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거위 노트 (redgoose note)

시경(詩經) - 국풍(國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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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國)은 주(周)나라가 제후로 봉한 나라이고, 풍(風)은 각 제후국들의 민요이다.
여러 제후국들의 노래에는 주공(周公)이 남쪽에서 모은 노래 등 15제후국들의 민요가 실려 있다.


1권 주남(周南)

주남(周南)은 주공(周公)이 남쪽에서 모은 노래인데, 주공은 문왕(文王)의 아들 단(旦)을 말한다.
후대의 노래도 섞여 있다.

1. 관저(關雎)/물수리가 우네

젊은이가 아가씨를 그리워하는 노래로, 시 가운데 비파나 북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귀족 청년이 부른 노래이다.
물수리는 물에 사는 수리로 일명 왕저(王雎)라고 한다.
마름은 연못이나 늪에 나는 풀로 흙속에서 싹이 터 물 위로 긴 줄기를 뻗는다.
여름에 흰 꽃이 피며 마름모꼴의 열매를 먹기도 한다.

  • 관관저구, 재하지주(關關雎鳩, 在河之洲)
  • 요조숙녀, 군자호구(窈窕淑女, 君子好逑)

구룩구룩 물수리는, 황하의 섬에서 우네.
아리따운 아가씨는, 군자의 좋은 짝이네.

  • 삼치행채, 좌우류지(參差荇菜, 左右流之)
  • 구지불득, 오매사복(求之不得, 寤寐思服)

올망졸망 마름풀을, 이리저리 헤치며 찾네.
구해도 찾지 못해, 자나깨나 생각하네.

  • 유재유재, 전전반측(悠哉悠哉, 輾轉反側)
  • 삼치행채, 좌우채지(參差荇菜, 左右采之)

생각하고 생각하니, 잠 못 자며 뒤척이네.
올망졸망 마름풀을, 이리저리 뜯어보네.

  • 요조숙녀, 금슬우지(窈窕淑女, 琴瑟友之)
  • 삼치행채, 좌우모지(參差荇菜, 左右芼之)
  • 요조숙녀, 종고락지(窈窕淑女, 鍾鼓樂之)

요조숙녀를, 금슬좋게 사귀려네.
올망졸망 마름풀을, 여기저기 뜯어보네.
요조숙녀와, 풍악 울리며 즐기려네.

2. 갈담(葛覃)/칡덩굴

시집간 부인이 친정으로 돌아갈 때를 노래한 시이다.
여스승은 오늘날 가정교사 같은 사람이다.
여스승이 있을 정도로 부유하고 귀한 집안이면서도 검소한 생활을 했음을 보여주는 시이다.

-갈지담혜, 이우중곡(葛之覃兮, 施于中谷)
-유엽처처, 황조우비(維葉萋萋, 黃鳥于飛)
-집우관목, 기명개개(集于灌木, 其鳴喈喈)

칡덩굴 뻗어, 골짜기로 뻗어가네.
잎들이 무성하여라, 노란 꾀꼬리 날아
떨기나무에 모여든다, 그 소리 즐거워라.

  • 갈지담혜, 이우중곡(葛之覃兮, 施于中谷)
  • 유엽막막, 시예시호(維葉莫莫, 是刈是濩)
  • 위치위격, 복지무역(爲絺爲綌, 服之無歝)

칡덩굴 뻗어, 골짜기로 뻗어가네.
잎들이 빽빽하여라, 베어내고 삶아내어
가는 베 굵은 베 만드네, 옷 입고 좋아한다.

  • 언고사씨, 안고언귀(言告師氏, 言告言歸)
  • 박오아사, 박한아의(薄汚我私, 薄澣我衣)
  • 할한할부, 귀녕부모(害澣害否, 歸寧父母)

부모님께 아뢰어, 근친 간다 말하라.
평복을 빨고, 예복도 빨아
무엇인들 안 빨겠소, 돌아가 부모 안부 물으리라.

3. 권이(券耳)/도꼬마리

첫 장은 아내가 멀리 부역나간 남편을 그리워하는 내용이고, 나머지는 남편이 아내를 생각한 내용으로 화자의 싯점이 바뀐다.
도꼬마리는 국화과의 일년생 풀로 들이나 길가에 노란꽃을 피운다.
봄에는 새순을 먹을 수 있다.

  • 채채권이, 불영경광(采采卷耳, 不盈頃筐)
  • 차아회인, 치피주행(嗟我懷人, 寘彼周行)

도꼬마리 캐고 캐어도, 기울어진 광주리에 차지 않네.
아! 그리운 님 생각에, 한 길에 놓아버린다.

  • 척피최외, 아마훼퇴(陟彼崔嵬, 我馬虺隤)
  • 아고작피금뢰, 유이불영회(我姑酌彼金罍, 維以不永懷)

저 높은 산에 올라가려니, 내 말이 지쳐있네.
내 잠깐 금잔에 술을 따라, 그리하여 내 회포를 잊어보리.

  • 척피고강, 아마현황(陟彼高岡, 我馬玄黃)
  • 아고작피시굉, 유이불영상(我姑酌彼兕觥, 維以不永傷)

저 높은 언덕에 올라가려니, 내 말이 허덕이네.
내 잠깐 쇠뿔잔에 술을 따라, 그리하여 내 상심을 잊어보리.

  • 척피자의, 아마도의(陟彼䃊矣, 我馬瘏矣)
  • 아복부의, 운하우의(我僕痡矣, 云何吁矣)

저 바위산에 올라가려니, 내 말이 병들고,
내 하인도 병이 났네.
어찌하면 좋을까.

4. 규목(樛木)/가지 늘어진 나무

상대를 축복해 주는 노래이다.
가지가 많이 늘어진 나무에 칡덩굴이 얽혀있는 것처럼 무성하게 번창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 시이다.

  • 남유규목, 갈류류지(南有樛木, 葛藟纍之)
  • 낙지군자, 복리수지(樂只君子, 福履綏之)

남쪽에 가지 늘어진 나무, 칡과 등나무 덩굴 얽히었다.
즐거워라 우리 님, 복록이 님을 편히 하리라.

  • 남유규목, 갈류황지(南有樛木, 葛蕌荒之)
  • 낙지군자, 복리장지(樂只君子, 福履將之)

남쪽에 늘어진 나무, 칡과 등나무 덩굴 뒤덮였다.
즐거워라 우리 님, 복록이 님을 도와주리라.

  • 남유규목, 갈류영지(南有樛木, 葛蕌縈之)
  • 낙지군자, 복리성지(樂只君子, 福履成之)

남쪽에 가지 늘어진 나무, 칡과 등나무 덩굴 휘감겼다.
즐거워라 우리 님, 복록이 님을 이뤄 주리라.

5. 螽斯(종사)/여치

메뚜기는 한 번에 99개의 알을 낳는다고 하는데, 이를 비유하여 자손이 번성하기를 비는 노래이다.

  • 종사우, 선선혜(螽斯羽, 詵詵兮)
  • 의이자손, 진진혜(宜爾子孫, 振振兮)

여치날개여, 소리도 요란하다.
그대 자손들, 우쩍우쩍 번성하리라.

  • 종사우, 횡횡혜(螽斯羽, 薨薨兮)
  • 의이자손, 승승혜(宜爾子孫, 繩繩兮)

여치날개여, 소리가 뭉뭉 울리네.
그대 자손들, 끝없이 이어지리.

  • 종사우, 읍읍혜(螽斯羽, 揖揖兮)
  • 의이자손, 칩칩혜(宜爾子孫, 蟄蟄兮)

여치날개여, 무수히 모여드네.
그대 자손들, 화락하게 모여사네.

6. 도요(桃夭)/복숭아 나무

시집가는 아가씨들을 축복해 주는 노래이다.
분홍색 고운 복사꽃과 시집가는 아가씨의 고운 분홍빛 뺨이 조화를 이룬다.

  • 도지요요, 작작기화(桃之夭夭, 灼灼其華)
  • 지자우귀, 의기실가(之子于歸, 宜其室家)

복숭아나무 싱싱하고, 그 꽃 활짝 피었다.
아가씨 시집가니, 집안이 화락하다.

  • 도지요요, 유분기실(桃之夭夭, 有蕡其實)
  • 지자우귀, 의기가실(之子于歸, 宜其家室)

복숭아나무 싱싱하고, 그 열매 무성하다.
아가씨 시집가니, 집안이 화락하다.

