장(濟濟噼王, 左右奉璋)

-봉장아아, 모사유의(奉璋峩峩, 髦士攸宜)

거룩하신 임금님,

좌우에서 옥술잔 받들어 제사를 돕는다.

옥술잔 드는 모습이 장엄하여,

훌륭한 분에게 잘 어울리도다.

-비피경주, 증도즙지(淠彼涇舟, 烝徒楫之)

-주왕우매, 육사급지(周王于邁, 六師及之)

두둥실 경수에 떠 있는 배,

많은 사람들이 노 저어 간다.

주나라 임금께서 나가시어,

육군이 뒤따라 간다.

-탁피운한, 위장우천(倬彼雲漢, 爲章于天)

-주왕수고, 하불작인(周王壽考, 遐不作人)

밝은 저 은하수,

하늘에서 무늬를 이루고,

주나라 임금께서 만수무강하시어,

어찌 인재를 잘 등용하지 않으리오.

-추탁기장, 금옥기상(追琢其章, 金玉其相)

-면면아왕, 강기사방(勉勉我王, 綱紀四方)

옥에 무늬 새기고 쪼아대며,

쇠와 구슬의 그 바탕을 따라,

부지런하신 우리 임금님,

천하를 바르게 다스리신다.

  1. 한록(旱麓)/한산 기슭

'모시서'에서는 주(周)나라 임금들이 조상의 성스러운 업적을 이어서 발번시켰음을 노래했다고 하였다.

선조인 후직(后稷)과 공류(公流)의 큰 업적을 대대로 닦아 태왕과 왕계가 거듭 복록을 가져오도록 했다는 내용이다.

-첨피한록, 진고제제(瞻彼旱麓, 榛楛濟濟)

-개제군자, 간록개제(豈弟君子, 干祿豈弟)

저 한산 기슭 바라보니,

개암나무, 호나무 우거졌네.

공손한 군자님이,

복록을 구함에 공손하지 않으리.

-슬피옥찬, 황류재중(瑟彼玉瓚, 黃流在中)

-개제군자, 복록유강(豈弟君子, 福祿攸降)

깨끗한 저 옥술잔,

황금 입이 가운데 붙어 있네.

이 어찌 공손한 군자님께,

복록이 내려진 것이 아니겠는가.

-연비려천, 어약우연(鳶飛戾天, 魚躍于淵)

-개제군자, 하부작인(豈弟君子, 遐不作人)

솔개는 하늘에 나르고,

물고기는 연못에서 뛴다.

공손한 군자님,

어찌 인재를 잘 만들지 않으실까.

-청주기재, 성모기비(淸酒旣載, 騂牡旣備)

-이향이사, 이개경복(以享以祀, 以介景福)

맑은 술 차려놓고,

붉은 황소를 잡아두어,

제물 바쳐 제사지내시며,

큰 복을 비네.

-슬피작역, 민소료의(瑟彼柞棫, 民所燎矣)

-개제군자, 신소로의(豈弟君子, 神所勞矣)

저 우거진 갈참나무와 백유나무,

백성들이 베어내네.

공손한 군자님을,

신령들도 위로하시네.

-막막갈류, 시우조매(莫莫葛藟, 施于條枚)

-개제군자, 구복불회(豈弟君子, 求福不回)

무성한 칡넝쿨이,

나뭇가지 위에 뻗어 있네.

공손한 군자님이,

복을 구하시어 어긋남이 없네.

  1. 사제(思齊)/거룩한 태임

주강(周姜)은 문왕(文王)의 할머니이고 태임(太任)은 문왕의 어머니이며, 태사는 문왕의 부인이다.

이들의 내조를 찬양한 시조이다.

-사제대임, 문왕지모(思齊大任, 文王之母)

-사미주강, 경실지부(思媚周姜, 京室之婦)

-대사사휘음, 즉백사남(大姒嗣徽音, 則百斯男)

거룩하신 태임,

문왕의 어머니,

시어머니 태강께 효도하시어,

왕실의 부인 되었네.

이러한 부덕을 태사가 이어,

어진 아들 많이 낳으셨네.

-혜우종공, 신망시원(惠于宗公, 神罔時怨)

-신망시통, 형우과처(神罔時恫, 刑于寡妻)

-지우형제, 이어우가방(至于兄弟, 以御于家邦)

선왕들께 순종하고,

신령들께 원망함이 없었네.

신령은 한함이 없으시고,

자신의 아내부터 바로 고치시고,

형제자매에 이르시고,

여러 나라를 다스리네.

-옹옹재궁, 숙숙재묘(雝雝在宮, 肅肅在廟)

-불현역림, 무사역보(不顯亦臨, 無射亦保)

부드러운 모습으로 궁에 계시며,

공경하는 모습으로 묘에 계시고,

밝게 나라 일에 임하시며,

싫어하는 일 없이 백성을 보호하시리라.

-사융질부진, 열가불하(肆戎疾不殄, 烈假不瑕)

-불문역식, 불간역입(不聞亦式, 不諫亦入)

크나큰 병폐는 징계하시고,

폐해는 아주 없애시며,

들으신 것은 기록하시고,

간언한 것은 받아들이시네.

-사성인유덕, 소자유조(肆成人有德, 小子有造)

-고지인무역, 예모사사(古之人無斁, 譽髦斯士)

어른들은 덕 있게 되고,

아이들은 이루는 것 있으리라.

문왕께서는 싫어하심 없이,

훌륭한 선비 등용하시리라.

  1. 황의(皇矣)/위대하심

주(周)나라의 태왕(太王), 태백(太伯), 왕계(王季)의 덕을 칭송하고 문왕(文王) 때의 밀(密), 숭(崇) 두 나라를 정벌한 것을 찬양하는 노래이다.

-황의상제, 임하유혁(皇矣上帝, 臨下有赫)

-감관사방, 구민지막(監觀四方, 求民之莫)

-유차이국, 기정불획(維此二國, 其政不獲)

위대하신 상제님, 위엄있게 세상에 임하시어,

세상을 살펴보시고 백성들의 고통을 구하시니,

하나라와 은나라,

이 두 나라 정사를 잘 다스리지 못하여,

-유피사국, 원구원도(維彼四國, 爰究爰度)

-상제기지, 증기식곽(上帝耆之, 憎其式廓)

-내권서고, 지유여택(乃眷西顧, 止維與宅)

온 세상의 나라를 살피고 헤아리다,

상제의 노하심은 정사를 그르침을 미워했기 때문이네.

이에 서쪽을 돌아보시고 여기서 함께 머물게 되었네.

-작지병지, 기치기예(作之屛之, 其菑其翳)

-수지평지, 기관기렬(脩之平之, 其灌其栵)

-계지벽지, 기정기거(啟之辟之, 其檉其裾)

-양지척지, 기염기자(攘之剔之, 其檿其柘)

나무를 자르고 제거하고 보니,

말라 죽고 시들어 죽은 나무들이네.

길을 닦아서 평평하게 하니,

떨기나무와 움나무가 난 땅을,

갈고 일구어 길을 내니,

능수버들과 영수목 치우고 베고 나니,

산뽕나무와 들뽕나무 숲이네.

-제천명덕, 관이재로(帝遷明德, 串夷載路)

-천립궐배, 수명기고(天立厥配, 受命旣固)

상제의 밝으신 덕 옮겨오니,

오랑캐들 도망가고,

하늘에서 배필을 마련하여,

받으실 천명 굳어졌네.

-제성기산, 작역사발(帝省其山, 柞棫斯拔)

-송백사태, 제작방작대(松柏斯兌, 帝作邦作對)

-자대백왕계, 유차왕계(自大伯王季, 維此王季)

-인심즉우(因心則友)

상제께서 그곳 산을 살피시니,

갈참나무 백유나무 뽑힌 곳에,

소나무 잣나무가 자랐네.

나라 세우시고 맡기시니.

이분들이 바로 태백님과 왕계님이며,

이 왕계께서는 마음이 우애로워,

형과 벗들과 잘 지내네.

-칙우기형, 즉독기경(則友其兄, 則篤其慶)

-재석지광, 수록무상, 엄유사방(載錫之光, 受祿無喪, 奄有四方)

그 복을 두터이 하고,

영광을 형에게 돌리니,

받으신 복 잃지 않으셔서,

마침내 온 세상 다스리게 되었네.

-유차왕계, 제도기심(維此王季, 帝度其心)

-맥기덕음, 기덕극명(貊其德音, 其德克明)

-극명극류, 극장극군(克明克類, 克長克君)

-왕차대방, 극순극비(王此大邦, 克順克比)

왕계는 상제께서 그 마음을 헤아리시고,

말씀마저 깨끗하니,

그 덕이 매우 밝네.

시비와 선악을 가려,

어른답고 임금다워 이 큰 나라 임금님 되시어,

인자함으로 따르게 하니 문왕께 이르러,

그 덕이 여한 없어 상제께 복을 받아,

자손까지 뻗치셨네.

-비우문왕, 기덕미회(比于文王, 其德靡悔)

-기수제지, 시우손자(旣受帝祉, 施于孫子)

문왕에 이르러 그 덕성에 잘못이 없으시어,

이어받으신 상제의 복은,

자손에게까지 뻗혔네.

-제위문왕, 무연반원(帝謂文王, 無然畔援)

-무연흠선, 탄선등우안(無然歆羨, 誕先登于岸)

-밀인불공, 감거대방(密人不恭, 敢距大邦)

-침완조공, 왕혁사노(侵阮徂共, 王赫斯怒)

상제께서 문왕께 말씀하시기를,

그처럼 인심이 떨어져 나가게 하지 말고,

그처럼 탐내는 일 없게 하며,

먼저 송사를 공평하게 하도록 하라.

밀나라 사람들이 공손하지 못하여,

감히 주나라에 대항하여,

완땅과 공땅을 침공하였네.

임금께서 분연히 성을 내시어,

-원정기려, 이안조려(爰整其旅, 以按徂旅)

-이독우주호, 이대우천하(以篤于周祜, 以對于天下)

군사들을 거느리시고,

그 무리들을 막으시고,

주나라의 복 두터이 하시어,

천하에 본을 보이셨네.

-의기재경, 침자완강(依其在京, 侵自阮疆)

-척아고강, 무시아릉(陟我高岡, 無矢我陵)

-아릉아아, 무음아천, 아천아지(我陵我阿, 無飮我泉, 我泉我池)

늠름한 군사들 큰 억덕에,

완땅으로부터 전쟁 끝나 돌아왔네.

높은 산등성이에 올라가,

우리 언덕에 군사를 벌이지 마라.

우리 언덕 우리 산등성이,

우리 샘물 마시지 마라.

우리 샘물, 우리 봇물을...

-도기선원, 거기지양(度其鮮原, 居歧之陽)

-재위지장, 만방지방(在渭之將, 萬邦之方)

-하민지왕(下民之王)

선원 땅 넘으시어,

기산 남쪽, 위수 옆에 머무시며,

온 나라들이 따르게 되어,

모든 백성들의 임금님 되셨네.

-제위문왕, 여회명덕(帝謂文王, 予懷明德)

-부대성이색, 부장하이혁(不大聲以色, 不長夏以革)

-불식부지, 순제지칙(不識不知, 順帝之則)

상제께서 문왕께 말씀하셨네.

나는 밝은 덕을 좋아하나,

소리와 빛으로 크게 나타내지 않고,

언제나 매와 회초리로 치지 않아,

알거나 모르거나 상제의 법도만 따르라.

-제위문왕, 순이구방(帝謂文王, 詢爾仇方)

-동이형제, 이이구원(同爾兄弟, 以爾鉤援)

-여이임충, 이벌숭용(與爾臨衝, 以伐崇墉)

상제께서 문왕께 말씀하시기를,

그대 이웃 나라와 꾀하여,

그대 형제와 함께,

성을 공격할 사다리와,

그대의 임거와 충거로써,

숭나라 성을 쳐라.

-임충한한, 숭용언언(臨衝閑閑, 崇墉言言)

-집신연련, 유괵안안(執訊連連, 攸馘安安)

-시류시마, 시치시부(是類是禡, 是致是附)

-사방이무모(四方以無㑄)

임거와 충거 덜컹거리고,

숭나라 성은 높고 크도다.

포로들을 줄줄이 이끌고,

적의 목을 베어 바치네.

유제, 마제 지내어 모두 복종하게 하시고,

온 세상에 업신여기는 사람 없게 되었네.

-임충불불, 숭용흘흘(臨衝茀茀, 崇墉仡仡)

-시벌시사, 시절시홀(是伐是肆, 是絶是忽)

-사방이무불(四方以無拂)

임거와 충거 강성하고,

숭나라 성은 높고 크네.

쳐부수고 무찌르고 자르고 없애,

온 세상 사람 어김이 없게 되었네.

  1. 영대(靈臺)

문왕(文王)이 대를 세울 때 백성들이 도와 하루도 안되어 완성하여 영대라 하였다고 전한다.

-경시영대, 경지영지(經始靈臺, 經之營之)

-서민공지, 불일성지(庶民攻之, 不日成之)

-경시물극, 서민자래(經始勿亟, 庶民子來)

좋은 누각 만들기 시작하여,

땅을 재보고 푯말을 세우고,

백성들 거들어주며,

며칠 안되어 이룩하셨네.

서둘지 말라 하셨어도,

백성들은 어버이 일을 돕는 듯 모여들었네.

-왕재영유, 우록유복(王在靈囿, 麀鹿攸伏)

-우록탁탁, 백조학학(麀鹿濯濯, 白鳥翯翯)

-왕재영소, 어인어약(王在靈沼, 於牣魚躍)

임금께서 영유에 머무니,

암수 사슴 엎드려 노리네.

암수 사슴 살쪄서 윤기 흐르고,

흰 백조는 깨끗하고 깨끗하네.

임금께서 영소에 머물니,

아! 물고기 가득 뛰어노네.