  • 도지요요, 기엽진진(桃之夭夭, 其葉蓁蓁)
  • 지자우귀, 의기가인(之子于歸, 宜其家人)

복숭아나무 무성하고, 그 잎이 무성하다.
아가씨 시집가니, 집안이 화락하다.

7. 토저(兎罝)/토끼 그물

무사를 칭송하는 노래로 토끼 그물을 치는 작은 일조차 소홀히 하지 않는 사람이 곧 나라의 훌륭한 사람이라는 내용이다.
공후(公侯)는 주나라 제후의 다섯 등급 중 공(公)과 후(侯)를 말한다.

  • 숙숙토저, 탁지정정(肅肅兎罝, 椓之丁丁)
  • 규규무부, 공후우성(赳赳武夫, 公侯于城)

촘촘이 짜인 토끼 그물, 말뚝 박는 소리 쩡쩡
씩씩한 무사여, 공후는 나라의 간성

  • 숙숙토저, 시우중규(肅肅兎罝, 施于中逵)
  • 규규무부, 공후호구(赳赳武夫, 公侯好仇)

촘촘이 쩌인 토끼 그물, 길목에 말뚝 박는다.
씩씩한 무사여, 공후의 좋은 일꾼

  • 숙숙토저, 시우중림(肅肅兎罝, 施于中林)
  • 규규무부, 공후복심(赳赳武夫, 公侯腹心)

촘촘이 짜인 토끼 그물, 숲 속에 말뚝 박는다.
씩씩한 무사여, 공후의 심복이어라.

8. 부이(芣苢)/질경이

부인들이 나물을 뜯을 때 부르는 가장 오래되고 소박한 노동요이다.
단조로운 리듬이 빠르게 반복되어 일의 효과를 높인다.
질경이는 잎이 크고 줄기가 긴데 길에서 자라며 봄에 뜯어서 삶아 먹는 나물이다.

  • 채채부이, 박언채지(采采芣苢, 薄言采之)
  • 채채부이, 박언유지(采采芣苢. 薄言有之)
  • 채채부이, 박언철지(采采芣苢, 薄言掇之)
  • 채채부이, 박언결지(采采芣苢, 薄言袺之)
  • 채채부이, 박언혈지(采采芣苢, 薄言襭之)

질경이를 캐고 캐세, 자 캐어보세.
질경이를 캐고 캐세, 자 담아보세.
질경이를 캐고 캐세, 자 주워보세.
질경이를 캐고 캐세, 자 옷섶에 담아보세.
질경이를 캐고 캐세, 자 치마에 담아보세.

9. 한광(漢廣)/한수는 넓고 넓어

한수(漢水)의 강 이쪽에서 저쪽 기슭을 보니 아리따운 여인이 놀러나와 있는데 말을 걸고 싶으나 용기가 없다.
한수나 강수가 넓고 길어서만은 아니다.
두근거리는 사모의 마음이 후렴구를 통해 잘 드러나 있다.

  • 남유교목, 불가휴식(南有喬木, 不可休息)
  • 한유유녀, 불가구사(漢有游女, 不可求思)
  • 한지광의, 불가영사(漢之廣矣, 不可泳思)

남쪽에 우뚝 솟은 나무 있어도, 그 아래서 쉴 수 없도다.
한수에 노는 아가씨 있어도, 다가가 가까이 할 수 없도다.
한수가 너무 넓어, 다가가 가까이 할 수 없도다.

  • 강지영의, 불가방사(江之永矣, 不可方思)
  • 교교착신, 언예기초(翹翹錯薪, 言刈其楚)
  • 지자우귀, 언말기마(之子于歸, 言秣其馬)
  • 한지광의, 불가영사(漢之廣矣, 不可泳思)

강물이 너무 길어, 다가가 가까이 할 수 없도다.
빽빽이 우거진 잡목, 가시나무를 베어내리.
저 아가씨 시집가면, 그 말을 먹이리라.
한수가 너무 넓어, 다가가 가까이 할 수 없도다.

  • 강지영의, 불가방사(江之永矣, 不可方思)
  • 교교착신, 언예기루(翹翹錯薪, 言刈其蔞)
  • 지자우귀, 언말기구(之子于歸, 言秣其駒)
  • 한지광의, 불가영사(漢之廣矣, 不可泳思)
  • 강지영의, 불가방사(江之永矣, 不可方思)

강물이 너무 길어, 다가가 가까이 할 수 없도다.
빽빽이 우거진 잡목, 가시나무를 베어내리.
저 아가씨 시집가면, 그 망아지 먹이리라.
한수가 너무 넓어, 다가가 가까이 할 수 없도다.
강물이 너무 길어, 다가가 가까이 할 수 없도다.

10. 여분(汝墳)/여수가의 방죽

여수가에 사는 부인이 남편이 부역 나갔다가 돌아온 것을 기뻐하며 다시 가지 않기를 바라며 부른 노래이다.
이 시는 굴만리에 따르면 나라가 어지러움을 표현하고 잇으므로 주나라 초기의 시는 아니라고 한다.
방어라는 물고기를 애쓰고 지치면 꼬리가 붉어진다고 한다.

  • 준피여분, 벌기조매(遵彼汝墳, 伐其條枚)
  • 미견군자, 녁여조기(未見君子, 惄如調飢)

저 여수가의 방죽을 따라, 작은 나뭇가지를 친다.
아직 님을 보지 못하여, 그리움은 배고픈 듯하여라.

  • 준피여분, 벌기조이(遵彼汝墳, 伐其調肄)
  • 기견군자, 불아하기(旣見君子, 불아하기)

저 여수가의 방죽을 따라, 작은 나뭇가지를 친다.
님을 만나보니, 나를 버리지 않으셨네.

  • 방어정미, 왕실여훼(魴魚赬尾, 王室如燬)
  • 수칙여훼, 부모공이(雖則如燬, 父母孔邇)

방어는 꼬리가 붉어지고, 왕실은 불타는 듯 어지럽구나.
불타는 듯 하여도, 부모님이 가까이 계십니다.

11. 린지지(麟之趾)/기린의 발

공후(公侯)의 자손들이 번창하길 바라는 노래이다.
기린은 상서로운 동물로 곤충이나 풀 따위를 밟지 않으며, 정치가 잘 될 때 나타난다고 한다.
매 연의 마지막 구에 감탄사를 넣어 찬양하는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 린지지, 진진공자(麟之趾, 振振公子)
  • 우차린혜(于嗟麟兮)

기린의 발이여, 번창한 공후의 자제들이로다.
아, 기린이여.

  • 린지각, 진진공즉(麟之角, 振振公族)
  • 우차인혜(于嗟麟兮)

기린의 뿔이여, 번창한 공후의 일족이로다.
아, 기린이여.


2권 소남(召南)

소남(召南)은 주문왕(周文王)의 아들 소공석(召公奭)이 남방지역에서 모은 노래이다.
후대의 노래도 섞여있는 듯하다.

1. 작소(鵲巢)/까치집

시집가는 여자를 축하해주는 노래이다.
옛날 사람들은 까치가 집을 지어놓으면 비둘기가 들어가 산다고 믿었다.
까치집에 비둘기가 들어가 사는 것은 훌륭한 집안으로 시잡가는 신부를 상징한다.

  • 유작유소, 유구거지(維鵲有巢, 維鳩居之)
  • 지자우귀, 백양어지(之子于歸, 百兩御之)

까치둥지에, 비둘기가 산다.
아가씨 시집올 때, 백대의 수레가 영접한다.

  • 유작유소, 유구방지(維鵲有巢, 維鳩方之)
  • 지자우귀, 백양장자(之子于歸, 百兩將之)

까치둥지에 비둘기가 산다.
아가씨 시집갈 때 백대의 수레가 배웅한다.

  • 유작유소, 유구영지(維鵲有巢, 維鳩盈之)
  • 지자우귀, 백양성지(之子于歸, 百兩成之)

까치둥지에, 비둘기가 가득하다.
저 아가씨 시집올 때 수레 백채 따라오네.

2. 채번(采蘩)/다북쑥을 캐어보세

제후(諸侯)의 부인이 제사지낼 때 부른 노래이다.

'다리'는 머리 위에 얹는 장식 머리를 말한다.

-우이채번, 우소우지(于以采蘩, 于沼于沚)

-우이용지, 공후지사(于以用之, 公侯之事)

어디서 다북쑥을 뜯을까요, 그 곳은 연못가 물가지요.

어디에 그것을 쓸까요, 공후의 제사에서지요.

-우이채번, 우간지중(于以采蘩, 于澗之中)

-우이용지, 공후지궁(于以用之, 公侯之宮)

어디서 다북쑥을 뜯을까요, 그 곳은 산골짝 물가지요.

어디에 그것을 쓸까요, 공후의 묘당에서지요.

-피지동동, 숙야재공(被之僮僮, 夙夜在公)

-피지기기, 박언환기(被之祁祁, 薄言還歸)

단정한 머리하고, 아침부터 밤까지 묘당에 있었어요.

아름다운 머리하고, 묘당에서 돌아왔지요.

  1. 초충(草蟲)/풀벌레

부인이 부역나간 남편을 그리워하며 부른 노래이다.

풀벌레 울고 메뚜기 뛰는 계절은 가을이고, 고사리와 고비를 뜯는 계절은 봄이다.

따라서 남편이 오랫동안 집에 돌아오지 못하였으니 시절이 변하는 것을 보며 남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요요초충, 적적부종(喓喓草蟲, 䢰䢰阜螽)

-미견군자, 우심충충(未見君子, 憂心忡忡)

-역기견지, 역기구지, 아심칙강(亦旣見止, 亦旣覯止, 我心則降)

요란하다 풀벌레 소리, 새끼 메뚜기가 뛰어논다.

당신을 보지 못해, 이 마음 뒤숭숭하다.

만나 본다면, 당신을 만나기만 한다면, 내 마음 놓이련만

-척피남산, 언채기궐(陟彼南山, 言采其蕨)

-미견군자, 우심철철(未見君子, 憂心惙惙)

-역기견지, 역기구지, 아심칙설(亦旣見止, 亦旣覯止, 我心則說)

저 남산에 올라, 고사리를 캐자구나.

당신을 만나지 못해, 내 마음 어수선하다.

당신을 본다면, 당신을 만나기만 한다면, 내 마음 기쁘련만

-척피남산, 언채기미(陟彼南山, 言采其薇)

-미견군자, 아심상비(未見君子, 我心傷悲)

-역기군자, 역기구지, 아심칙이(亦旣見止, 亦旣覯止, 我心則夷)

저 남산에 올라, 고비를 캐자구나.

당신을 보지 못해, 내 마음이 쓰라리다.

당신을 본다면, 당신을 만나기만 한다면, 내 마음 편안하련만.

  1. 채빈(采蘋)/개구리 밥을 따다

제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읊은 노래이다.

-우이채빈, 남간지빈(于以采蘋, 南澗之濱)

-우이채조, 우피행료(于以采藻, 于彼行潦)

개구리밥 뜯으러 남쪽 시냇가로 가고,

마름풀 뜯으러는 저 길가 도랑물로 가요.

-우이성지, 유광급거(于以盛之, 維筐及筥)

-우이상지, 유기급부(于以湘之, 維錡及釜)

어디에다 담을까요, 광주리에 담고

어디에다 삶을까요, 가마솥에 삶아요.

-우이전지, 종실유하(于以奠之, 宗室牖下)

-수기시지, 유제계녀(誰其尸之, 有齊季女)

어디에다 올릴까요, 종묘 사당에 놓고

누가 맡아 하나요, 제나라 막내공주가 해요.

  1. 감당(甘棠)/팥배나무

소공(召公)이 남쪽 나라를 돌아다니며 문왕의 정책을 펼 때 팥배나무 아래에서 쉬어 갔다.

백성들이 그를 존경하는 마음에 그 때 쉬던 팥배나무까지도 소중히 여겨 부른 노래라고 한다.

굴만리는 이 시의 주인공 소공석(召公奭)을 후대의 소공호라고 주장한다.

팥배나무는 두리(杜梨)라고도 하는데, 흰 것을 이(梨), 붉은 것을 두(杜)라고 한다.

-폐불감당, 물전물발, 소백소발(蔽芾甘棠. 勿翦勿伐, 召伯所茇)

-폐불감당, 물전물폐, 소백소게(蔽芾甘棠, 勿翦勿敗, 召伯所憩)

-폐불감당, 물정물배, 소백소설(蔽芾甘棠, 勿翦勿拜, 召伯所說)

무성한 팥배나무, 자르지 마라 베지도 마라, 소백님이 머무시던 곳

우거진 팥배나무, 자르지 마라 꺾지도 마라, 소백님이 쉬시던 곳

우거진 팥배나무, 자르지 마라 휘지도 마라, 소백님이 즐기시던 곳

  1. 행로(行露)/길가의 이슬

여자가 예를 갖추지 않은 청혼을 거절하며 부른 노래이다.

이슬길은 험한 세상을 비유한 말이다.

'참새 부리는 쪼라고 있는 것이고 쥐의 어금니는 갉으라고 있는 것인데, 그대는 어째서 내게 이야기 하지 않고 소문만 내고 소송이나 한단 말인가'라며 한탄하는 내용이다.

-염읍행로, 기불숙야, 위행다로(厭浥行露, 豈不夙夜, 謂行多露)

-수위작무각, 하이천아옥(誰謂雀無角, 何以穿我屋)

축축이 이슬 내린 길에, 어찌 이른 아침과 깊은 밤에는 가지 않는가, 길에

이슬이 많아서지요.

누가 참새에게 부리가 없다고 하나요, 없다면 어떻게 나를 감옥으로 부를

수 있겠어요.

-수위여무가, 하이속아옥(誰謂女無家, 何以速我獄)

-수속아옥, 실가불족(雖速我獄, 室家不足)

누가 당신에게 세력이 없다고 하나요, 없다면 어떻게 나를 감옥으로 부를

수 있겠어요.

비록 나를 감옥으로 불러도, 나를 아내 삼지는 못해요.

-수위서무가, 하이천아용(誰謂鼠無牙, 何以穿我墉)

-수위여무가, 하이속아송(誰謂女無家, 何以速我訟)

-수속아송, 역불여종(雖速我訟, 亦不女從)

누가 쥐에게 이빨이 없다고 하나요, 없다면 어떻게 우리 담을 뚫을 수 있겠

어요.

누가 당신에게 세력이 없다고 하나요, 없다면 어떻게 나에게 송사를 걸 수

있겠어요.

비록 나에게 송사를 걸어도, 나는 당신을 따르지 않겠어요.

  1. 고양(羔羊)/염소

당시 관리의 유유자적하는 모습을 읊은 노래이다.

갖옷은 가죽으로 만든 옷으로 관리들이 입었는데, 정치가 잘 되어 백성들이 관리를 칭찬하는 내용이다.

-고양지피, 소사오타(羔羊之皮, 素絲五紽)

-퇴식자공, 위사위사(退食自公, 委蛇委蛇)

염소 가죽옷, 흰 명주실 다섯 타래로 만들었네.

밥 먹을 가는 길, 의젓하고도 의젓하다.

-고양지혁, 소사오역(羔羊之革, 素蛇五緎)

-위사위사, 자공퇴식(委蛇委蛇, 自公退食)

염소 가죽 갑옷을, 흰 명주실 다섯 함으로 수놓았네.

의젓하고도 의젓하다, 밥 먹으로 가는 길

-고양지봉, 소사오총(羔羊之縫, 素絲五總)

-위사위사, 퇴식자공(委蛇委蛇, 退食自公)

염소 가죽옷 솔기에, 흰 명주실 다섯 총으로 장식했네.

의젓하고도 의젓하다, 밥 먹으러 가는 길.

  1. 은기뢰(殷其靁)천둥소리

부인이 부역나간 남편을 그리워하며 부른 노래이다.

천둥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놀라게 하므로 멀리 간 남편을 그리워함이 당연하다.

-은기뢰, 재남산지양(殷其靁, 在南山之陽)

-하사위사, 막감혹황(何斯違斯, 莫敢或遑)

-진진군자, 귀재귀재(振振君子, 歸哉歸哉)

우르릉 쾅 천둥소리, 남산 남쪽에서 천둥소리 울린다.

어찌해 이곳을 떠나셨나, 잠깐이라도 돌아오실까.

씩씩하고 미더운 당신, 돌아오소서 돌아오시옵소서.