-거업유종, 분고유용(虡業維棕, 賁鼓維鏞)

-어론고종, 어락벽옹(於論鼓鐘, 於樂辟廱)

걸대에는 큰 북과 종이 걸려 있네.

아! 가지런히 걸려 있는 종을 치네.

아! 즐거운 벽옹에서...

-어론고종, 어락벽옹(於論鼓鐘, 於樂辟廱)

-타고봉봉, 몽수주공(鼉鼓逢逢, 矇瞍奏公)

아! 가지런히 걸려있는 종을 치네.

아! 즐거운 벽옹에서...

악어가죽으로 만든 북을 치며,

악사들이 연주하네.

  1. 하무(下武)/뒤를 이음

-하무유주, 세유철왕(下武維周, 世有哲王)

-삼후재천, 왕배우경(三后在天, 王配于京)

주나라 대대로 이어 갈 밝은 임금 나셨네.

세 임금이 하늘에 계시고,

임금께서 도읍에 계시네.

-왕배우경, 세덕작구(王配于京, 世德作求)

-영언배명, 성왕지부(永言配命, 成王之孚)

임금께서 도읍에 계시니,

이어온 덕 구하시네.

길이 천명에 짝하시어,

임금의 신을 이루시네.

-성왕지부, 하토지식(成王之孚, 下土之式)

-영언효사, 효사유칙(永言孝思, 孝思維則)

임금의 신을 이루시니,

세상 사람들이 본받네.

언제나 효도 다하시니,

효도가 법이 되었네.

-미자일인, 응후순덕(媚玆一人, 應侯順德)

-영언효사, 소재사복(永言孝思, 昭哉嗣服)

이 한 분을 모두 사랑하여,

좋은 덕을 따르고,

언제나 효도 다하시니,

밝은 후사 이으셨네.

-소자래허, 승기조무(昭玆來許, 繩其祖武)

-어만사년, 수천지호(於萬斯年, 受天之祜)

이렇게 앞을 밝히시어,

조상의 대를 잇는다면,

아! 만년토록 하늘의 복을 받으리라.

-수천지호, 사방내하(受天之祜, 四方來賀)

-어만사년, 불하유좌(於萬斯年, 不遐有佐)

하늘의 복을 받으니,

사방에서 하례를 드리네.

아! 만년토록 어찌 돕지 않으리오.

  1. 문왕유성(文王有聲)/문왕의 명성

풍땅에 도읍한 문왕과 호땅에 도읍한 무왕을 노래한 시이다.

-문왕유성, 휼준유성(文王有聲, 遹駿有聲)

-휼구궐녕, 휼관궐성(遹求厥寧, 遹觀厥成)

-문왕증재(文王烝哉)

문왕의 명성 참으로 크구나.

편안함 구하시고 성공을 이루니,

훌륭하시다 문왕이시여.

-​​문왕수명, 유차무공(文王受命, 有此武功)

-기벌우숭, 작읍우풍(旣伐于崇, 作邑于豊)

-문왕증재(文王烝哉)

문왕께서 천명을 받아 무공을 이루셔서,

숭나라를 정벌하고 풍당에 도읍을 만드시니,

훌륭하시다 문왕이여.

-축성이혁, 작풍이필(築城伊淢, 作豊伊匹)

-비극기욕, 휼추래효(​​​匪棘其欲, 遹追來孝)

-왕후증재(王后烝哉)

성을 쌓고 도랑을 파서 풍읍을 만드시니,

서둘지 않으시며 선왕의 뜻을 따랐으니,

훌륭하시다 임금이시여.

-​​왕공이탁, 유풍지원(王公伊濯, 維豊之垣)

-​사방유동, 왕후유한(四方攸同, 王后維翰)

-왕후증재​(王后烝哉)

왕의 큰 공적은 풍읍의 성이라네.

사방의 제후 모여들어 임금의 기둥되니,

훌륭하시다 임금이시여.

-풍수동주, 유우지적(​豊水東注, 維禹之績)

-​사방유동, 황왕유벽(四方攸同, 皇王維辟)

-황왕증재(皇王烝哉)

동쪽으로 흐르는 풍수는,

우임금의 공적이네.

사방의 제후 모여들어,

임금을 본받으시니,

훌륭하시다 대왕이시여.

-호경벽옹, 자서자동(鎬京辟廱, 自西自東)

-​​​자남자북, 무사불복(自南自北, 無思不服)

-황왕증재​(皇王烝哉)

호경의 병옹에는 서쪽에서 동쪽까지,

남쪽에서 북쪽까지 모두 와서 복종하니,

훌륭하시다 대왕이시여.

-고복유왕, 택시호경(考卜維王, 宅是鎬京)

-유구정지, 무왕성지(維龜正之, 武王成之)

-무왕증재(武王烝哉)

무왕은 점을 쳐서 호경에 거주하네.

거북이 정해주고 무왕께서 이루셨네.

훌륭하시다 무왕이시여.

-​​​​풍수유기, 무왕기불사(豐水有芑, 武王豈不仕)

-이궐손모, 이연익자(詒厥孫謀, 以燕翼子)

-무왕증재(武王烝哉)

풍수에 상추나니 어찌 일하지 않겠는가.

좋은 과업 물려주어 후손들 편하게 하니,

훌륭하시다 무왕이시여.

2권

생민지십(生民之什)

  1. 생민(生民)/백성을 낳다

주나라 선조인 후직의 농사지은 공을 칭송하는 시이다.

결혼도 하지 않은 강원이 큰 거인의 발자국을 보고 엄지 발자국 자국을 밟아서 임신을 하고 후직을 낳았다.

그런데 아비 없는 자식이라 하여 길에다 버렸다.

그래서 이름이 버린다는 뜻의 '기(棄)'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신기한 일들이 일어나 다시 데려다 길렀다.

후직이란 이름은 요임금때 그가 맡았던 벼슬 이름이다.

후직의 15대손이 바로 주나라를 세운 무왕이다.

-궐초생민, 시유강원(厥初生民, 時維姜媛)

-​생민여하, 극인극사(生民如何, 克禋克祀)

-​이불무자, 이제무민(以弗無子, 履帝武敏)

-흠유개유지, 재진재숙(歆攸介攸止, 載震載夙)

-재생재육, 시유후직(載生載育, 時維后稷)

맨 처음 주나라 백성을 낳으신 이 바로 강원이시니,

낳을 땐 어찌하였나.

극진히 제사 지내 아들 없음 살풀이하고,

상제의 엄지발가락 밟아 어떤 움직임에 멈추어 섰네.

곧 임신하여 조심하고 아기 낳아 기르시니,

이 분이 후직이시네.

-탄미궐월, 선생여달​(​​誕彌厥月, 先生如達)

-불탁불부, 무치무해(不柝不副, 無菑無害)

-​​이혁궐령, 상제불녕(以赫厥靈, 上帝不寧)

-​불강인사, 거연생자(不康禋祀, 居然生子)

드디어 정해진 열달을 채워,

초산에도 양을 낳듯 순산하시니,

찢어지고 갈라짐 없이,

재앙도 해도 없이 영험이 빛나시니,

상제께서 크게 편안하셨네.

정결한 제사를 편안히 여겨,

의연히 아들 낳게 하셨네.

-탄치지애항, 우양비자지(誕寘之隘港, 牛羊腓字之)

-​​탄치지평림, 회벌평림(誕寘之平林, 會伐平林)

-탄치지한빙, 조복익지(誕寘之寒冰, 鳥覆翼之)

-​​조내거의, 후직고의(鳥乃去矣, 后稷呱矣)

-​실담실우, 궐성재로(實覃實訏, 厥聲載路)

아기를 좁은 골목에 버려두자 소와 양도 보호하고,

넓은 숲속에 버려두자 나뭇군이 거두어주며,

찬 얼음 위에 버러두자 새가 품어 덮어주네.

새가 날아가자 후직이 울어대니,

울음 소리 길고 커서 큰 길에 가득 차네.

-탄실포복, 극기극억(誕實匍匐, 克歧克嶷)

-​​이취구식, 예지임숙(以就口食, 蓺之荏菽)

-​임숙패패, 화역수수(荏菽旆旆, 禾役穟穟)

-​마맥몽몽, 과질봉봉(麻麥幪幪, 瓜瓞唪唪)

엉금엉금 기어다니며 무럭무럭 자라나서,

밥 먹을 아이 되자 콩을 심었다네.

콩이 쑥쑥 잘 자라고,

벼는 탐스럽게 익고,

삼과 보리도 무성하고,

오이가 주렁주렁 달렸네.

-​탄후직지색, 유상지도(誕后稷之穡, 有相之道)

-불궐풍초, 종지황무(茀厥豊草, 種之黃茂)

-실방실포, 실종실유(實方實苞, 實種實䘱)

-실발실수, 실견실호(實發實秀, 實堅實好)

-​​​​실영실률, 즉유태가실(實潁實栗, 卽有邰家室)

후직의 농사 짓는 방법이 있으니,

무성한 풀 뽑아내고 좋은 종자 심으니,

씨 뿌리면 싹이 나와 무성하게 쑥쑥 자라,

이삭 패어 단단하고 가지런하며,

이삭이 늘어지고 잘 여물었으나,

태나라에 집안을 거느리게 되었네.

-탄강가종, 유거유비(誕降嘉種, 維秬維秠)

-유미유기, 항지거비(維穈維芑, 恒之秬秠)

-시확시무, 항지미기(​​​是穫是畝, 恒之穈芑)

-시임시부, 이귀조사(是任是負, 以歸肇祀)

좋은 씨앗 내려주시니,

검은 기장 메기장과 붉은 수수 흰 차조를 두루 심어,

거두어 밭에 쌓아두고,

어깨에 매고 등짐 져서 돌아와,

처음으로 제사 지내네.

-​​탄아사여하, 혹춘혹유(誕我祀如何, 或春或揄)

-석지수수, 증지부부(釋之叟叟, 烝之浮浮)

-재모재유, 취소제지(載謨載惟, 取蕭祭脂)

-취저이발, 재번재렬(取羝以軷, 載燔載烈)

-​​​​이흥사세(以興嗣歲)

제사는 어찌 지내셨나,

방아 찧어 퍼내고 까불어 골라내고,

물에 싹싹 일어서 가마솥에 푹푹 쪄서,

날을 받아 재계하고,

쑥기름을 태워 하늘에 제사하고,

숫양 잡아 길에다 제사하며,

구워내고 익혀내며 새해를 맞이하였네.

-​앙성우두, 우두우등(卬盛于豆, 于豆于登)

-기향시승, 상제거흠(其香是升, 上帝居歆)

-호취단시, 후직조사(胡臭亶時, 后稷肇祀)

-서무죄회, 이흘우금(庶無罪悔, 以迄于今)

제사 음식 담는 그릇,

나무 그릇 질 그릇에 향기가 올라가니,

상제께서 흠향하시네.

향기 드높고 때맞으니 후직이 처음 제사하는 것이네.

허물 없길 바라시니,

대대로 지금까지 이어왔네.

  1. 행위(行葦)/길가의 갈대

집안의 제사를 마치고 부형과 노인들에게 잔치를 베푸는 노래라고 한다.

-돈피행위, 우양물천리(敦彼行葦, 牛羊勿賤履)

-방포방체, 유엽이니(​​​​​方苞方體, 維葉泥泥)

-​척척형제, 막원구이(戚戚兄弟, 莫遠具爾)

-​혹사지연, 혹수지궤(或肆之筵, 或授之几)

빽빽히 자란 길가 갈대,

소나 양이 밟지 않으면 움트고 싹이 자라,

그 잎이 무성하리.

가까운 형제들이 멀리 하지 않고,

가까이 하면 자리 위에 방석 깔고,

안석 받쳐 드리리라.

-사연설석, 수궤유집어(​肆筵設席, 授几有緝御)

-혹헌혹작, 세작전가(​或獻或酢, 洗爵奠斝)

-탐해이천, 혹번혹적(醓醢以薦, 或燔或炙)

-​​가효비갹, 혹가혹악(嘉殽脾臄, 或歌或咢)

자리 방석 위에 깔고 안석 받쳐 모시며,

술잔을 주고 받으면서,

술잔 씻어 앞에 받아놓네.

육장 젓갈 올리고,

구운 산적에다 지라와 저민고기,

안주에 노래하며 북을 치네.

-돈궁기견, 사후기균(敦弓旣堅, 四鍭旣鈞)

-사시기균, 서빈이현(舍矢旣均, 序賓以賢)

-​​​돈궁기구, 기협사후(敦弓旣句, 旣挾四鍭)

-사후여수, 서빈이불모(​四鍭如樹, 序賓以不侮)

무늬 새긴 활 튼튼하고,

네 화살촉 고르거늘,

활을 쏘면 적중하니,

승부 가려 차례를 잡네.

무늬 새긴 활 당겨,

네 화살촉 끼워 쏘면,

네 화살촉 꽂아 놓은 듯 적중하니,

차례 매김 어김없네.

-​증손유주, 주례유유(曾孫維主, 酒醴維醹)

-​작이대두, 이기황구(酌以大斗, 以祈黃耉)

-황구태배, 이인이익(黃耉台背, 以引以翼)

-​수고유기, 이개경복(壽考維祺, 以介景福)

종손이 주인이니 술과 단술 내어 놓고,

큰 국자로 술을 떠서 노인들의 장수를 비네.

허리 굽은 늙은 노인들 이끌고,

부축하여 오래도록 장수하시며,

큰 복 누리시길 빈다네.

  1. 기취(旣醉)/술에 취하여

앞의 시 '길가의 갈대'에 대해 부형들이 화답하여 노래한 시라고 한다.

제사를 지낼 때에 신주 자리에 시동이 앉아 조상신 대신에 제사를 받았는데 대개는 제사를 주관하는 사람의 형제가 맡아 하였다.