-은기뢰, 재남산지측(殷其靁, 在南山之側)

-하사위사, 막감황식(何斯違斯, 莫敢遑息)

-진진군자, 귀재귀재(振振君子, 歸哉歸哉)

우르릉 쾅 천둥소리, 남산 곁에서 천둥소리 울린다.

어찌해 이곳을 떠나셨나요, 잠깐만이라도 돌아와 숨이라도 돌리옵소서.

씩씩하고 미더운 당신, 돌아오소서 돌아오시옵소서.

-은기뢰, 재남산지하(殷其靁, 在南山之下)

-하사위사, 막혹황처(何斯違斯, 莫或遑處)

-진진군자, 귀재귀재(振振君子, 歸哉歸哉)

우르릉 쾅 찬둥소리, 남산 아래에서 울린다.

어찌해 이곳을 떠나셨나요, 잠시라도 머물러 계실까.

씩씩하고 미더운 당신, 돌아오소서 돌아오시옵소서.

  1. 표유매(摽有梅)/떨어지는 매화열매

늦게까지 시집 못간 아가씨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부른 노래이다.

매실이 달랑 일곱 개만 남은 것으로 시집 못간 처지를 비유하고 있다.

늦가을이니 나를 찾는 총각은 빨리 서둘러 더 늦지 말라는 하소연이 절절하다.

-표유매, 기실칠혜(摽有梅, 其實七兮)

-구아서사, 태기길혜(求我庶士, 迨其吉兮)

익어 떨어지는 매화 열매, 남은 열매 일곱이어요.

내게 구혼할 도련님들, 좋은 기회 붙잡아요.

-표유매, 기실삼혜(摽有梅, 其實三兮)

-구아서사, 태기금혜(求我庶士, 迨其今兮)

익어 떨어지는 매화 열매, 남은 열매 셋이어요.

내게 구혼할 도련님들, 오늘 곧 붙잡아요.

-표유매, 경광기지(摽有梅, 頃筐墍之)

-구아서사, 태기위지(求我庶士, 迨其謂之)

익어 떨어지는 매화 열매, 대바구니에 주워 담았소.

내게 구혼할 도련님들, 말씀만 해 주세요.

10, 소성(小星)/작은 별

나라일에 정신 없는 관리의 애환을 노래하였다.

삼성과 묘성은 28별자리 중 서방에 속한 별이다.

-혜피소성, 삼오재동(嘒彼小星, 三五在東)

-숙숙소정, 숙야재공, 식명불동(肅肅宵征, 夙夜在公, 寔命不東)

반짝반짝 저기 작은 별들, 셋 다섯 동쪽에서 반짝나네.

총총히 밤에 나타나, 새벽부터 밤까지 공무를 본다, 확실히 팔자 같지 않다

네.

-혜피소성, 유삼여묘(嘒彼小星, 維參輿昴)

-숙숙소정, 포금여주, 식명불유(肅肅宵征, 抱衾輿裯, 寔命不猶)

반짝반짝 저기 작은 별들, 삼성과 묘성인가.

총총히 밤네 나타나, 이부자리와 속옷을 만도 돈다, 확실히 팔자는 같지 않

다네.

  1. 강유사(江有汜)/강물도 사라져

사랑하는 여자가 자기를 버리고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가자, 슬퍼하며 부른 노래이다.

'사(汜)'는 물이 갈라졌다가 다시 합치는 것을 말하는데, 이 시의 화자는 비록 지금은 떠나가지만 나중에라도 다시 나에게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다.

-강유사, 지자귀, 불아이(江有汜, 之子歸, 不我以)

-불아이, 기후야회(不我以, 其後也悔)

강물도 갈라져 흐르고, 아가씨는 시집을 가네, 나를 싫다하고.

나를 싫다하는구나, 뒤에는 뉘우치리라.

-강유저, 지자귀, 불아여(江有渚, 之子歸, 不我與)

-불아여, 기후야처(不我與, 其後也處)

강물 옆에는 늪이 있고, 아가씨는 시집을 가네, 나와 함께 하려 않네.

나와 함께 하려 않네, 뒤에는 나와 같이 있게 되리라.

-강유타, 지자귀, 불아과(江有沱, 之子歸, 不我過)

-불아과, 기소야가(不我過, 其嘯也歌)

강물은 굽이치고, 아가씨는 시집을 가네, 나를 버리고 가시네.

나를 버리고 가시네, 그 피리소리야 슬픈 노래여라.

  1. 야유사균(野有死麕)/들판에 죽은 노루

남녀가 들판에서 만나는 광경을 노래한 시이다.

사랑하는 사이라면 무언가 주고 싶지 않겠는가?

마지막 연의 '혜(兮)"는 길게 늘어지는 음조를 가지고 있어 묘한 여운을 느끼게 한다.

-야유사균, 백모포지(野有死麕, 白茅包之)

-유여회춘, 길사유지(有女懷春, 吉士誘之)

들판에서 잡은 노루, 고기를 흰 띠풀에 싸서 주었다.

아가씨는 춘저에 젖어, 멋진 총각이 유혹한다.

-임유박속, 야유사록(林有樸樕, 野有死鹿)

-백모순속, 유여여옥(白茅純束, 有女如玉)

-서이탈탈혜, 무감아세혜, 무사방야혜(舒而脫脫兮, 無感我帨兮, 無使尨也兮)

숲속에 떡갈나무, 들판에 잡은 짐승,

고기를 흰 띠풀로 묶어주었다, 아가씨 옥같이 아름다워,

천천히 가만가만히, 내 앞치마를 만지지 마세요, 삽살개가 짓게 하지마세요.

  1. 하피농의(何彼禯矣)/어찌 저리도 고울까

왕희(王姬)는 주나라 공주를 말하고 공자는 제후의 아들을 말한다.

주나라와 제후국인 제나라 사이의 결혼을 노래한 시이다.

'아가위'는 산앵두를 말하고, '오얏'은 자두보다 조금 작은 과일이다.

-하피농의, 당체지화(何彼禯矣, 唐棣之華)

-갈불숙옹, 왕희지차(曷不肅雝, 王姬之車)

어찌 저리도 고울까, 산앵두 꽃이구나.

어찌 조용하지 않을까, 공주의 수레여.

-하피농의, 화여도이(何彼禯矣, 華如桃李)

-평왕지손, 제후지자(平王之孫, 齊侯之子)

어찌 저리도 고울까, 꽃이 복숭아꽃 그리고 배꽃 같구나.

평왕의 손녀, 제왕의 딸이로다.

-기조유하, 유사이민(其釣維何, 維絲伊緡)

-제후지자, 평왕지손(齊侯之子, 平王之孫)

낚시질은 어떻게 하나, 명주실을 꼬아 만든 저 낚싯줄로 하지요.

제후의 딸, 평왕의 손녀로다.

  1. 추우(騶虞)/추우꾼

추우는 원래 흰바탕에 검은 무늬가 있으며 살아있는 것을 먹지 않는 어진 짐승을 말한다.

이 이름은 당시 천자의 동산을 관리하는 사람의 관직명으로 쓰기도 했다.

여기서는 후자의 뜻으로 사냥의 힘찬 기세를 나타낸다.

-피불자가, 일발오파(彼茁者葭, 壹發五豝)

-우차호추우(于嗟乎騶虞)

저 무성한 갈대밭에서, 한 화살에 다섯 마리 암퇘지를 잡았네.

아아! 추우꾼이여.

-피줄자봉, 일방오종(彼茁者蓬, 壹發五豵)

-우차호추우(于嗟乎騶虞)

저 무성한 다북쑥밭에서, 한 화살에 다섯 마리 새끼돼지를 잡았네.

아아! 추우꾼이여.


3권 패풍(邶風)

패풍(邶風)은 패(邶)나라의 노래란 뜻으로, 주무왕(周武王)이 은(殷)나라를 정복한 뒤에 주왕(紂王)의 아들 무경(武庚)을 은(殷)나라 유민들이 사는 땅에 봉해주고 은(殷)나라의 제사를 잇게 해 주었다.
그런 뒤에 그 땅을 셋으로 나누어 무왕(武王)의 아들인 관숙(管叔), 채숙(菜叔), 곽숙(藿叔)에게 다스리게 하였다.
이를 삼감(三監)이라 한다.
은(殷)나라 도읍지의 동쪽을 위(衛)라 하여 관숙(管叔)이 감독하였고, 서쪽을 용(鄘)이라 하여 채숙(菜叔)이 감독하였으며, 북쪽을 패(邶)라 하여 곽숙(藿叔)이 감독하였다.

1. 백주(柏舟)/잣나무 배

때를 만나지 못한 사람이 잣나무 배를 자신에게 견주어 노래한 시이다.

-범피백주, 역범기류(汎彼柏舟, 亦汎其流)

-경경불매, 여유은우(耿耿不寐, 如有隱憂)

-미아무주, 이오이유(微我無酒, 以敖以遊)

둥실둥실 잣나무 배, 물결 따라 흐르는데,

밤새도록 잠 못 이루니, 가슴 아픈 이내 시름,

술이 없어 마시지 못하며, 즐기지 못함이 아니라네.

-아심시감, 불가이여(我心匪鑒, 不可以茹)

-역유형제, 불가이거(亦有兄弟, 不可以據)

-박언왕소, 봉피지노(薄言往愬, 逢彼之怒)

내 마음 거울이 아니니, 비춰 보여줄 수도 없고,

형제가 있으나, 의지할 수 없으니

찾아가 하소연 해보아야 노여움만 사겠네.

-아심비적, 불가전야(我心匪石, 不可轉也)

-아심비석, 불가권야(我心匪席, 不可券也)

-위의체체, 불가선야(威儀棣棣, 不可選也)

내 마음 돌이 아니니, 굴리지도 못하고

내 마음 멍석이 아니니 돌돌 말아 걷을 수도 없으나,

의젓한 마음가짐 흠잡을 데 없건만,

-우심초초, 온우군소(憂心悄悄, 慍于群小)

-구민기다, 수모불소(覯閔旣多, 受侮不小)

-정언사지, 오벽유표(靜言思之, 寤噼有摽)

근심스런 마음 초조하니 하찮은 무리에게 원망을 사고,

쓰라린 일 이미 많고 수모도 적지 않아,

가만히 생각하다 가슴만 쥐어 뜯네.

-일거월제, 호질이미(日居月諸, 胡迭而微)

-심지우의, 여비한의(心之憂矣, 如匪澣衣)

-정언사지, 불능분비(靜言思之, 不能奮飛)

해여! 달이여, 어찌 서로 번갈아 이그러지나.

내 마음의 시름이여, 때 묻은 옷과 같아,

가만히 생각하니 훨훨 날아가고 싶네.

  1. 녹의(綠衣)/녹색 저고리

청(靑), 황(黃), 적(赤), 백(白), 흑(黑)의 다섯 가지 색은 정색(正色)이고, 나머지 색은 간색(間色)이라 한다.

여기서 황색은 본처를 뜻하고, 녹색은 간색이라서 첩을 뜻한다.

첩이 본처보다 사랑받자 이를 탄식하며 부른 노래이다.

-녹혜의혜, 녹의황리(綠兮衣兮, 綠衣黃裏)

-심지우의, 갈유기이(心之憂矣, 曷維其已)

겉은 녹색 저고리인데, 속은 황색이네

이 마음의 시름은 언제나 그치려나.

-녹혜의혜, 녹의황상(綠兮衣兮, 綠衣黃裳)

-심지우의, 갈유기망(心之憂矣, 曷維其亡)

녹색 저고리에 황색 치마 입었네.

이 마음의 시름은 언제나 잊히려나.

-녹혜사혜, 여소치혜(綠兮絲兮, 女所治兮)

-아사고인, 비무우혜(我思古人, 俾無訦兮)

녹색실은 그대가 물들인것

옛사람 생각하여 허물없어 하네.

-치혜격혜, 처기이풍(絺兮绤兮, 凄其以風)

-아사고인, 실획아심(我思古人, 實獲我心)

모시옷 베옷에 바람마저 차갑네,

옛사람 생각하니 내 마음 아시리라.

  1. 연연(燕燕)/제비

여동생을 시집 보낼 때 오빠가 부른 노래이다.

1, 2, 3연은 시집가는 누이를 전송하는 장면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오래했고, 마지막 연은 누이동생을 회고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누이동생을 생각하는 오빠의 정이 노래에 녹아 있다.

-연연우비, 차지기우(燕燕于飛, 差池其羽)

-지자우귀, 원송우야(之子于歸, 遠送于野)

-첨방불급, 읍체여우(瞻望弗及, 泣涕如雨)

제비들이 날아가네, 앞서거니 뒤서거니

우리 누이 시집가는데 먼 들 나가 전송하나

바라보다 보이지 않아 눈물이 비오 듯 하네.

-연연우비, 힐지항지(燕燕于飛, 頡之頏之)

-지자우귀, 원우장지(之子于歸, 遠于將之)

-첨망불급, 저립이읍(瞻望弗及, 佇立以泣)

제비들이 날아가네 오르거니 내리거니,

우리 누이 시집가는데 먼 들 나가 전송하나

바라보다 보이지 않아 눈물이 비오듯 하네.

-연연우비, 하상기음(燕燕于飛, 下上其音)

-지자우귀, 원송우남(之子于歸, 遠送于南)

-첨망불급, 실로아심(瞻望弗及, 實勞我心)

제비들이 날아가네 위 아래로 지저귀며,

우리 누이 시집가는데 멀리 남쪽에서 전송하나

바라보다 보이지 않아 내 마음 괴로우네.

-중씨임지, 기심색연(仲氏任只, 其心塞淵)

-종온차혜, 숙신기신(終溫且兮, 淑愼其身)

-선군지사, 이욱과인(先君之思, 以朂寡人)

누이는 착실하고 속내도 깊어 그 마음 그윽하니

따뜻하고 부드러워 몸가짐도 아름다이

삼가고 아버님 생각하여 나를 늘 도왔다네.

  1. 일월(日月)/해와 달

남편에게 버림받고도 변함 없이 남편을 사모하는 애절한 마음을 노래하였다.

-일거월저, 조림하토(日居月諸, 照臨下土)

-내여지인혜, 서불고처(乃如之人兮, 逝不古處)

-호능유정, 영불아고(胡能有定, 寧不我顧)

저 하늘 해와 달은 오늘도 이 세상을 비추건만

어찌하여 우리 님은 옛날과는 다르게 차가울까요.

어찌해야 님의 마음 잡을까요, 나를 돌아보지 않으니.

-일거월저, 하토시모(日居月諸, 下土是冒)

-내여지인혜, 서불상호(乃如之人兮, 逝不相好)

-호능유정, 영불아보(胡能有定, 寧不我報)

저 하늘 해와 달은 이 세상 을 비추건만

어찌하여 우리 님은 나를 좋아하지 않을까요.

어찌해야 님의 마음 잡을까요, 내개 말도 하지 않으니.

-일거월저, 출자동방(日居月諸, 出自東方)

-내여지인혜, 덕음무량(乃如之人兮, 德音無良)

-호능유정, 비야가망(胡能有定, 俾也可忘)

저 하늘 해와 달은 오늘도 동녘에 떠오르건만

어찌하여 우리 님은 따뜻한 말 한마디 하지 않을까요.

어찌해야 님의 마음 잡을까요, 당신을 잊을 수 없으니.

-일거월저, 동방자출(日居月諸, 東方自出)

-부혜모혜, 축아부졸(父兮母兮, 畜我不卒)

-호능유정, 보아불술(胡能有定, 報我不述)

저 하늘 해와 달은 오늘도 동녘에 떠오르건만

아버님 어머님 그이는 나와 살지 않겠다 하네요.

어찌해야 님의 마음 잡을까요, 내게는 차갑게만 하니.

  1. 종풍(終風)/바람

부인이 남편에게 버림받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이다.

-종풍차폭, 고아즉소(終風且暴, 顧我則笑)

-학랑소오, 중심시도(謔浪笑敖, 中心是悼)

온종일 바람 몰아치듯 하다가도 나를보고 웃네.

나를 놀리며 즐거워하니 내 마음 서글퍼라.

-종풍차폭, 혜연긍래(終風且暴, 惠然肯來)

-막왕막래, 유유아사(莫往莫來, 悠悠我思)

온종일 바람 불고 흙비마저 날리네.

기꺼이 한 번 올 것 같아도 오가지 않으니 아득한 그리움이여.

-종풍차열, 불일유열(終風且噎, 不日有噎)

-오언불매, 원언즉체(寤言不寐, 願言則嚏)

온종일 바람 불고 음산하더니, 하루도 흐리지 않은 날이 없네.

자다가 깨어서 잠 못 이루고 생각하면 가슴이 메이네.