-​​기취이주, 기포이덕(旣醉以酒, 旣飽以德)

-​군자만년, 개이경복(君子萬年, 介爾景福)

술은 이미 취하였고 은덕으로 배부르니,

군자께서는 만년토록 큰 복을 누리리라.

-기취이주, 이효기장(旣醉以酒, 爾殽旣將)

-군자만년, 개이소명(君子萬年, 介爾昭明)

술은 이미 취하였고 안주 또한 많이 들었으니,

군자께서는 만년토록 밝고 분명하시리라.

-​​​소명유융, 고랑영종(昭明有融, 高朗令終)

-​영종유숙, 공시가고(令終有俶, 公尸嘉告)

매우 밝고 뚜렷하니 높고 크게 마치리라.

두터이 끝내 좋으시니 시동의 말 아름답도다.

-기고유하, 변두정가(​其告維何, 籩豆靜嘉)

-​붕우유섭, 섭이위의(朋友攸攝, 攝以威儀)

어떤 말인가 제물 정갈하고 제사자들 도움이,

위엄있고 예를 다 지켰다 고하네.

-위의공시, 군자유효자(威儀孔時, 君子有孝子)

-효자불궤, 영석이류(孝子不匱, 永錫爾類)

위엄과 예를 다하니 군자님은 효자를 두었네.

효성 이루 말할 수 없으니 영원토록 복 받겠네.

-기류유하, 실가지곤(其類維何, 室家之壼)

-군자만년, 영석조윤​​​​(君子萬年, 永錫祚胤)

받는 복 어떠한가,

온 집안 화목하며,

군자께서는 만년토록 복과 후손 이으리라.

-기윤유하, 천피이록(其胤維何, 天被爾祿)

-군자만년, 경명유복(君子萬年, 景命有僕)

그 후손 어떠한가 하늘이 목을 내려,

군자께서는 만년토록 천명이 따르리라.

-기복유하, 이이여사(​​​其僕維何, 釐爾女士)

-이이여사, 종이손자(釐爾女士, 從以孫子)

딸린 식구 어떠한가 훌륭한 배필 내리네.

훌륭한 배필 내리네 좋은 자손 이으리라.

  1. 부예(鳧鷖)/물오리와 갈매기

제사를 지낸 다음 날 빈객과 시동을 즐겁게 하기 위해 잔치하며 부른 노래라고 한다.

이것을 역(繹)이라고 하는데 제사를 마친 다음 날 예를 베풀어 시동과 함께 잔치하는 풍습이 옛날에 있었다.

-부예재경, 공시내연내녕(鳧鷖在涇, 公尸來燕來寧)

-이주기청, 이효기형(爾酒旣淸, 爾殽旣馨)

-공시연음, 복록내성(公尸燕飮, 福祿來成)

물오리 갈매기 경수에서 놀고,

시동은 잔치하며 즐거워하네.

술은 맑고 안주는 향기로워,

시동이 즐기며 마시니 복록을 이루리라.

-부예재사, 공시내연내의(​​​​​鳧鷖在沙, 公尸來燕來宜)

-이주기다, 이효기가(​爾酒旣多, 爾殽旣嘉)

-공시연음, 복록내위(​公尸燕飮, 福祿來爲)

물오리 갈매기 모래에서 놀고,

시동은 즐거워하며 편히 쉬네.

술은 많고 안주는 맛있어,

시동이 즐기며 마시니 복록이 도우리라.

-부예재저, 공시내연내처(鳧鷖在渚, 公尸來燕來處)

-​​이주기서, 이효이포(爾酒旣湑, 爾殽爾脯)

-​공시연음, 복록내하(公尸燕飮, 福祿來下)

물오리 갈매기 물가에서 놀고,

시동은 즐거워하며 머문다네.

술은 걸러 놓았고 안주는 육포인데,

시동이 즐기며 마시니 복록이 내리리라.

-부예재총, 공시내연내종(鳧鷖在潨, 公尸來燕來宗)

-​​기연우종, 복록유강(旣燕于宗, 福祿攸降)

​-공시연음, 복록내숭(公尸燕飮, 福祿來崇)

물오리 갈매기 물어귀에서 놀고,

시동은 즐거워하며 높이 계시네.

종묘에서 잔치하니 복록이 내리고,

시동이 즐기며 마시니 복록이 쌓이네.

-부예재문, 공시내지훈훈(鳧鷖在亹, 公尸來止熏熏)

-​​지주흔흔, 번적분분(旨酒欣欣, 燔炙芬芬)

-​공시연음, 무유후간(公尸燕飮, 無有後艱)

물오리 갈매기 물가에서 놀고,

시동은 내려와서 즐거워하네.

술냄새 풀풀 나고 고기 굽는 냄새 진동하고,

시동이 즐기며 마시니 무슨 뒤탈 있겠는가.

  1. 가락(假樂)/아름다운

주나라 임금을 칭송한 노래이다.

'모시서'에서는 성왕을 기린 시라고 했다.

주희는 앞의 시에 시동이 화답한 노래라고 하였다.

-가락군자, 현현령덕(假樂君子, 顯顯令德)

-​​의민의인, 수록우천(宜民宜人, 受祿于天)

-​보우명지, 자천신지(保右命之, 自天申之)

아름답고 즐거운 군자여,

덕이 밝고 밝네.

백성들과 관리들을 돌보시니,

하늘의 복을 받으시네.

보호하고 천명 내리니,

하늘의 은총 거듭되네.

-​우록백복, 자손천억(于祿百福, 子孫千億)

-​목목황황, 의군의왕(穆穆皇皇, 宜君宜王)

-​불건불망, 솔유구장(不愆不忘, 率由舊章)

백복을 얻으시니 자손이 많고,

모두 공경하고 아름다워,

임금 노릇 잘 하시네.

어기지 않고 잊지 않으니,

옛법을 잘 따르기 때문이네.

-위의억억, 덕음질질(威儀抑抑, 德音秩秩)

-무원무오, 솔유군필(無怨無惡, 率由羣匹)

-​​​수복무강, 사방지강(受福無疆, 四方之綱)

위엄과 예의 빈틈 없고,

덕 있는 말씀 조리있으니,

원망과 증오 없고,

백성과 신하를 이끄시네.

받는 복 한 없으니,

온 세상 바로 다스려지네.

-​지강지기, 연급붕우(之綱之紀, 燕及朋友)

-​백벽향사, 미우천자(百辟鄕士, 媚于天子)

-​불해우위, 민지유기(不解于位, 民之攸墍)

천하를 잘 다스려 편암함이 벗에 미쳐,

모든 제후 신하들이 천자를 사랑하니,

맡긴 일 다 이루어,

백성들이 편히 살아가네.

  1. 공류(公劉)

주나라의 선조인 공류가 후직이 살던 태땅에서 빈땅으로 옮겨 살게 된 과정을 노래했다.

요임금 때 후직이 농사를 잘 관리하여 태땅에 봉해졌는데, 10여대 뒤인 공류 때에 이르러 하나라가 쇠퇴하자 공류는 걸왕을 피하여 빈땅으로 옮겨갔다.

-​독공류, 비거비강(篤公劉, 匪居匪康)

-내역내강, 내적내창(迺埸迺疆, 迺積迺倉)

-내과후량, 우탁우낭(迺裹餱糧, 于橐于囊)

-사즙용광, 궁시사장(思輯用光, 弓矢斯張)

-간과척양, 원방계행(干戈戚揚, 爰方啓行)

돈독하신 공류께서 편안히 있지 않고,

밭을 갈고 노적 쌓아,

창고에 거두어 들이셨네.

마른 음식과 양식을,

전대와 자루에 넣어 싣고,

화평하게 하시려고 활과 화살 마련하여,

방패창 도끼 들고 이제 길을 떠나시네.

-​​​​​독공류, 우서사원(篤公劉, 于胥斯原)

-기서기번, 기순내선(​旣庶旣繁, 旣順迺宣)

-이무영탄, 척칙재헌(而無永嘆, 陟則在巘)

-부강재원, 하이주지(復降在原, 何以舟之)

-유옥급요, 병봉용도(維玉及瑤, 鞸琫容刀)

돈독하신 공류께서 이 언덕을 둘러 보시니,

이미 많은 사람들 편안하게 퍼져 사니,

탄식하는 소리 없도다.

산봉우리 올라갔다가 들판으로 내려오는데,

무엇을 차고 있나,

아름다운 패옥과 빛깔 수려한 큰 칼 찼네.

-​​​독공류, 서피백천(篤公類, 逝彼百泉)

-첨피부원, 내척남강(瞻彼溥原, 迺陟南岡)

-내구우경, 경사지야(​​乃覯于京, 京師之野)

-우시처처, 우시여려(于時處處, 于時廬旅)

-우시언언, 우시어어(于時言言, 于時語語)

돈독하신 공류께서 저 백천에 가서,

부원 들판 두루 살피시고,

남쪽 산마루에 오르셔 경땅을 살피셨네.

경의 들판에 기거하시며,

마중 나온 사람들을 위해,

이곳에 집을 짓고 명령하며,

이에 의논하며 함께 사셨네.

-독공류, 우경사의(篤公類, 于京斯依)

-창창제제, 비연비궤(蹌蹌濟濟, 俾筵俾几)

-기등내의, 내조기조(​​​​​旣登乃依, 乃造其曺)

-집시우로, 작지용포(​執豕于窂, 酌之用匏)

-​사지음지, 군지종지(食之飮之, 君之宗之)

돈독하신 공류께서 경땅에 기거하니,

많은 신하들 따라와서 안석 벌여놓고,

잔치 베푸니 올라가 기대 앉네.

돼지우리 나가 돼지 잡아 제사 지내고,

바가지로 술을 떠서 마시며 먹이니,

임금으로 받들고 존경하네.

-독공류, 기단기장(篤公類, 旣漙旣長)

-​​기경내강, 상기음양(旣景迺岡, 相其陰陽)

-관기유천, 기군삼단(觀其流泉, 其軍三單)

-도기습원, 철전위량(​​度其隰原, 徹田爲糧)

-도기석양, 빈거윤황(​度其夕陽, 豳居允荒)

돈독하신 공류께서 땅이 넓고 길거늘,

해 그림자 재고 언덕에 올라,

음지 양지 보고나서 흐르는 샘 살펴보니,

군대는 삼군이라 습지 언덕 헤아려서,

정전법으로 양식 거두고,

석양을 헤아리니 빈 땅 넓기도 하네.

-​독공류, 우빈사관(篤公劉, 于豳斯館)

-​섭위위란, 취려취단(涉渭爲亂, 取厲取鍛)

-지기내리, 원중원유(止其迺理, 爰衆爰有)

-협기황간, 소기과간(夾其皇澗, 遡其過澗)

-​​​지려내밀, 예국지즉(止旅迺密, 芮鞫之卽)

돈독하신 공류계서 빈 땅에 집을 짓고,

위수를 가로질러 숫돌과 쇠를 날라,

터전을 다스리고 땅을 나누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황간을 가운데 끼고,

과간까지 거슬러 가서,

사는 사람 너무 많아 예수까지 나아갔네.

  1. 형작(泂酌)/고인 물

천자를 칭송하는 노래이다.

'모시서'에서는 조강공이 성왕을 훈계한 시라고 하였다.

-형작피행료, 읍피주자(泂酌彼行遼, 挹彼注玆)

-가이분선, 개제군자(可以錛饍, 豈弟君子)

-민지부모(民之父母)

멀리 저 길가의 빗물 떠서,

이곳에 쏟아 부으면,

찐밥 술밥은 만든다네.

즐거운 군자여 백성의 부모라네.

-형작피행료, 읍피주자(泂酌彼行遼, 挹彼注玆)

-가이탁뢰, 개제군자(可以濯罍, 豈弟君子)

-​​​​​​민지유귀(民之攸歸)

멀리 저 길가의 빗물 떠서,

이곳에 쏟아 부으면,

술잔은 씻을 수 있다네.

즐거운 군자여 백성들이 모여드네.

-형작피행료, 읍피주자(泂酌彼行遼, 挹彼注玆)

-​​가이탁개, 개제군자(可以濯漑, 豈弟君子)

-​민지유기(民之攸墍)

멀리 저 길가의 빗물 떠서,

이곳에 쏟아 부으면,

설거지는 할 수 있다네.

즐거운 군자여 백성들이 편히 쉬네.

  1. 권아(卷阿)/굽은 언덕

​천자에게 조회 온 제후들을 위해 부른 노래이다.

'모시서'에서는 앞의 시와 마찬가지로 소강공이 성왕은 훈계한 시라고 보았다.

1연의 언덕에서 불어오는 회오리 바람은 제후들의 위새흫 노래한 것이고, 7, 8, 9연의 봉황새도 제후들을 상징한다.

-유권자아, 표풍자남(有券者阿, 飄風自南)

-개제군자, 내유래가(豈弟君子, 來遊來歌)

-이시기음(以矢其音)

굽은 언덕 위로 남쪽에서 불어오는 회오리 바람,

즐거운 군자여,

여기서 놀며 노래하며 목소리 들려주네.

-​반환이유의, 우유이휴의(伴奐爾遊矣, 優遊爾休矣)

-​개제군자, 비이미이성(豈弟君子, 俾爾彌爾性)

-​사선공추의(似先公酋矣)

그대 한적하게 노닐며 그대 느긋하게 쉬네.

즐거운 군자여,

만세토록 장구하셔서 조상들의 업적 마치소서.

-이토우반장, 역공지후의(爾土宇昄章, 亦公之厚矣)

-​개제군자, 비이미이성(豈弟君子, 俾爾彌爾性)

-백신이주의(​百神爾主矣)

그대 다스리는 땅 크고 밝고 넓기도 하구나.

즐거운 군자여,

만세토록 장구하셔서 여러 신령들의 주인 되소서.