-열열기음, 훼훼기뢰(噎噎其陰, 虺虺其雷)

-오언불매, 원언즉회(寤言不寐, 願言則懷)

온종일 음산하고 음산하더니, 우르릉 천둥소리마저 들리네.

자다가 깨어서 잠 못 이루고 생각하면 가슴만 쓰리네.

  1. 격고(擊鼓)/북소리

남들은 도읍에서 성을 쌓거나 흙일을 하는데, 사랑하는 이를 두고 남쪽으로 전쟁하러 가는 처지를 한탄하는 노래이다.

-격고기당, 용약용병(擊鼓其鏜, 踊躍用兵)

-토국성조, 아독남행(土國城漕, 我獨南行)

북소리 둥둥 울리면, 무기 들고 뛰어 일어나네.

흙일과 성쌓기 한창인데 나만 홀로 남쪽으로 가네.

-종손자중, 평진여송(從孫子仲, 平陳與宋)

-불아이귀, 우심유충(不我以歸, 憂心有忡)

손자중 장군을 따라 진나라와 송나라 평정하러 가네.

살아서 돌아갈까 생각하니 마음의 근심 하염없네.

-원거원처, 원상기마(爰居爰處, 爰喪其馬)

-우이구지, 우림지하(于以求之, 于林之下)

이곳 저곳 머무는 몸 말마저 잃었으니,

어디가 찾으리요, 숲속을 찾아 헤매네.

-사생계활, 여자성설(死生契闊, 與子成說)

-집자지수, 여자해로(執子之手, 與子偕老)

죽든지 살든지 같이 하자고 그대와 약속했네.

그대 손을 부여잡고 백년해로 하자 했네.

-우차활혜, 불아활혜(于嗟闊兮, 不我活兮)

-우차순혜, 불아신혜(于嗟洵兮, 不我信兮)

아! 너무 멀리 떨어졌으니, 함께 살 길 가이없네.

아! 아득히 멀리 떨어져 우리 언약 지키지 못하겠네.

  1. 개풍(凱風)/남쪽에서 부는 바람

아들 일곱을 둔 어머니가 편안하지 못한 것을 보고 자식들이 효도하지 못한 것을 자책하며 부른 노래이다.

반대로 아들을 일곱을 둔 어머니가 재혼하려 하자 자식들이 안 좋은 소문을 감추고 오히려 반어법으로 이 노래를 불렀다고도 한다.

이 이야기는 옛날 민화인 북두칠성 이야기와 닿아 있다.

-개풍자남 취피극심(凱風自南, 吹彼棘心)

-극심요요, 모씨구로(棘心夭夭, 母氏劬勞)

남쪽에서 부는 따뜻한 바람 대추나무 새싹을 어루만지네.

대추나무 새싹 아직 어려도 어머님 노고가 너무 크시네.

-개풍자남, 취피극신(凱風自南, 吹彼棘身)

-모씨성선, 아무영인(母氏聖善, 我無令人)

남쪽에서 부는 따뜻한 바람 대추나무 가지를 어루만지네.

어머님 마음 지극히 착하신데 우리는 훌륭한 아들 되지 못했네.

-원유한천, 재준지하(爰有寒泉, 在浚之下)

-유자칠인, 모씨노고(有子七人, 母氏勞苦)

저기 저 준땅의 차가운 샘물, 온 고을 적셔주거늘,

아들을 일곱이나 두었으니 어머님 고생 가이없었네.

-현환황조, 재호기음(晛晥黃鳥, 載好其音)

-유자칠인, 막위모심(有子七人, 莫慰母心)

곱디고운 저 꾀꼬리 노래소리 듣는 이를 즐겁게 하네.

아들을 일곱이나 두었으나 어머님 마음 위로하지 못하네.

  1. 웅치(雄稚)/수꿩

멀리 떠난 남편을 안타까워하며 아내가 부른 노래이다.

아마 남편은 누군가에 의해 이끌려 멀리 떠난 듯하다.

마지막 연의 '군자(君子)'는 남편을 데려간 사람이다.

장끼는 숫꿩을 말한다.

-웅치우비, 예예기우(雄稚于飛, 泄泄其羽)

-아지회의, 자아이조(我之懷矣, 自詒伊阻)

장끼가 날아가네, 푸득푸득 날개치며,

내 마음 그리워라, 그대 멀리 떠나갔네.

-웅치우비, 하상기음(雄稚于飛, 下上其音)

-전의구낮, 실로아심(展矣君子, 實勞我心)

장끼가 날아가네, 위아래로 소리치며

진실로 나의 님이여, 내 마음 애태우네.

-첨피일월, 유유아사(瞻彼日月, 悠悠我思)

-도지운원, 갈운능래(道之云遠, 曷云能來)

해와 달을 바라보니 내 마음 아득해라.

멀고 먼 저 길 떠나 언제나 돌아오시려나.

-백이군자, 부지덕행(百爾君子, 不知德行)

-불기불구, 하용불장(不忮不求, 何用不臧)

세상 사람들아 덕행을 모르는가

해치고 탐내지 않으면 어찌 좋지 않겠는가.

  1. 포유고엽(匏有苦葉)/박의 마른 잎

혼인을 앞둔 남녀가 부르는 노래이다.

꿩, 기러기, 얼음, 강물 등의 이미지는 결혼과 관계있다.

까투리는 꿩의 암놈이다.

-포유고엽, 제유심섭(匏有苦葉, 濟有深涉)

-심즉여, 천즉게(深則厲, 淺則揭)

박에는 쓰디 쓴 잎이 있고, 개울에는 깊디깊은 건널목이 있어

깊으면 옷 입는대로 건너고 얕으면 옷을 걷고 건너면 되네.

-유미제영, 유요치명(有瀰濟盈 有鷕稚鳴)

-제영불유궤, 치명구기무(濟盈不濡軌, 稚鳴求其牡)

개울에는 물이 넘쳐 출렁거리고, 저 너머엔 까투리가 울어대네.

물결이 출렁대도 수레 젖지 않고 까투리는 장끼를 찾아 우네.

-옹옹명안, 욱일시단(雝雝鳴鴈, 旭日始旦)

-사여귀처, 태빙미반(士如歸妻, 迨冰未泮)

기럭기럭 울어대는 저 기러기들 아침해 환하게 날이 새네.

장가가려는 총각은 이 얼음 풀리기 전에 서둘러 데려와야 하네.

-초초주자, 인섭앙부(招招舟子, 人涉卬否)

-인섭앙부, 앙수아우(人涉卬否, 卬須我友)

어서 오라 손짓하는 뱃사공, 남들은 다 타는데 나는 아니 타네.

다른 이 다 건너도 내가 건너지 않음은 내 짝을 기다리기 때문이네.

  1. 곡풍(谷風)/동풍

남편에게 버림 받은 여자가 부른 노래이다.

경수(涇水)는 새 여자이고, 위수(渭水)는 화자 자신이다.

어려울 때 모질게 고생시켜 놓고 이제와 떠나가다니, 자조 섞인 한숨이 각 연마다 묻어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밷는 남정네의 배신에도 불구하고 집안일을 걱정하는 여인의 진실함이 느껴지는 노래이다.

-습습곡풍, 이음이우(習習谷風, 以陰以雨)

-민면동심, 불의유노(黽勉同心, 不宜有怒)

-채봉채이, 무이하체(采葑采菲, 無以下體)

-덕음막위, 급이동사(德音莫違, 及爾同死)

따뜻한 동쪽 바람 불더니, 어느 새 날 흐리고 비가 내리네.

애써 마음 모아 함께 살다가 성내고 노여워하니 너무 하네요.

순무 뽑고 무우 뽑을 때는 밑동만 위함이 아니거늘

좋은 약속 변하지 않는다면 죽도록 그대와 함께 하련마는...

-행도지지, 중심유의(行道遲遲, 中心有違)

-불원이이, 박송아기(不遠伊邇, 薄送我畿)

-수위다고, 기감여제(誰謂茶苦, 其甘如薺)

-연이신혼, 여형여제(宴爾新昏, 如兄如弟)

가는 길 타박타박 발 못 뗌은 마음의 깊은 한 끊지 못함이오,

멀리는 그만두고 가까이라도 하다못해 문 밖이라도 바래다주지.

그 누가 씀바귀를 쓰다 하던가, 내게는 냉이보다 달구려.