-​이수명장의, 불록이강의(爾受命長矣, 弗祿爾康矣)

-​개제군자, 비이미이성(豈弟君子, 俾爾彌爾性)

-​순하이상의(純嘏爾常衣)

하늘에서 받은 명 그지 없으니,

복록 한껏 누리시겠네.

즐거운 군자여,

만세토록 장구하셔서 큰 복 항상 누리겠네.

-유빙유익, 유효유덕(有馮有翼, 有孝有德)

-이인이익, 개제군자(以引以翼, 豈弟君子)

-사방위칙​​​(四方爲則)

의지하고 보좌하며 효도하고 덕이 있어,

인도하고 도우시니,

즐거운 군자여,

사방에서 본 받으리라.

-​옹옹앙앙, 여규여장(顒顒卬卬, 如圭如墇)

-​영문영망, 개제군자(令聞令望, 豈弟君子)

-​사방위망(四方爲網)

지극히 높고 귀하시어,

구슬같이 깨끗하며 좋은 소문 자자하네.

즐거운 군자여,

천하를 다스리는 법도 그 같도다.

-봉황우비, 홰홰기우(​鳳凰于飛, 翽翽其羽)

-​역집원지, 애애왕다길사(亦集爰止, 藹藹王多吉士)

-​유군자사, 미우천자(維君子使, 媚于千子)

봉황새 하늘 높이 훨훨 날아,

나래 치며 모여 앉네.

많고 많은 신하 군자가 부리시며,

천자를 받드시네.

-봉황우비, 홰홰기우(鳳凰于飛, 翽翽其羽)

-​​역부우천, 애애왕다길인(亦傅于天, 藹藹王多吉人)

-유군자명, 미우서인(維君子命, 媚于庶人)

봉황새 하늘 높이 나래 치며,

훨훨 날아 올라가네.

많고 많은 신하 군자가 명하시니,

백성들이 사랑하네.

-​​봉황명의, 우피고강(鳳凰鳴矣, 于彼高岡)

-​오동생의, 우피조양(梧桐生矣, 于彼朝陽)

-​봉봉처처, 옹옹개개(菶菶萋萋, 雝雝喈喈)

봉황새 울길 높은 언덕 위에서,

오동나무 자라길 아침햇살 아래에서,

오동나무 무성하고 할미새 화답하네.

-군자지거, 기서차다(君子之車, 旣庶且多)

-​​군자지마, 기한차치(君子之馬, 旣閑且馳)

-시시부다, 유이수가(矢詩不多, 維以遂歌)

군자님들 수레 많기도 하며,

군자님들 말들도 길들어 잘 달리네.

읊은시 많지 않으나 노래 지어 부르네.

  1. 민노(民勞)/백성들이 수고하니

​나라의 부역에 종사하여 밤낮으로 힘쓰는 백성들을 위로하는 노래이다.

'모시서'에서는 소목공의 여왕을 풍자했다고 하지만 이 시의 내용과 맞지 않는다.

-민역노지, 흘가소강(民亦勞止, 迄可小康)

-​​​혜차중국, 이수사방(惠此中國, 以綏四方)

-​무종궤수, 이근무량(無縱詭隨, 以謹無良)

-식알구학, 참불의명(​式遏寇虐, 僭不畏明)

-이원능이, 이정아왕(柔遠能邇, 以定我王)

백성들이 고생에 지쳐 있으니,

조금 쉬게 하였으면,

이 도읍을 사랑하여 사방을 편히 하네.

속이는 자 용서치 말고,

불량한 자 단속하며,

포악한 자 물리쳐서,

밝은 법을 두렵게 하여,

먼 데는 달래고 가까운 데 어루만져,

안정시켜 주시길 바라네.

-민역노지, 흘가소휴(​​民亦勞止, 迄可小休)

-혜차중국, 이위민구(​惠此中國, 以爲民逑)

-​무종궤수, 이근혼노(無縱詭隨, 以謹惛伮)

-식알구학, 무비민우(式遏寇虐, 無俾民憂)

-​​무기이로, 이위왕휴(無棄爾勞, 以爲王休)

백성들이 고생에 지쳐 있으니,

조금 쉬게 하였으면,

이 도읍을 사랑하여 백성들이 모이네.

속이는 자 용서치 말고,

떠드는 자 단속하며,

포악한 자 물리쳐서,

근심하게 하지 마라.

그대 수고 아끼지 않아,

임금을 아름답게 할지어다.

-민역노지, 흘가소식(民亦勞止, 迄可小息)

-혜차경사, 이수사국(惠此京師, 以綏四國)

-​​​무종궤수, 이근망극(無縱詭隨, 以謹望克)

-식알구학, 무비작특(式遏寇虐, 無俾作慝)

-경신위의, 이근유덕(​​敬愼威儀, 以近有德)

백성들이 고생에 지쳐 있으니,

조금 쉬게 하였으면,

이 도읍을 사랑하여 사방을 편히 하네.

속이는 자 용서치 말고,

흉악한 자 단속하며,

포악한 자 물리쳐서,

나쁜 짓 못하게 하라.

거동을 삼가서,

덕 있는 이 가까이 할지어다.

-​민역노지, 흘가소게(民亦勞止, 迄可小愒)

-​혜차중국, 비민우예(惠此中國, 俾民憂泄)

-무종궤수, 이근추려(無縱詭隨, 以謹醜厲)

-식알구학, 무비정패(式遏寇虐, 無俾正敗)

-융수소자, 이식홍대(戎雖小子, 而式弘大)

백성들이 고생에 지쳐 있으니,

조금 쉬게 하였으면,

이 도읍을 사랑하여 사방을 편히 하네.

속이는 자 용서치 말고,

흉악한 자 단속하며,

포악한 자 물리쳐서,

나쁜 짓 못하게 하라.

거동을 삼가서,

덕 있는 이 가까이 할지어다.

-민역노지, 흘가소안(​​​​民亦勞止, 迄可小安)

-​혜차중국, 국무유잔(惠此中國, 國無有殘)

-무종궤수, 이근견권(無縱詭隨, 以謹繾綣)

-식알구학, 무비정반(式遏寇虐, 無俾正反)

-왕욕옥여, 시이대간(王欲玉女, 是以大諫)

백성들이 고생에 지쳐 있으니,

조금 쉬게 하였으면,

이 도읍을 사랑하여 근심을 없애 주네.

속이는 자 용서치 말고,

추악한 자 단속하며,

포악한 자 물리쳐서,

법도를 위반함이 없게 하라.

그대를 옥같이 여겨 이에 크게 알려 줌이라.

  1. 판(板)/멀리하니

관리들이 나라를 위해 바르게 일하라고 경계하는 시이다.

주희도 앞의 시와 같은 성격의 시라고 하였다.

특히 4연의 나이 많은 선배들이 후배 관리들에게 충고하는 내용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

-상제판판, 하민졸단(上帝板板, 下民卒癉)

-​​​​​출화불연, 위유불원(出話不然, 爲猶不遠)

-미성관관, 불실어단(靡聖管管, 不實於亶)

-유지미원, 시용대간(​​猶之未遠, 是用大諫)

상제께서 멀리 하시니,

백성들이 병이 드네.

말을 해도 옳지 않고,

꾀를 내도 오래 가지 못하여,

나라 걱정하는 성인 없어,

참되게 하는 것 없으니,

계획도 원대치 못하여,

이에 크게 일러주는 것이네.

-천지방난, 무연헌헌(天之方難, 無然憲憲)

-​​천지방궐, 무연예예(天之方蹶, 無然泄泄)

-사지즙의, 민지흡의(辭之輯矣, 民之洽矣)

-​​사지역의, 민지막의(辭之懌矣, 民之莫矣)

하늘이 환난을 내리는데,

그렇게 즐기지 마라.

하늘이 변하는데,

그렇게 떠들지만 마라.

말이 부드럽고 합당하면,

백성들이 융화되고,

말이 기꺼우면,

백성들은 평정하여 안정되리라.

-아수이사, 급이동료(我雖異事, 及爾同僚)

-​​아즉이모, 청아효효(我卽爾謨, 聽我囂囂)

-아언유복, 물이위소(​我言維服, 勿以爲笑)

-선민유언, 순우추요(先民有言, 詢于芻堯)

그대와 내가 직책이 달라도,

다같이 임금 섬기는 신하라네.

내가 상의해도,

내 말을 귀담아 듣지 않네.

내 말이 시급하니 귀 기울여,

네 웃음거리 삼지 마라.

선인들의 말씀에,

나뭇꾼에게도 물으라 하셨네.

-천지방학, 무연학학(天之方虐, 無然謔謔)

-노부관관, 소자갹갹(老夫灌灌, 小子蹻蹻)

-비아언모, 이용우학(匪我言耄, 爾用憂謔)

-다장학학, 불가구약(多將熇熇, 不可救藥)

하늘이 가혹한 벌을 내리는데,

그렇게 희희낙낙 하지 마라.

늙은이가 성심으로 말을 해도,

젊은이들 교만하네.

망령된 말이 아니건만,

걱정을 농담 삼네.

활활 타오르는 불꽃처럼

걷잡을수 없도다.

-천지방제, 무위과비(天之方擠, 無爲夸毗)

-​​​​​​​위의졸미, 선인재시(威儀卒迷, 善人載尸)

-민지방전미, 즉막아감규(民之方殿尾, 則莫我敢葵)

-상란멸자, 증막혜아사(喪難蔑資, 曾莫惠我師)

하늘이 이토록 노하시니,

아첨만 일삼지 마라.

관원들은 위엄을 잃었고,

착한 사람들이 맥을 못추네.

백성들이 신음하고,

절규하는데,

헤아려 주지 않네.

난리에 재물 없어,

백성들을 구하지 못하네.

-천지유민, 여훈여지(​​​天地牖民, 如壎如篪)

-여장여규, 여취여휴(如璋如圭, 如取如攜)

-​​휴무왈익, 유민공이(攜無曰益, 牖民孔易)

-민지다벽, 무자입벽(民之多辟, 無自立辟)

하늘이 백성을 다스림이,

질나팔처럼 조화롭고,

반쪽 서옥 들어맞아 홀이 되듯,

언제고 그 손에서 버리지 아니하니,

몸에 지녀 쓰지 않는 것 같지만,

백성을 깨우치네.

백성들 가운데 간사한 자 많으니,

그대들 경망되지 말아라.

-개인유번, 대사유원(​​价人維蕃, 大師維垣)

-​대방유병, 대종유한(大邦維屛, 大宗維翰)

-​회덕유녕, 종자유성(懷德維寧, 宗子維城)

-무비성괴, 무독사외(無俾城壞, 無獨斯畏)

큰 덕 지닌 이는 나라의 울타리이며,

많은 사람들은 나라의 담이며,

제후들은 나라의 병풍이며,

종친은 나라의 기둥이고,

덕을 지니면 나라가 평안하고,

왕의 자손은 나라의 성이니,

성이 무너지지 않게 하여,

혼자 남아 두려워하지 마라.

-경천지노, 무감희예(敬天之怒, 無敢戱預)

-경천지유, 무감치구(敬天之渝, 無敢馳驅)

-​​​​호천왈명, 급이출왕(昊天曰明, 及爾出王)

-호천왈단, 급이유연(昊天曰旦, 及爾遊衍)

하늘의 노하심에 고개 숙여,

함부로 장난치며 즐기지 말며,

하늘의 변함을 공경하여,

함부로 날뛰지 말라.

하늘이 넓고 밝아,

그대와 함께 다니며,

넓은 하늘 넓고 훤하여서,

그대의 노님을 다 안다네.

3권

탕지십(蕩之什)

  1. 탕(蕩)/위대한 상제

하(夏). 은(殷), 주(周) 3대의 마지막에 주나라가 천명으로 천하를 지배하게 된 정당성을 노래했다.

-탕탕상제, 하민지벽(蕩蕩上帝, 下民之辟)

-질위상제, 기명다벽(疾威上帝, 其命多辟)

-​​​​천생증민, 기명비심(天生烝民, 其命匪諶)

-​미불유초, 선극유종(靡不有初, 鮮克有終)

위엄있는 상제야말로,

이 세상 다스리는 임금이거늘,

어찌하여 사납고 포악하여,

그 명에 편벽이 많으시네.

정사의 그르침이 심하여,

명은 그대로 믿을 수가 없네.

모두 시작은 착하나,

끝까지 말고 나간 나라는 드물다네.

-​문왕왈자, 자여은상(文王曰咨, 咨女殷商)

-증시강어, 증시부극(曾是疆禦, 曾是掊克)

-증시재위, 증시재복(曾是在位, 曾是在服)

-천강도덕, 여흥시력(天降滔德, 女興是力)

문왕께서 탄식하시길,

어지러운 은나라여,

어찌하여 포악한 사람들과,

가렴주구하는 사람들이,

벼슬자리에 앉아,

정사를 보고 있으니,

하늘이 재앙을 내림은,

그대들이 힘써 나쁜짓만 하기 때문이라네.

-​​​​문왕왈자, 자여은상(文王曰咨, 咨女殷商)

-​이병의류, 강어다대(而秉義類, 疆禦多懟)

-유언이대, 구양식내(​流言以對, 寇攘式內)

-후작후축, 미계미구(候作候祝, 靡届靡究)

문왕께서 탄식하시길,

어지러운 은나라여,

그대들이 의로운 사람 써야거늘,

포악하고 원망 많은 자들이,

헛소문으로 대답하게 하니,

도둑을 안으로 들인지라,

서로 속이고 자주하며 다툼이 끝이 없네.

-문왕왈자, 자여은상(文王曰咨, 咨女殷商)

-여포효우중국, 감원이위덕(女炰烋于中國, 歛怨以爲德)

-불명이덕, 시무배무측(不明爾德, 時無背無側)

-이덕불명, 이무배무경(爾德不明, 以無陪無卿)

문왕께서 탄식하시길,

어지러운 은나라여,

그대들 나라 안에서,

활개짓하며 원망을 덕으로 아는구나.

그대들 덕 어두우니,

곁에 좋은 신하 없으며,

그대들 덕 어두우니,

어진 신하 하나도 없도다.

-문왕왈자, 자여은상(文王曰咨, 咨女殷商)

-천불면이이주, 불의종식(​​​​​​​天不湎爾以酒, 不義從式)

-​기건이지, 미명미회(旣愆爾止, 靡明靡晦)

-식호식호, 비주작야(​式號式呼, 湎晝作夜)

문왕께서 탄식하시길,

어지러운 은나라여,

하늘이 그대들을 술에 빠뜨리지 않았거늘,

불의만 따르는구나.

위엄이고 체면이고 다 잃어버려,

밤낮없이 소리 지르고 비틀거리며,

밤낮이 없으니 한심하도다.

-문왕왈자, 자여은상(文王曰咨, 咨女殷商)

-여조여당, 여비여갱(如蜩如螗, 如沸如羹)

-​​​소대근상, 인상호유행(小大近喪, 人尙乎由行)

-​내비우중국, 담급귀방(內奰于中國, 覃及鬼方)

문왕께서 탄식하시길,

어지러운 은나라여,

매미나 귀뚜라미 울듯 하며,

국이 끓듯 괴로워하는구나.

낮은 사람 높은 사람 모두 망해가도,

행실을 고치지 않으니,

나라 안의 원성이,

오랑캐 땅까지 뻗어가네.

-문왕왈자, 자여은상​(文王曰咨, 咨女殷商)

-비상제불시, 은불용구(匪上帝不時, 殷不用舊)

-수무노성인, 상유전형(雖無老成人, 尙有典刑)

-​​​증시막청, 대명이경(曾是莫聽, 大命以傾)

문왕께서 탄식하시길,

어지러운 은나라여,

상제가 잘못하는 게 아니라,

은나라가 옛 법을 따르지 않아서네.

비록 훌륭한 신하 없으나,

옛 법이 남아 있거늘,

이 법을 거들떠보지 않으니,

나라의 운명이 기울어졌네 .

-문왕왈자, 자여은상(文王曰咨, 咨女殷商)

-​​인역유언, 전패지게(人亦有言, 顚沛之揭)

-​지엽미유해, 본실선발(枝葉未有害, 本實先撥)

-​은감불원, 재하후지세(殷監不遠, 在夏后之世)

문왕께서 탄식하시길,

어지러운 은나라여,

세상에 도는 말이 있거늘,

나무가 쓰러지면 가지나 잎은 안 상했어도,

뿌리가 먼저 끊긴다고,

은나라의 거울이 멀리 있지 않거늘,

바로 하나라 임금을 거울로 삼아야 하니라.

  1. 억(抑)/위엄 있는

이 시는 위나라의 무공이 95세에 지어 곁에서 날마다 외우며 자신을 경계했던 노래라고 한다.

-억억위의, 유덕지우(抑抑威儀, 維德之隅)

-인역유언, 미철불우(人亦有言, 靡哲不愚)

-​​​서인지우, 역직유질(庶人之愚, 亦職維疾)

-철인지우, 역유사려(哲人之愚, 亦維斯戾)

위엄있는 거동은 덕의 모서리라네.

사람들이 말하기를,

자기는 똑똑하고 어리석지 않다 하니,

일반 사람 어리석음은,

본래부터 병이라지만,

어진 사람 어리석음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네.

-무경유인, 사방기훈지(​​無競維人, 四方其訓之)

-​유각덕행, 사국순지(有覺德行, 四國順之)

-우모정명, 원유신고(訏謨定命, 遠猶晨告)

-경신위의, 유민지칙​​(敬愼威儀, 維民之則)

사람들이 도리를 다 한다면,

사방이 배울 것이도,

정직한 덕이 있으면,

천하가 따르리라.

바른 정책은 나라의 운을 안정시키고,

사람들 스스로 공경하고 삼가며,

백성의 모범이 되리라.

-기재우금, 흥미난우정(其在于今, 興迷亂于政)

-​​전복궐덕, 황담우주(顚覆厥德, 荒湛于酒)

-여수담락종, 불념궐소(女雖湛樂從, 弗念厥紹)

-​​망부구선왕, 극공명형(罔敷求先王, 克共明刑)

그렇거늘 지금까지 정치를 어지럽게 하여,

그 덕이 잊혀지니,

술에 크게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오로지 향락에 빠져,

이어 받은 일은 생각치 않으니,

널리 선왕의 도를 찾아,

밝은 법을 따르지 않네.

-사황천불상, 여피류천(肆皇天弗尙, 如彼流泉)

-무륜서이망, 숙흥야매(無淪胥以亡, 夙興夜寐)

-​​​쇄소정내, 유민지장(灑掃廷內, 維民之章)

-​수이거마, 궁시융병(修爾車馬, 弓矢戎兵)

-용계융작, 용적만방(用戒戎作, 用狄蠻方)

하늘이 싫다고 버리니,

샘물이 흘러가듯 빠져나가,

서로 실망하지 않을까 일찍 일어나고,

밤 늦게 자며 집안을 청소하여 깨끗이 하고,

백성들의 본보기가 되어라.

그대 수레와 말, 화살, 병기를 수선하여,

전쟁에 대비하여,

오랑캐들을 멀리 쫓을지어다.

-​​질이인민, 근이후도(質爾人民, 謹爾侯度)

-용계불우, 신이출화(​用戒不虞, 愼爾出話)

-경이위의, 무불유가(敬爾威儀, 無不柔嘉)

-백규지점, 상가마야(​​白圭之玷, 尙可磨也)

-사언지점, 불가위야(斯言之玷, 不可爲也)

그대들 백성들을 안정시키고,

제후들은 법도를 삼가하여,

뜻하지 않은 환난에 대비하고,

그대들 언행을 삼가며 조심하여,

모두 다 아름답게 하라.

흰 구슬의 흠은 갈고 갈아,

없앨 수 있지만,

말의 그릇된 흠은 어찌할 수 없느니라.

-​​무이유언, 무왈구의(無易由言, 無曰苟矣)

-​막문짐설, 언불가서의(莫捫朕舌, 言不可逝矣)

-무언불수, 무덕불보(無言不讎, 無德不報)

-혜우붕우, 서민소자(惠于朋友, 庶民小子)

-자손승승, 만민미불승(子孫繩繩, 萬民靡不承)

가벼이 쉽게 말하지 말고,

함부로 지껄이지 마라.

누구도 혀를 잡아 막을 수 없으니,

뱉은 말을 잡을 수는 없느니라.

어떤 말에는 대답이 있고,

어떤 덕에는 보답이 있으니,

벗과 백성과 어린이를 사랑하면,

자손 대대로 번성하여 만민이 받들리라.

-시이우군자, 집유이안(視爾友君子, 輯柔爾顔)

-불하유건, 상재이실(不遐有愆, 相在爾室)

-상불괴우옥루, 무왈불현(尙不愧于屋漏, 無曰不顯)

-막여운구, 신지격사(莫予云覯, 神之格思)

-불가도사, 신가사사(不可度思, 矧可射思)

그대가 군자를 사귈 때,

얼굴을 부드럽게 하고 허물 없게 하라.

그대가 방안에 있을 때,

방구석에도 부끄럽지 않음으로,

밖에 나가지 않는다고,

나를 보는 이 없다 말하지 마라.

신께서 오시는 건 헤아릴 수 없거늘,

하물며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벽이위덕, 비장비가(辟爾爲德, 俾臧俾嘉)

-​​​​​​​​​​숙신이지, 불건우의(淑愼爾止, 不愆于儀)

-​불참부적, 선불위측(不僭不賊, 鮮不爲則)

-투아이도, 보지이리(投我以桃, 報之以李)

-피동이각, 실홍소자(彼童而角, 實虹小子)

그대의 덕을 법으로 삼아,

착하고 아름답게 하라.

행동을 조심하고 삼가서,

허물이 없게 하라.

어긋남이 없고 해치지 않으면,

모두들 본받으리니,

복숭아를 던져주면 오얏으로 보답하리라.

새끼 양을 보고 뿔이 났다 하면,

어린애들은 헷갈리네.

-임염유목, 언민지사(​​荏染柔木, 言緡之絲)

-온온공인, 유덕지기(溫溫恭人, 維德之基)

-기유철인, 고지화언(其維哲人, 告之話言)

-순덕지행, 기유우인(順德之行, 其維愚人)

-복위아참, 민각유심(覆謂我僭, 民各有心)

휘청대는 부드러운 나무 베어,

실을 매고 활 만드니,

온화하고 공손한 사람은 덕의 터전이라네.

슬기로운 사람은 좋음 말을 고하여,

행동은 덕을 잘 따른다네.

어리석은 사람은 도리어 나를 헐뜯으니,

백성들 마음이 각각이네.

-​​​​​어호소자, 미지장부(於乎小子, 未知臧否)

-비수휴지, 언시지사(匪手攜之, 言示之事)

-비면명지, 언제기이(匪面命之, 言提其耳)

-차왈미지, 역기포자(借曰未知, 亦旣抱子)

-민지미영, 수숙지이막성(民之靡盈, 誰夙知而莫成)

아! 젊은이들아,

좋고 나쁨을 모르는가.

손으로 이끌어주고,

사실 들어 보여주고,

마주하여 가르쳐주고,

귀를 당겨 말해주네.

아이 낳는 법 모른대도,

이미 자식 낳아 길렀다네.

자만하지 않는다면,

누가 일찍 이루고 늦게 이루겠나.

-호천공소, 아생미락(​​​​​昊天孔昭, 我生靡樂)

-​시이몽몽, 아심참참(視爾夢夢, 我心慘慘)

-회이순순, 청아막막(誨爾諄諄, 聽我藐藐)

-비용위교, 복용위학(匪用爲敎, 覆用爲虐)

-차왈미지, 역률기모(​​​借曰未知, 亦聿其耄)

하늘이 밝지만 우리 삶은 즐겁지 않네.

그대 아무 것도 분간 못하니,

내 마음 서글프네.

간곡히 타일러도 건성으로 듣네.

가르침으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사납다 하는구나.

늙을 줄 모르지만,

벌써 나이 많아 늙어버렸네.

-어호소자, 고이구지(於乎小子, 告爾舊止)

-청용아모, 서무대회(聽用我謨, 庶無大悔)

-천방간난, 왈상궐국(天方艱難, 曰喪厥國)

-취비불원, 호천불특(取臂不遠, 昊天不忒)

-​​​​​회휼기덕, 비민대극(回遹其德, 俾民大棘)

아! 젊은이들아.

옛법을 말해 일러주니,

내 말을 따른다면,

뒷날 크게 후회 안 하리라.

하늘이 재앙을 내려 나라가 망하게 되었으니,

하늘은 어긋남이 없거늘,

어찌하여 그릇된 덕으로 백성들만 곤궁하구나.

  1. 상유(桑柔)/부드러운 뽕나무

춘푸좌전(春秋左傳) 문공 원년에 이 시 12연의 여섯 구를 인용하여 예량부(芮良夫)의 시라고 하였다.

'모시서'에서는 이를 따라 예백(芮伯)이 여왕(厲王)을 풍자한 시라고 하였다.

그러나 7연의 '하늘이 난을 내려 우리 임금을 멸망시켰다.'고 하는 내용으로 보아 동주 초기의 정치가 혼란하고 세상이 어지러움을 한탄하고 풍자한 노래인 듯하다.

-울피상유, 기하후순(菀彼桑柔, 其下侯旬)

-​​날채기류, 막차하민(捋采其劉, 瘼此下民)

-부진심우, 창형전혜(不殄心憂, 倉兄塡兮)

-탁피호천, 영불아긍(倬彼昊天, 寧不我矜)

무성하고 부드러운 저 뽕나무,

그 아래 그늘 넓고 깊더니,

잎 다 따 성긴 가지 마냥,

백성들만 병들었네.

마음의 근심 그치지 않고,

오랫동안 슬퍼하니,

크나큰 저 하늘이,

우리를 불쌍히 여기지 않으시네.

-사모규규, 여조유편(四牡騤騤, 旟旐有翩)

-난생불이, 미국불민(亂生不夷, 靡國不泯)

-민미유려, 구화이신(民靡有黎, 具禍以燼)

-어호유애, 국보사빈(於乎有哀, 國步斯頻)

네 필 숫말 쉴 새없이 달리고,

깃발들이 펄럭이네.

난리 나서 가라앉지 않고,

망하지 않는 나라 없으니,

백성들 마리 검은 이 없고,

화를 입어 잿더미가 되니,

아! 슬프도다.

나라의 운명이 위급하다네.

-​​​​​​​국보멸자, 천불아장(國步蔑資, 天不我將)

-미소지의, 운조하왕(​靡所止疑, 云徂何往)

-군자실유, 병심무경(君子實維, 秉心無競)

-수생려계, 지금위경(誰生厲階, 至今爲梗)

나라에는 재물 없고,

하늘마저 돌보지 않으니,

머물러 의지할 곳 없으니,

간들 어디로 가겠는가.

윗자리에 있는 사람들,

착한 마음 다투지 않으니,

누가 화근 만들어,

지금까지 괴로움에 시달리는가.

-우심은은, 염아토우(憂心慇慇, 念我土宇)

-아생불신, 봉천탄노(我生不辰, 逢天僤怒)

-자서조동, 미소정처(自西徂東, 靡所定處)

-다아구민, 공극아어(​​​​​​多我覯痻, 孔棘我圉)

근심 걱정 하염없어,

우리 집을 생각하네.

태어난 때 좋지 않아,

하늘의 노여움을 만났구나.

서쪽에서 동쪽까지 머물러 살 곳 없고,

심한 고생 몸으로 겪으며,

우리 변방 위급하다네.