그대는 새 여자 좋아하기를 형같이 아우같이 즐거워하네.

-경이위탁, 식식기지(涇以渭濁, 湜湜其沚)

-연이신혼, 불아설이宴爾新昏, 不我屑以)

-무서아량, 무발아구(毋逝我梁, 毋發我苟)

-아궁불열, 황홀아후(我躬不閱, 煌惚我後)

경수 때문에 위수가 흐려보이나, 파랗게 맑은 곳이 있거늘

그대는 신혼 재미에 취하여 나 같은 건 쳐다보지도 않는구려.

내가 놓은 어살엘랑 가지 말고 내가 놓은 통발일랑 들추지 마오.

하기사 쫓겨난 몸 뒷일을 걱정한들 무슨 소용 있으리.

-취기심의, 방지주지(就其深矣, 方之舟之)

-취기천의, 영지주의(就其淺矣, 泳之遊之)

-하유하망, 민면구지(何有何亡, 黽勉求之)

-범민유상, 포복구지(凡民有喪, 匍匐求之)

깊은 물에 이르러서는 뗏목 타고 배도 타고,

얕은 곳에 이르러서는 자맥질에 헤엄쳐 건너가네.

살림살이 살펴보며 고생고생 갖추었고,

이웃에 큰 일 생기면 힘을 다해 도왔다네.

-불아능욕, 반이아위수(不我能慉, 反以我爲讎)

-기조아덕, 고용불수(旣阻我德, 賈用不售)

-석육공육국, 급이전복(昔育恐育鞫, 及爾顚覆)

-기생기육, 비여우독(旣生旣育, 比予于毒)

그런 날 위해주기는 커녕 도리어 원수처럼 여기며,

이같이 내 정성을 저버리니 팔리지 않는 물건 같은 내 신세.

에전에 어렵고 가난했을 때 그대와 한 몸되어 고생했건만,

이제 겨우 살만하니 나를 마치 독처럼 여기는구려.

-아유지축, 역이어동(我有旨蓄, 亦以御冬)

-연이신혼, 이아어궁(宴爾新昏, 以我御窮)

-유광유고, 기이아이(有洸有潰, 旣詒我肄)

-불념석자, 이여내기(不念昔者, 伊余來墍)

내가 갖은 양념 김장 담그는 건 겨울나기 위함인데,

그대는 새 여자를 좋아하니 나는 궁할 때나 필요하나요.

사납게도 무섭게도 나를 고생시키고,

그 옛날 내게 와서 편히 쉬던 그 때는 잊으셨나요?

  1. 식미(式微)/날로 여위면서

나라를 빼앗기고 다른 나라에 가 그 나라의 푸대접에 돌아가고 싶은 심정을 표현한 노래이다.

여(呂)나라 제후가 적인(狄人)에게 쫓겨 나라를 버리고 위(衛)나라에 가서 지냈다.

위나라 임금이 군사를 내어주지 않자, 신하들이 여후(呂侯)에게 돌아가자며 부른 노래라고 한다.

-식미식미, 호불귀(式微式微, 胡不歸)

-미군지고, 호위호중로(微君之故, 胡爲乎中露)

여위고 여위면서 어이 아니 돌아가나

그대 아니면 어느 누가 이슬 젖어 살으리.

-식미식미, 호불귀(式微式微, 胡不歸)

-미굼지궁, 호위호이중(微君之躬, 胡爲乎泥中)

여위고 여위면서 어이 아니 돌아가나,

그대 아니면 어느 누가 진흙에 묻혀 살으리.

  1. 모구(旄丘)/높고 낮은 언덕

나라가 위태로워 다른 나라에 도움을 청했으나 도와주지 않자, 부른 노래이다.

칡덩쿨이 길어진 것이 그만큼 시간으 흐른 것을 뜻한다.

그런데도 태평하게 있자 이를 안타까워하는 내용이다.

-모구지갈혜, 하탄지절혜(旄丘之葛兮, 何誕之節兮)

-숙혜백혜, 하다일야(叔兮伯兮, 何多日也)

높고 낮은 저 언덕의 칡덩쿨은 어쩌면 저리도 길어졌을까

여러 아저씨 아재들이여, 어찌 세월만 보내시는가.

-하기처야, 필유여야(何其處也, 必有與也)

-하기구야, 필유이야(何其久也, 必有以也)

어찌해 거기에 머무시는지, 반드시 도와 줄 나라 있으리라.

어쩌면 그리 오래 걸리는가, 반드시 까닭이 있으리라.

-호구몽융, 비거불동(狐裘夢戎, 匪車不東)

-숙혜백혜, 미소여동(叔兮伯兮, 靡所與同)

여우갖옷 헤진지 오래인데, 수레가 동쪽으로 가지 않음은,

여러 아저씨 아재들이여, 그대들 마음이 나와 다른가.

-쇄혜미혜, 유리지자(瑣兮尾兮, 流離之子)

-숙혜백혜, 유여충이(叔兮伯兮, 褎如充耳)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이리저리 떠도는 사람들이라,

여러 아저씨 아재들이여, 귀먹은 사람처럼 들리지 않나.

  1. 간혜(簡兮)/익히다

춤추는 씩씩한 사나이를 노래한 시다.

만무(萬舞)는 모든 무용의 총칭이다.

무용에는 문무(文舞)와 무무(武舞)가 있는데, 문무는 새깃털과 피리를 들고 춤을 추며, 무무는 방패와 도끼를 들고 춤을 춘다.

-간혜간혜, 방장만무(簡兮簡兮, 方將萬舞)

-일지방중, 재전상처(日之方中, 在前上處)

익히고 익히어 만무춤 추려하네,

해는 높아 한낮인데 맨 앞 줄에 나섰네.

-석인우우, 공정만무(碩人俁俁, 公庭萬舞)

-유력여호, 집비여조(有力如虎, 執轡如組)

당당한 저 사나이 궁뜰에서 만무 추네,

힘센 호랑이 같고 말고삐 실 다루듯 하네.

-좌수집약, 우수병적(左手執籥, 右手秉翟)

-혁어악자, 공언석작(赫如渥赭, 公言錫爵)

왼손에는 피리 잡고 오른손엔 꿩깃 들고,

붉게 상기된 그 얼굴 공께서 술을 주시네.

-산유진, 습유령(山有榛, 隰有笭)

-운수지사, 서방미인(云誰之思, 西方美人)

-피미인혜, 서방지인혜(彼美人兮, 西方之人兮)

산에는 개암나무 진펄에는 감초풀, 누구를 그리는가

서쪽의 예쁜 사람 어여쁜 그 사람아 서쪽의 그 사람아.

  1. 천수(泉水)/샘물

위(衛)나라 여자가 다른 나라에 시집을 가서 마음대로 고행에 가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노래하였다.

2연은 시집온 상황이고, 3,4연은 화자 자신의 생각이다.

비천(肥泉)은 물가 이름이다.

-비피천수, 역류우기(毖彼泉水, 亦流于淇)

-유회우위, 미일불사(有懷于衛, 靡日不思)

-연피제희, 요여지모(孌彼諸姬, 聊與之謨)

졸졸대는 저 샘물도 기수(淇水)로 흘러가는데,

위(衛)나라 그리운 마음 하루도 못 잊겠네.

어여쁜 여동생들과 돌아갈 일 의논하네.

-출숙우제, 음전우예(出宿于泲, 飮餞于禰)

-여자유행, 원부모형제(女子有行, 遠父母兄弟)

-문아제고, 수급백제(問我諸姑, 遂及伯泲)

제수(泲水)에서 잠을 자고 예(禰)땅에서 작별했네.

여자가 시집가면 부모형제 멀어지네.

고모님께 문안드리고 큰언니와 작별했네.

-출숙우간, 음전우언(出宿于干, 飮餞于言)

-재지재할, 환거언매(載脂載舝, 還車言邁)

-천진우위, 불단유해(遄臻于衛, 不塅有害)

간(干) 땅에서 잠을 자고 언(言)땅에서 작별하네,

기름치고 빗장 꽂아 수레돌려 달려가면

바로 위나라에 닿으려니 해로울 게 없으련만.

-아사비천, 자지영탄(我思肥泉, 玆之永歎)

-사수여조, 아심유유(思須與漕, 我心悠悠)

-가언출유, 이사사우(駕言出遊, 以寫我憂)

비천(肥泉)을 생각하며 깊은 한숨만 나오나니,

수(須)와 조(漕) 땅 생각하면 내 마음 아득해라.