-위모위비, 난황사삭(​爲謨爲毖, 亂況斯削)

-고이우휼, 회이서작(告爾憂恤, 誨爾序爵)

-수능집열, 서불이탁(誰能執熱, 逝不以濯)

-기하능숙, 재서급닉(​​​其何能淑, 載胥及溺)

생각하여 신중히 해도,

난리만 커져 가니,

그대에게 걱정할 일 말해주며,

인재등용 가르치네.

뜨거운 손에 쥐고,

누가 손을 씻지 않겠는가.

누가 착하다는 말인가.

모두 물에 빠진 꼴이네.

-여피소풍, 역공지애(如彼遡風, 亦孔之僾)

-​​민유숙심, 병운불체(民有肅心, 荓云不逮)

-​호시가색, 역민대식(好是稼穡, 力民代食)

-가색유보, 대식유호(​稼穡維寶, 代食維好)

바람을 거슬러 가쁜 숨을 쉴 수가 없고,

백성들 나아가려는 마음,

미칠 수가 없게 하네.

농사짓기 좋아하여 벼슬아치 먹여주니,

농사가 보배인데 대신 먹는 것만 좋아하네.

-천강상란, 멸아입왕(天降喪亂, 滅我立王)

-강차모척, 가색졸양(降此蟊賊, 稼穡卒痒)

-​​​애통중국, 구췌졸황(哀恫中國, 具贅卒황)

-미유여력, 이념궁창(靡有旅力, 以念穹蒼)

하늘이 난을 내려 우리 임금 멸망하고,

해충들을 내려보내 농사가 병들었네.

슬프도다,

나라가 위태롭고 황폐해지니,

기력마저 떨어져 하늘만 바라보네.

-​​유차혜군, 민인소첨(維此惠君, 民人所瞻)

-병심선유, 고신기상(秉心宣猶, 考愼其相)

-유피불순, 자독비장(​​維彼不順, 自獨俾臟)

-​자유폐장, 비민졸광(自有肺腸, 俾民卒狂)

의로운 임금은 백성들이 우러르니,

신중히 보좌할 신하를 고른다네.

불순한 임금은 혼자만 잘났다고,

남들과 달리하니 백성들만 미쳐가네.

-첨피중림, 신신기록(瞻彼中林, 甡甡其鹿)

-붕우이참, 불서이곡(朋友已譖, 不胥以穀)

-​​​인역유언, 진퇴유곡(人亦有言, 進退維谷)

저 숲속을 바라보니 사슴들 떼지어 뛰고 있건만

벗들이 서로 참소하여 사이가 좋지 않네.

옛말에 사람들이 말하길,

물러가지도 나가지도 못하는 진퇴유곡이라 하네.

-​유차성인, 첨언백리(維此聖人, 瞻言百里)

-유피우인, 복광이희(維彼愚人, 覆狂以喜)

-​​비언불능, 호사외기(匪言不能, 胡斯畏忌)

성스러운 사람은 백리 밖을 내다보고,

어리석은 사람은 화가 미쳐도 기뻐하네.

말해 줄 수 없는 것이 아니나,

화만 낼까 두려워 말 못하네.

-유차양인, 불구불적(維此良人, 弗求弗迪)

-유피인심, 시고시복(維彼忍心, 是顧是復)

-민지탐란, 영위도독(民之貪亂, 寧爲荼毒)

선량한 사람은 찾지도 쓰지도 않고,

모질고 악한 사람들을 생각하고,

어루만져 주네.

백성들이 난을 탐해,

편안하고자 하네.

어찌 이리 해독을 끼치는가.

-​​​​대풍유수, 유공대곡(大風有隧, 有空大谷)

-유차양인, 작위식곡(​維此良人, 作爲式穀)

-​유피불순, 정이중구(維彼不順, 征以中垢)

큰 바람도 길 있으니,

비어 있는 골짜기라네.

선량한 사람은 좋은 일만 하려는데,

불순한 사람은 어둡고 더러운 일만 한다네.

-대풍유수, 탐인패류(大風有隨, 貪人敗類)

-청언즉대, 송언여취(聽言則對, 誦言如醉)

-비용기량, 복비아패(匪用其良, 覆俾我悖)

큰 바람도 길 따르는데,

탐악한 자 벗을 해치네.

들어줄 듯 대답해도,

술 취한 듯 말한다네.

선량한 사람 쓰지 않고 나를 거슬린다 하네.

-차이붕우, 여기부지이작(嗟爾朋友, 予豈不知而作)

-여피비충, 시역익획(如彼飛蟲, 時亦弋獲)

-기지음여, 반여래혁(旣之陰女, 反予來赫)

아! 벗들이여,

내 어찌 모르고서 이 노래 지으리오.

날아가는 새들이,

때로는 주살에 맞아 죽기도 하네.

그대 감싸주려 해도 도리어 화만 내네.

-민지망극, 직량선배(民之罔極, 職涼善背)

-위민불리, 여운불극(​​​​​​​​爲民不利, 如云不克)

-민지회휼, 직경용력(​民之回遹, 職競用力)

망극한 백성들은 배반도 잘하느니,

불리한 일 이기지 못하고,

간악한 백성들은,

다투어 요령피는 일을 골라서 힘쓰네.

-​민지미려, 직도위구(民之未戾, 職盜爲寇)

-양왈불가, 복배선리(涼曰不可, 覆背善詈)

-수왈비여, 기작이가(雖曰匪予, 旣作爾歌)

삐뚜러진 백성은 오로지 도둑질에 힘쓰고,

진실로 옳지 않다 하면,

돌아서서 욕을 하네.

비록 나 때문이 아니라도,

그대 위해 이 노래를 지었다네.​​

  1. 운한(雲漢)/은하수

가뭄을 걱정하는 노래이다.

'모시서'에서는 주(周)의 선왕(宣王)이 여왕(厲王)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을 때​ 주(周)나라 대부인 잉숙(仍淑)이 이 시를 지었다고 하였는데 이 해석은 역사에 맞게 억지로 꿰맞춘 것 같다.

규벽은 신에게 예물로 바치는 옥을 말하고, 한발은 가뭄을 맡은 신을 뜻하거나 가뭄과 동의어로 쓰인다.

-탁피운한, 소회우천(​倬彼雲漢, 昭回于天)

-왕왈어호, 하고금지인(王曰於乎, 何辜今之人)

-천강상란, 기근천진(天降喪亂, 饑饉薦臻)

-미신불거, 미애사생(靡神不擧, 靡愛斯牲)

-​​​​규벽기졸, 영막아청(奎壁旣卒, 寧莫我聽)

아득한 저 은하수 하늘에 밝에 흘러가네.

왕께서 이르시길,

오! 슬프다.

지금의 우리 백성 무슨 죄 지어,

하늘이 재앙을 내려 자주 기근이 들게 하는가.

모든 신들께 제사 지내며,

제물을 아끼지 않고 구슬까지 바쳤거늘,

우리 말을 들어주지 않으시나.

-한기대심, 온융충충(旱旣大甚, 蘊隆蟲蟲)

-부진인사, 자교조궁(不殄禋祀, 自郊徂宮)

-상하전예, 미신부종(上下奠瘞, 靡神不宗)

-후직불극, 상제불임(​​​​后稷不克, 上帝不臨)

-모두하토, 영정아궁(耗斁下土, 寧丁我躬)

가뭄이 너무 심해 열기가 푹푹 찌니,

제사 지냄이 끝이 없네.

교외에서 종묘까지 하늘과 땅에 제물 바쳐,

신을 모두 높였으나 후직도 모른채 손을 떼시고,

상제도 돌보지 않으시니 너무 하셔라.

이 땅에 큰 재앙이 우리 대에 이르렀는가.

-​​한기대심, 즉불가추(旱旣大甚, 則不可推)

-긍긍업업, 여정여뢰(兢兢業業, 如霆如雷)

-주여여민, 미유혈유(周餘黎民, 靡有孑遺)

-호천상제, 즉불아유(胡天上帝, 則不我遺)

-​​​​호불상외, 선조우최(胡不相畏, 先祖于摧)

가뭄이 너무 심해 쫓아낼 수가 없으니,

두렵고 위태롭기가 벼락 같고 천둥 같네.

주나라의 살아 남은 백성들도,

굶주림에 모두 쓰러졌거늘,

하늘의 상제께서 우리를 돌보지 않으시네.

어찌 두렵지 않으리오.

조상의 제사마저 끊이누나.

-한기대심, 즉불가저(​旱旣大甚, 則不可沮)

-​혁혁염염, 운아무소(赫赫炎炎, 云我無所)

-​대명근지, 미첨미고(大命近止, 靡瞻靡顧)

-군공선정, 즉불아조(羣公先正, 則不我助)

-부모선조, 호녕인여(父母先祖, 胡寧忍予)

가뭄이 너무 심해 막을 수가 없게 되었으니,

열기가 너무 뜨거워 몸 둘 곳이 없구나.

천명이 바뀌려는 조짐인가.

옛날 공후와 공경들이 우리를 돕지 못할 지언정,

부모와 조상들은 어찌 우릴 버리시나.

-​​​한기대심, 척척산천(旱旣大甚, 滌滌山川)

-한발위학, 여담여분(旱魃爲虐, 如倓如焚)

-​​아심탄서, 우심여훈(我心憚署, 憂心如熏)

-군공선정, 즉불아문(羣公先正, 則不我聞)

-호천상제, 영비아둔(胡天上帝, 寧俾我遯)

가뭄이 너무 심해 산천 초목이 다 마르네.

한발이 사나워서 불을 놓아 태우는 듯,

더위에 지친 마음 걱정 근심 타는구나.

옛날 공후와 공경들이,

우리 소원 듣지 못하나,

하늘의 상제는 어찌 나를 도망치게 하시는가.

-한기대심, 민면외거(旱旣大甚, 黽勉畏去)

-호녕전아이한, 참부지기고(胡寧窴我以旱, 僭不知其故)

-기년공숙, 방사불막(祈年孔夙, 方社不莫)

-호천상제, 즉불아우(​​​​​​昊天上帝, 則不我虞)

-​경공명신, 의무회노(敬恭明神, 宜無悔怒)

가뭄이 너무 심해 물리치려 애를 써도,

왜 이리도 고생을 해야 하는지,

참으로 그 까닭을 알 수 없네.

풍년 제사 이미 올렸고,

사방신과 토지신 제사도 늦지 않았건만,

하늘의 상제가 우릴 헤아리지 않네.

신명을 공경하였으니,

마땅히 후회와 성냄이 없어야 할 텐데...

-한기대심, 산무우기(​旱旣大甚, 散無友紀)

-​국재서정, 구재총재(鞠哉庶正, 疚哉冢宰)

-취마사씨, 선부좌우(​趣馬師氏, 膳夫左右)

-미인부주, 무불능지(靡人不周, 無不能止)

-첨앙호천, 운여하리(瞻仰昊天, 云如何里)

가뭄이 너무 심해 기강마저 흩어졌네.

서정은 서정대로 막혀 있고,

총재는 총재대로 추마와 사씨 선부와,

신하들 주선하지 않는 이가 없이,

애를 쓰나 막지 못하네.

우러러 하늘을 보니 이 시름을 어찌할까나.

-첨앙호천, 유혜기성(瞻仰昊天, 有暳其星)

-​​​​대부군자, 소가무영(大夫君子, 昭假無嬴)

-대명근지, 무기이성(大明近止, 無棄爾成)

-​​하구위아, 이려서정(何求爲我, 以戾庶正)

-첨앙호천, 갈혜기녕(瞻仰昊天, 曷惠其寧)

하늘을 우러러 보니 별들만 반짝이네.

대부와 군자들이 정성으로 제사를 지냈으나,

천명이 바뀌려나 보다.

그렇다고 직책을 버리지 말라.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대들을 위해서네.

우러러 하늘을 보니 언제나 편안케 하려나.​

  1. 숭고(崧高)/우뚝 솟은

주(周)나라 선왕(宣王)의 외삼촌 신백을 사읍에 봉하여 떠날 때 윤길보(尹吉甫)가 이 시를 지어 전송했다고 한다.

-숭고유악, 준극우천(崇高維嶽, 駿極于天)

-유악강신, 생보급신(維嶽降神, 生甫及申)

-​​​유신급보, 유주지한(維申及甫, 維周之翰)

-​사국우번, 사방우선(四國于蕃, 四方于宣)

우뚝 치솟은 산봉우리 하늘까지 닿겠네.

이 산에 신이 내려 보후와 신백을 낳았네.

신백과 보후는 길이길이 주나라의 기둥이라,

사방의 울타리 되시며 사방에 덕을 펴시네.

-미미신백, 왕찬지사(亹亹申伯, 王纘之事)

-우읍우사, 남국시식(于邑于謝, 南國是式)

-왕명소백, 정신백지택(王命召伯, 定申伯之宅)

-​​​​등시남방, 세집기공(登是南方, 世執其功)

부지런한 신백은 왕의 일 이어받아,

사방에 도읍을 정해 주고 남국의 본보기라네.

왕께서 소백에게 명하여,

신백의 집을 정해주고,

남쪽 나라 이루어,

대대로 그 일을 맡게 하시네.

-왕명신백, 식시남방(王命申伯, 式是南邦)

-인시사인, 이작이용(因是謝人, 以作爾庸)

-왕명소백, 철신백토전(王命召伯, 徹申伯土田)

-왕명부어, 천기사인(王命傅御, 遷其私人)

왕께서 신백에게 명하여,

남방의 법이 되게 하고,

사읍 사람 부려 그대 성을 쌓게 하네.

왕께서 소백에게도 명하여,

신백땅을 정리하고.

좌우에 명하여 부리던 백성들을 옮기시네.

​-신백지공, 소백시영(​​​​申伯之功, 召伯是營)

-유숙기성, 침묘기성(有俶其城, 寢廟旣成)

-​​기성막막, 왕석신백(旣成藐藐, 王錫申伯)

-​사모교교, 구응탁탁(四牡蹻蹻, 鉤鷹濯濯)

신백의 일을 소백이 맡아 애쓰니,

드디어 성을 쌓기 시작하여 집과 종묘를 이루었네.

장엄하게 다 이루어 놓으니,

신백에게도 하사하여,

네 필의 말 건장하고 고리 달린 말북두 선명하네.

-​왕견신백, 노거승마(王遣申伯, 路車乘馬)

-아도이거, 막여남토(我圖爾居, 莫如南土)

-석이개규, 이작이보(​​錫爾介圭, 以作爾寶)

-왕근왕구, 남토시보(往近王舅, 南土是保)

왕께서 신백 보내시네.

수레와 네 필 말로 그대 살 곳 생각하니,

남쪽 땅이 제일 좋네.

그대에게 큰 구슬을 내려 가보로 삼게 하니,

임금의 외숙은 가셔서 남쪽 땅을 보존하오.

-​​신백신매, 왕전우미(申伯信邁, 王錢于郿)

-신백환남, 사우성귀(申伯還南, 謝于誠歸)

-왕명소백, 철신백토강(王命召伯, 徹申伯土疆)

-이치기장, 식천기행(以峙其粻, 式遄其行)

신백이 떠나가니 왕께서 미땅까지 전송하네.

신백은 남쪽으로 가는 길에,

사읍으로 돌아가네.

왕이 소백에게 명하여,

신밷의 땅에 부세 걷어,

양식을 쌓아 놓게 하니,

그의 행차 속히 가네.

-신백파파, 기입우사(申伯番番, 旣入于謝)

-도어탄탄, 주방함희(徒御暺暺, 周邦咸喜)

-융유양한, 불현신백(戎有良翰, 不顯申伯)

-왕지원구, 문무시헌(王之元舅, 文武是憲)

신백이 늠름하게 사읍에 들어가서,

많은 부하를 이끄시니,

온 나라가 기뻐하며 나라의 기둥이라 하네.

크게 드러나는 신백이여,

왕의 외숙이시니,

문무관 모두의 법도가 되네.

-신백지덕, 유혜차직(申伯之德, 柔惠且直)

-유차만방, 문우사국(​揉此萬邦, 聞于四國)

-길보작송, 기시공석(吉甫作誦, 其詩孔碩)

-기풍사호, 이증신백(其風肆好, 以贈申伯)

신백의 덕은 유순하고 정직하니,

온 나라가 만방을 다스려 사방에 알려지네.

길보가 노래를 지으니,

그 시가 훌륭하네.

노래 소리 듣기 좋아 신백에게 바치노라.

  1. 증민(烝民)/모든 백성

한(韓)나라의 제후가 제후로 봉해지고 천자에게 조회와서 천자의 명을 받고 돌아가는 모습을 노래했다.

-천생증민, 유물유측(天生烝民, 有物有則)

-민지병이, 호시의덕(民之秉彛, 好是懿德)

-천감유주, 소가우하(天監有周, 昭價于下)

-보자천자, 생중산보(保玆天子, 生仲山甫)

하늘이 백성을 낳으시니 사물에는 법칙이 있네.

백성들 떳떳한 성품 아름다운 덕을 좋아하니,

하늘이 주나라의 법도가 밝음을 살피시어,

천자를 보호하시니 중산보를 낳게 하셨네.

-​​​​​​중산보지덕, 유가유즉(仲山甫之德, 柔嘉維則)

-영의영색, 소심익익(​令儀令色, 小心翼翼)

-고훈시식, 위의시력(​古訓是式, 威儀是力)

-천자시약, 명명사부(天子是若, 明命使賦)

중산보의 덕이 유순하고 아름다우며 법도가 있어,

거동과 용모가 훌륭하고 모든 것에 조심하여,

옛 교훈을 본받으며 행동거지에 힘써서,

천자님의 뜻을 쫓아 밝은 명령을 널리 펴시네.

-왕명중산보, 식시백벽(王命仲山甫, 式是百辟)

-찬융조고, 왕궁시보(纘戎祖考, 王窮是保)

-출납왕명, 왕지후설(出納王命, 王之喉舌)

-부정우외, 사방원발(賦政于外, 四方爰發)

왕이 중산보에 명하여 모든 제후 본받게 하고,

그대 조상의 업을 이어 왕을 편안하게 보호하네.

왕명을 출납하니 왕의 목소리 되어 밖으로 정사를 펴니,

온 세상이 호응하여 따르네.

-숙숙왕명, 중산보장지(肅肅王命, 仲山甫將之)

-​​​​​​​방국약비, 중산보명지(邦國若否, 仲山甫明之)

-기명차철, 이보기신(旣明且哲, 以保其身)

-숙야비해, 이사일인(夙夜匪解, 以事一人)

엄숙한 왕명을 중산보가 받들어 행하며,

나라의 좋고 나쁨을 중산보가 밝힌다네.

도리에 밝게 일을 살펴 그 몸을 보호하며,

밤낮으로 게으름 없이 오로지 임금을 섬기네.

-​​​인역유언, 유즉여지(人亦有言, 柔則茹之)

-강즉토지, 유중산보(剛則吐之, 維仲山甫)

-유역불여, 강역불토(柔亦不茹, 剛亦不吐)

-​​​불모긍과, 불외강어(不侮矜寡, 不畏彊御)

사람들이 말하기를,

부드러우면 삼키고 딱딱하면 빝으러 하였으나,

중산보는 부드러워도 삼키지 않고,

딱딱해도 뱉지 않으므로,

홀아비와 과부를 업신여기지 않으며,

강하고 사나운 자를 두려워하지 않네.

​-인역유언, 덕유여모(人亦有言, 德輶如毛)

-​​민선극거지, 아의도지(民鮮克擧之, 我儀圖之)

-유중산보거지, 애막조지(維仲山甫擧之, 愛莫助之)

-곤직유궐, 유중산보보지(袞職有闕, 維仲山甫補之)

사람들이 말하기를,

덕은 터럭같이 가벼워도 드는 이 적으나,

헤아려 생각해보니 중산보만 행하므로,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를 돕는 이가 없네.

왕의 일이 잘못죄면 중산보가 모두 보충한다네.

-중산보출조, 사모업업(仲山甫出祖, 四牡業業)

-정부서서, 매회미급(征夫捿捿, 每懷靡及)

-​​​​​사모팽팽, 팔란장장(四牡彭彭, 八鸞鏘鏘)

-왕명중산보, 성피동방(王命仲山甫, 城彼東方)

중산보가 길을 나서 제사를 드리니,

네 필의 숫말은 건장하고 병사들은 민첩하여,

못 미칠까 두려워 하네.

네 필 숫말은 씩씩하게 여덟 방울 울려대니,

오아이 중산보에게 명령하여,

동방 제나라에 성을 쌓으라 하시네.

-사모규규, 팔란개개(四牡騤騤, 八鸞皆皆)

-​​​중산보조제, 식천기귀(仲山甫徂齊, 式遄其歸)

-길보작송, 목여청풍(吉甫作誦, 穆如靑風)

-중산보영회, 이위기심(仲山甫永懷, 以爲其心)

네 필 말 건장하여 여덟 방울 울리며 달려,

중산보가 제나라에 가니 빨리 일 마치고 돌아오라.

갈보가 시 지으니 그 노래 바람 같이 맑도다.

중산보가 길이 생각하니,

오직 임금 위한 마음이어라.

  1. 한혁(韓奕)/큰 한나라

한(韓)나라의 제후가 봉해지고 천자에게 조회와서 명을 받고 돌아가는 모습을 노래했다.

-​​​혁혁양산, 유우전지(奕奕梁山, 維禹甸之)

-유탁기도, 한후수명(有倬其道, 韓侯受命)

-왕친명지, 찬융조고(王親命之, 纘戎祖考)

-​​​무폐짐명, 숙야비해(無廢朕命, 夙夜匪解)

-건공이위, 짐명불역(​虔共爾位, 朕命不易)

-​간불정방, 이좌융벽(幹不庭方, 以佐戎辟)

크고 큰 양산땅을 우임금이 다스렸네.

도에 밝으시어 한나라 제후 명을 받으셨네.

왕이 친히 명하시되 그대 조상 뒤를 이어,

내 명을 저버리지 말고 밤낮으로 부지런히 애쓰며,

그대 지위 삼가 지키면 내 명은 변치 않으리라.

조회 안 온 나라 잡아 그대 임금을 보좌하라.

-사모혁혁, 공수차장(四牡奕奕, 孔修且張)

-​​한후입구, 이기개규(韓侯入覯, 以其介圭)

-​입구우왕, 왕석한후(入覯于王, 王錫韓侯)

-숙기수장, 점불착형(​淑旂綏章, 簟茀錯衡)

-현곤적석, 구응루양(玄袞赤舃, 鉤膺鏤鍚)

-곽굉천멱, 조혁금액(鞹鞃淺幭, 鞗革金厄)

네 필 말 크기도 하여 길고 큰 몸집 당당하도다.

한의 제후 들어와 큰 홀을 들고 왕을 뵙네.

왕께서 한후에게 하사하니 훌륭한 무늬 깃발과 기장목,

대자리 차 가리개와 고운 멍에채,

검은 용포와 붉은 신,

고리 달린 가슴걸이와 무늬 있는 당로,

가로막이 감는 가죽 호피덮개,

고삐 꿰는 황금고리라네.

-​​​한후출조, 출숙우도(韓侯出祖, 出宿于屠)

-​현부전지, 청주백호(顯父餞之, 淸酒百壺)

-​기효유하, 포별선어(其殽維何, 炰鼈鮮魚)

-​기속유하, 유순급포(其䔩維何, 維筍及蒲)

-기증유하, 승마로거(其贈維何, 乘馬路車)

-변두유차, 후씨연서(​​籩豆有且, 侯氏燕胥)

한후가 노제를 지내고 길 떠나 도땅에 머무르네.

현보가 전송하니 맑은 술이 백 병이네.

안주가 무엇인가,

삶은 자라 생선이었네.

나물은 무엇인가,

죽순과 부들이었네.

선물은 무엇인가,

네 필 말에 수레라네.

음식 그릇 많이도 벌려 제후들이 잔치하네.

-한후취처, 분왕지생(​韓侯取妻, 汾王之甥)

-궐부지자, 한후영지(​蹶父之子, 韓侯迎止)

-우궐지리, 백량방방(于蹶之里, 百兩彭彭)

-팔란장장, 불현기광(八鸞鏘鏘, 不顯其光)

-제제종지, 기기여운(諸諸從之, 祁祁如雲)

-​​​​한후고지, 난기영문(韓侯顧之, 爛其盈門)

한후가 장가드니 분왕의 조카요 궤보의 따님이라네.

한후가 맞이하러 궤씨네 마을까지 가셨다네.

많은 수레들 덜컹거리며 여덟 말방울 울려대니,

그 빛 매우 환하게 드러나네.

여러 몸종 따라오니 그 모습이 구름 같네.

한후가 돌아보니 찬란한 빛 문에 찼네.

-궐부공무, 미국불도(蹶父孔武, 靡國不到)

-위한길상유, 막여한락(​​爲韓姞相攸, 莫如韓樂)

-공락한토, 천택우우(孔樂韓土, 川澤訏訏)

-방서보보, 우록우우(魴鱮甫甫, 麀鹿噳噳)

-​​​유웅유비, 유묘유호(有熊有羆, 有藐有虎)

-경기영거, 한길연예(慶旣令居, 韓姞燕譽)

궤보 용맹 뛰어나서 안 가본 나라가 없네.

딸 시집 보낼 곳 찾아보니,

한나라만한 곳이 없네.

즐거운 한나라 땅이여,

냇물 못물 넘쳐 흐르고 방어 연어 뛰어놀고,

사슴 떼지어 풀을 뜯고 검은 곰 우글거리고,

삵괭이와 호랑이도 있다네.

좋은 땅을 보고 기뻐하시니 딸도 좋아하였네.

-부피한성, 연사소완(溥彼韓城, 燕師所完)

-이선조수명, 인시백만(以先祖受命, 因時百蠻)

-왕석한후, 기추기맥(王錫韓侯, 其追其貊)

-​​​​​엄수북국, 인이기백(奄受北國, 因以其伯)

-실용실학, 실무실적(實墉實壑, 實畝實籍)

-​​헌기비피, 적표황비(獻其貔皮, 赤豹黃羆)

크나큰 한나라 성이여, 연나라군이 쌓았다네.

조상의 명을 받아 수많은 오랑캐를 다스리니,

왕이 한후에게 내려준 곳은 추땅과 맥땅까지라네.

북쪽 나라 모두 받아서 제후가 되었다네.

성을 높이 쌓고 호를 깊이 파고 이랑 내고 부세 받아,

비호가죽과 붉은 표범 누런 곰을 바치네.

  1. 강한(江漢)/강수와 한수

주(周)나라 선왕(宣王) 때 소목공(召穆公)이 회남의 오랑캐를 평정한 것을 노래했다.

-​강한부부, 무부도도(江漢浮浮, 武夫滔滔)

-비안비유, 회이내구(匪安匪遊, 淮夷來求)

-​​기출아거, 기설아여(旣出我車, 旣設我旟)

-​비안비서, 회이내포(匪安匪舒, 淮夷來舖)

강수와 한수 넘실거리고 병사들 걸음 힘차니,

편안히 놀러 가는 게 아니라,

회땅 오랑캐 찾아간다네.

이미 수레 내어 타고 깃발을 세워 펄럭이니,

편안히 쉬려 가는 게 아니라,

회땅 오랑캐 정벌하러 간다네.

-강한상상, 무부광광(江漢湯湯, 武夫洸洸)

-​​경영사방, 고성우왕(經營四方, 告成于王)

-사방기평, 왕국서정(四方旣平, 王國庶定)

-시미유쟁, 왕심재녕(時靡有爭, 王心載寧)

강수와 한수 출렁거리고 병사들 씩씩하도다.

사방을 평정하여 왕께 성공 아뢴다네.

사방이 평정되니 나라가 안정되리라.

더는 전쟁이 없으니 왕의 마음도 편안하겠네.

-강한지호, 왕명소호(江漢之滸, 王命召虎)

-식벽사방, 철아강토(式辟四方, 徹我疆土)

-​​​​​비구비극, 왕국내극(匪疚匪棘, 王國來極)

-​우강우리, 지우남해(于疆于理, 至于南海)

강수와 한수 합하는 곳에서 왕이 소호에게 명하여,

사방을 평정하여 우리 영초 정리하라 하시니,

괴롭히거나 핍박함이 아니라,

나라의 법 따르게 함이니,

경계를 바로 하고 땅을 나누어,

남해까지 이르렀네.

-왕명소호, 내순내선(王命召虎, 來旬來宣)

-문무수명, 소공유한(文武受命, 召公維翰)

-​​​무왈여소자, 소공시사(無曰予小子, 召公是似)

-조민융공, 용석이지(肇敏戎公, 用錫爾祉)

왕이 소호에게 명을 내려 널리 펴고 베풀게 하네.

문왕 무왕 천명 받을 때 소공이 기둥이었나니,

자신을 어리다 말고 소공과 같이 되어라.

그대 빨리 공을 세우면 그대에게 큰 복을 주리다.

-이이규찬, 거창일유(釐爾圭瓚, 秬鬯一㔽)

-고우문인, 석산토전(告于文人, 錫山土田)

-​​​​우주수명, 자소조명(于周受命, 自召祖命)

-호배계수, 천자만년(虎拜稽首, 天子萬年)

그대에게 옥술잔과 검은 기장술 한 통을 내리니,

조상에게 고하여라.

산과 밭을 내리노니 주나라의 명을 받들어,

소공을 계승하라.

소호가 엎드려 절하고 조아리며 천자 만수 빌었다네.

-호배계수, 천자만년(虎拜稽首, 天子萬年)

-작소공고, 천자만수(作召公考, 天子萬壽)

-명명천자, 영문불이(明明天子, 令聞不已)

-시기문덕, 흡차사국(矢其文德, 洽此四國)

소호가 절하고 조아려서 왕의 덕을 찬양하고,

소공을 이어가니 천자여 만수무강하소서.

밝고 어진 천자는 아름다운 명성 끝이 없으니,

널리 덕을 베풀어 온 세상에 가득 차게 하소서.

  1. 상무(常武)/빛나는 군대여

주(周)나라 선왕(宣王)이 몸소 서주(西周)의 오랑캐를 정벌한 것을 노래했다.

제목인 '상무'는 이 시의 내용을 표현한 것으로 상(常)은 상덕(常德), 무(武)믐 무용(武勇)을 말한다.

즉 선왕(宣王)의 '일정한 덕을 지닌 무용'을 노래한 것이다.

-혁혁명명, 왕명경사(赫赫明明, 王命卿士)

-남중태조, 태사황부(南仲太祖, 太師皇父)

-​​​​​​​​정아육사, 이수아융(整我六師, 以修我戎)

-기경기계, 혜차남국(旣敬旣戒, 惠此南國)

빛나고 밝네, 왕께서 경사이자 남중의 후손이신

태사 황보에게 명을 내리사,

우리 육군을 정돈하고 병기를 수선하여

단속 경계하심으로 남쪽 나라 순종케 하네.

-왕위윤씨, 명정백휴보(​​王謂尹氏, 命程佰休父)

-​좌우진행, 계아사려(左右陳行, 戒我師旅)

-​솔피회포, 성차서토(率彼淮浦, 省此徐土)

-불류불처, 삼사취서​(不留不處, 三事就緖)

왕이 윤씨에게 일러 정나라 휴보에게 명을 내리사,

좌우로 진을 벌려 행진케 하여,

우리 군대 경계하며 회수강 기슭 따라,

서주땅에 머물러 쉬지 않고 살피니,

삼경이 일을 이루네.

-혁혁업업, 유엄천자(赫赫業業, 有嚴天子)

-왕서보작, 비소비유(王舒保作, 匪紹匪遊)

-서방역소, 진경서방(徐方繹騷, 震驚徐方)

-여뢰여정, 서방진경(​​​​如雷如霆, 徐方震驚)

빛나고 삼엄하네 위엄있는 천자여.

왕이 천천히 출동하여 빈틈없이 진군하니,

서주의 오랑캐 아우성 치고,

서주땅을 진동시키니,

우레같고 벼락같아 서나라가 두려움에 떠네.

-​왕분궐무, 여진여노(王奮厥武, 如震如怒)

-​진궐호신, 함여효호(進厥虎臣, 闞如虓虎)

-포돈회분, 잉집추로(鋪敦淮濆, 仍執醜虜)

-절피회포, 왕사지소(​​截彼淮浦, 王師之所)

오아이 용맹 떨치며 벼락 같이 노하니,

날랜 군사들 포효하는 성난 범같이 나아가네.

회수가에 진을 치고 많은 포로 잡아오니,

다스려진 회수가는 왕의 군사 머무는 곳이라네.

-​왕려탄탄, 여비여한(王旅嘽嘽, 如飛如漢)

-여강여한, 여산지포(如江如漢, 如山之苞)

-여천지류, 면면익익(如川之流, 綿綿翼翼)

-불측불극, 탁정서국(​不測不克, 濯征徐國)

왕의 군대 많고 많아 나는 듯이 날개치며,

강수같고 한수 같아 꼼짝않는 산과 같이,

흐르는 내와 같이 이어져도 질서있어 헤아릴 수 없고,

이길 수 없어 서주를 크게 정복하네.

-왕유윤색, 서방기래(​王猶允塞, 徐方旣來)

-​서방기동, 천자지공(徐方旣同, 天子之功)

-사방기평, 서방내정(​四方旣平, 徐方來庭)

-​서방불회, 왕왈환귀(徐方不回, 王曰還歸)

왕의 책략 착실하여 서방이 복종하네.

서방이 동화되니 천자의 공이로다.

서방이 평정되니 서방이 조회 오네.

서방이 어지럽지 않으니 왕께서 회군하라 하시네.

  1. 첨앙(瞻仰)/우러러 봄

-첨앙호천, 즉불아혜(瞻仰昊天, 則不我惠)

-​​공전불녕, 강차대려(孔填不寧, 降此大厲)

-방미유정, 사민기채(邦靡有定, 士民其瘵)

-​​모적모질, 미유이계(蟊賊蟊疾, 靡有夷屆)

-죄고불수, 미유이추(罪罟不收, 靡有夷瘳)

넓은 하늘 우러러 보니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구나.

어지러운 꼴 계속되니

어이 이리 큰 재앙을 내리시는가.

나라가 안정한 날이 없으니,

백성들은 피로해 해충이 곡식을 갉아 먹듯,

병들어 흩어지고 도읍과 변방이 모두 황폐하구나.

-​​인유토전, 여반유지(人有土田, 女反有之)

-​인유민인, 여복탈지(人有民人, 女覆奪之)

-​차의무죄, 여반수지(此宜無罪, 女反收之)

-피의유죄, 여복설지(彼宜有罪, 女覆說之)

남이 가진 논밭을 그대가 빼앗아 가며,

남의 사람들을 그대가 채가기도 하고,

죄없는 사람을 그대가 가두고,

죄있는 사람을 도리어 그대가 풀어주네.

-철부성성, 철부경성(哲父成成, 哲婦傾城)

-​​​의궐철부, 위효위치(懿厥哲婦, 爲梟爲鴟)

-부유장설, 유려지계(婦有長舌, 維厲之階)

-난비강자천, 생자부인(亂匪降自天, 生自婦人)

-비교비회, 시유부사(匪敎匪誨, 時維婦寺)

슬기로운 남자는 나라를 이루지만,

슬기로운 여자는 나라를 망치네.

아름다운 여자가 올빼미가 되고 솔개가 되니,

여자가 말 많으면 재앙이 되네.

난은 하늘에서 오지 않고 여자로부터 오네.

가르치고 깨우쳐도 안 되는 건 여자와 내시라네.

-국인기특, 참시경배(鞫人忮忒, 譖始竟背)

-​​​​​기왈불극, 이호위특(豈曰不極, 伊胡爲慝)

-여고삼배, 군자시식(如賈三倍, 君子是識)

-부무공사, 휴기잠직(婦無公事, 休其蠶織)

사람을 곤궁하게 해치니 차소로 시작해서,

마침내 배반하네.

옳지 않다 말을 하자 어찌 이것을 악하다 하리.

장사꾼의 세 배 이익 사람들이 아는 것과 같네.

정사에서 멀어야 할 부인이 어찌 길쌈을 쉬고 있는가.

-천하이자, 하신불부(​​天何以刺, 何神不富)

-사이개적, 유여서기(舍爾介狄, 維予胥忌)

-부조불상, 위의불류(不弔不祥, 威儀不類)

-인지운망, 방국진췌(人之云亡, 邦國殄瘁)

하늘은 무엇으로 힐책하며,

신령들은 어이 복을 안 내리시는가.

그대 나라의 큰 걱정은 바려 놓고,

우리와 서로 투기하고 있네.

불행하고 상서롭지 못하며,

어지러운 그 곳에 어진 사람 없어,

온 나라가 고난에 허덕이네.

-천지강망, 유기우의(​​​​天之降罔, 維其優儀)

-인지운망, 심지우의(​人之云亡, 心之憂矣)

-​천지강망, 유기기의(天之降罔, 維其幾矣)

-인지운망, 심지비의(人之云亡, 心之悲矣)

하늘이 내리신 그물, 너무나도 크구나.

어진 사람이 없어 마음만 시름겹네.

하늘이 내리신 그물, 멸망이 다가온다.

너짐 사람이 없어 마음만 슬퍼진다.

-필비함천, 유기심의(觱沸檻泉, 維其深矣)

-심지우의, 영자금의(心之憂矣, 寧自今矣)

-​​​​부자아선, 부자아후(不自我先, 不自我後)

-묘묘호천, 무불극공(藐藐昊天, 無不克鞏)

-​​무첨황조, 식구이후(無忝皇祖, 式救爾後)

솟아 오르는 샘물, 깊기도 해라.

마음의 근심은 차라리 이제부터로다.

나보다 먼저 시작된 것도 아니고,

나보다 뒤에 시작된 것도 아니네.

아득히 넓은 하늘은 모든 일 튼튼히 하시고,

위대하신 선조들께 욕되심이 없으면,

그대의 자손들은 구원받으리라.

  1. 서민(召旻)/소공(召公)과 하늘

-​민천질위, 천독강상(旻天疾威, 天篤降喪)

-​전아기근, 민졸류망(瘨我饑饉, 民卒流亡)

-아거어졸황(我居圉卒荒)

하늘은 미워하고 벌 하시려,

하늘은 심한 재앙을 내리셨다.

우리들 흉년으로 괴롭히시어,

백성들은 모두 떠돌아다니고,

우리 나라는 모두 황폐해졌네.

-천강죄고, 모적내홍(天降罪罟, 蟊賊內訌)

-혼탁미공, 궤궤회휼(昏椓靡共, 潰潰回遹)

-실정이아방(實靖夷我邦)

하늘에서 죄의 그물을 내리시어,

해충이 해를 끼치듯 내란이 일어났네.

함부로 모함하는 자들,

공손할 줄 모르고,

어지럽게 나쁜 짓만 일삼는데도,

우리 나라를 그들에게 다스리게 하네.

-​고고자자, 증부지기점(皐皐訿訿, 曾不知其玷)

​-긍긍업업, 공전부녕(兢兢業業, 孔塡不寧)

-아위공폄, 여피세한(我位孔貶, 如彼歲旱)

-​​초부궤무, 여피서저(草不潰茂, 如彼棲苴)

서로 속이고 욕하면서,

그 잘못은 조금도 알지 못하네.

다투고 시끄러워서 큰 괴로움과 불안 속에,

내 자리도 쫓겨날까 위태로워라.

저 가뭄이 든 해처럼 풀이 무성하지 못하네,

저 나무 위의 시든 풀처럼..

-​​아상차방, 무부궤지(我相此邦, 無不潰止)

-유석지부, 부여시(維昔之富, 不如時)

-유금지구, 부여자(維今之疚, 不如玆)

-피소사패, 호부자체(彼疏斯粺, 胡不自替)

-직형사인, 지지갈의(職兄斯引, 池之竭矣)

-부운자빈, 천지갈의(不云自頻, 泉之竭矣)

-부운자중(不云自中)

내 이 나라를 보니, 어지럽기 짝이 없도다.

그 옛날 잘 살 적에는 이런 일이 없어,

요즘에 당하는 고난이라 하더라도,

이런 일은 없었다.

성긴 쌀인지 고운 쌀인지 몰라도,

어이해 스스로 그만두지 않고,

근심만 연장시키는가.

못물이 마를 때에도 가운데부터 줄어들지 않고,

샘물이 마를 때도 가운데부터 줄어들지 않네.

-부사해의, 직형사홍(溥斯害矣, 職兄斯弘)

-부재아궁(不烖我躬)

피해가 널리 미쳐 근심만을 넓혀주어,

이 몸에 재난이 안 닥치겠는가.

-석선왕수명, 유여소공(昔先王受命, 有如召公)

-일벽국백리(日辟國百里)

-금야일축국백리(今也日蹙國百里)

-어호애재, 유금지인(於乎哀哉, 維今之人)

-부상유구(不尙有舊)

옛날 선왕들께서 명을 받으실 때,

소공과 같으신 분이 계시어,

날마다 백 리씩 나라를 넓히셨는데,

오늘날에는 날마다 백 리씩 줄어드네.

아! 슬프다,

오늘의 사람 중에는,

왜 옛날 분들과 같은 사람이 없단 말인가.​​​​​​​

출처: https://m.blog.naver.com/moowon0112/222749687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