수레타고 나가놀아 이내 시름 달래볼까.

15 .북문(北門)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탄식하는 말단관리의 노래이다.

밖에서는 관청의 일이 쌓이고 집에서는 가족의 원성이 가득하다.

안팎으로 괴로움을 당하니 어찌할 줄 모르겠는 심정을 하늘에 하소연하며 자조(自照)하는 글이다.

-출자북문, 우심은은(出自北門, 憂心殷殷)

-종구차빈, 막지아간(終窶且貧, 莫知我艱)

-이언재, 천실위지, 위지하재(已焉哉, 天實爲之, 謂之何哉)

북문을 나서자니 가슴 가득 근심이네.

초라하고 가난한 쏠 이 어려움 누가 알랴.

아서라! 하늘이 그리하니 말하여 무엇하리.

-왕사적아, 정시일비익아(王事適我, 政事一埤益我)

-아입자외, 실인교편적아(我入自外, 室人交徧謫我)

-이언재, 천실위지, 위지하재(已焉哉, 天實爲之, 謂之何哉)

나라일 내게 몰려들거든 정사도 한결같이 내게 더해지고,

밖에서 돌아오니 식구들 번갈아 나를 질책하네.

아서라! 하늘이 그리하니 말하여 무엇하리.

-왕사돈아, 정사일비유아(王事敦我, 政事一埤遺我)

-아입자외, 실인교편최아(我入自外, 室人交徧摧我)

-이언재, 천실위지, 위지하재(已焉哉, 天實爲之, 謂之何哉)

나라일 내게 던져지거늘 정사도 한결같이 내게 가해지고,

밖에서 돌아오니 식구들 번갈아 나를 질책하네.

아서라! 하늘이 그리하니 말하여 무엇하리.

  1. 북풍(北風)

나라의 정치와 기강이 자로 서지 않아 사랑하는 이와 피난가고자 하는 노래이다.

북풍과 눈은 이 나라의 정치가 어지러움을 말하는 상징이고, 여우와 까마ㅜ기는 조정에 가득한 간신들을 가리킨다.

-북풍기량, 우설기방(北風其凉, 雨雪其䨦)

-혜이호아, 휴수동행(惠而好我, 攜手同行)

-기허기사, 기극지차(其虛其邪, 旣亟只且)

북풍은 싸늘하고 눈이 펄펄 쏟아지네.

나를 사랑하는 이와 손잡고 떠나리라.

머뭇거릴 시간이 없네, 어서 빨리 서둘러 떠나세.

-북풍기개, 우설기비(北風其喈, 雨雪其匪)

-혜이호아, 휴수동귀(惠而好我, 攜手同歸)

-기허기사, 기극지차(其虛其邪, 旣亟只且)

북풍이 사납게 불고 눈이 펄펄 날리네.

나를 사랑하는 이와 손잡고 떠나리라.

머뭇거릴 시간이 없네, 어서 빨리 서둘러 떠나네.

-막적비호, 막흑비오(莫赤匪狐, 莫黑匪烏)

-혜이호아, 휴수동거(惠而好我, 攜手同車)

-기허기사, 기극지차(其虛其邪, 旣亟只且)

붉지 않다 여우, 검지 않다 까마귀 아니네,

나를 사랑하는 이와 수레 타고 떠나리라.

머뭇거릴 시간이 없네, 어서 빨리 서둘러 떠나세.

  1. 정녀(靜女)/귀여운 아가씨

남녀가 서로 좋아하며 부른 노래이다.

띠싹(苐)은 '삘기'라고도 하는 억새풀의 새순인데, 봄에 뽑아서 먹을 수 있으며 달짝지근한 맛이 난다.

-정녀기주, 사아어성우(靜女其姝, 俟我於城隅)

-애이불견, 소수지주(愛而不見, 搔首踟躕)

귀엽고 예쁜 그 아가씨, 성 모퉁이에서 나를 기다린다 했는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아 머리만 긁적이며 서성거리네.

-정녀기련, 이아동관(靜女其孌, 貽我彤管)

-동관유위, 설역여미(彤管有煒, 說懌女美)

귀엽고 고운 그 아가씨, 내게 붉은 피리 가져다 주었는데,

붉은 피리 예쁘고 곱다지만 나는야 아가씨가 더 예쁘다네.

-자목귀제, 순미차이(自牧歸苐, 洵美且異)

-비여지위미, 미인지이(匪女之爲美, 美人之貽)

들판에서 삘기를 뽑아다 주니 참으로 예쁘고 기이하구나,

삘기가 그렇게 고운 것은 아름다운 아가씨가 주어서라네.

  1. 신대(新臺)/새로 지은 누각

위(衛)나라 선공(宣公)을 풍자한 노래이다.

선공(宣公)이 세자 급(伋)을 결혼시키려고 제(齊)나라 선강(宣姜)을 데려왔다가 선강(宣姜)의 미모가 뛰어나자 강가에 큰 누각을 짓고 선강(宣姜)을 맞이하여 아내로 삼아버렸다.

백성들이 그 행동을 미워하여 풍자한 노래라고 한다.

-산대유비, 하수미미(新臺有沘, 河水瀰瀰)

-연완지구, 거저불선(燕婉之求, 籧篨不鮮)

새로 지은 누각 곱기도 하고, 황하의 물결 넘실거리네.

젊고 고운 님 찾아왔더니, 늙고 병든 곱추가 기다리네.

-산대유세, 하수매매(新臺有洒, 河水浼浼)

-연완지구, 거저부진(燕婉之求, 籧篨不殄)

새로 지은 누각이 높기도 하고, 황하의 물결 넘실거리네.

젊고 고운 님 찾아왔더니 늙고 병든 곱추는 죽지도 않네.

-어망지설, 홍즉리지(魚網之設, 鴻則離之)

-연완지구, 득차척시(燕婉之求, 得此戚施)

고기를 잡으려고 쳐놓은 그물에 걸린 것은 기러기네.

젊고 고운 님 찾아왔더니 늙고 병든 곱추를 얻었다네.

  1. 이자승주(二子乘舟)/두 아들이 탄 배

위(衛)나라 선공(宣公)은 자신의 서모(庶母)인 이강과 정을 통해 세자 급(伋)을 낳았다.

그 뒤에 세자의 아내가 될 선강(宣姜)을 가로채어 수(壽)와 삭(朔)을 낳았다.

선강(宣姜)이 삭(朔)을 세자로 세우고 싶어 급(伋)을 없애려고 제(齊)나라 사신으로 보내는 도중 도적들을 시켜 죽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복동생 수(壽)가 그 사실을 미리 알게 되어 급(伋)에게 몸을 피하라고 알려주었지만 급(伋)은 임금의 명령을 어길 수 없다며 제(齊)나라로 떠나려고 하였다.

그러자 수(壽)가 몰래 사신의 표식인 깃발을 훔쳐서 먼저 떠났다.

그러자 도적들은 수(壽)를 급(伋)으로 알고 죽이고 말았다.

뒤에 급(伋)이 이를 알고 뒤쫓아가 "내가 급(伋)이니 나를 죽이라"고 하여 그도 죽음을 맞았다.

이 시는 급(伋)과 수(壽) 두 형제의 죽음을 슬퍼하며 지은 노래라고 한다.

-이자승주, 범범기경(二子乘舟, 汎汎其景)

-원언사자, 중심양양(願言思子, 中心養養)

두 아들이 배를 타고 두둥실 떠가는 그림자 보이네.

그들을 생각하면 울렁거리는 마음 잡을 수 없네.

-이자승주, 범범기서(二子乘舟, 汎汎其逝)

-원언사자, 불하유해(願言思子, 不瑕有害)

두 아들이 배를 타고 두둥실 물결 따라 멀어져 가네.

그들을 생각하면 어떤 해나 당하지 않을지 걱정되네.


4권 용풍(鄘風)

1. 백주(柏舟)/잣나무 배

남편이 일찍 죽자, 수절하려는 여인의 심정을 노래하였다.
위(衛)나라 세자 공백(共伯)이 일찍 죽고 그의 아내 공강(共姜)이 수절하며 지내자, 그녀의 부모가 억지로 재혼시키려고 했다.
그러자 공강(共姜)이 이 시를 지어 자신의 굳은 뜻을 표현하였다.
이 시는 이후에 수절하려는 젊은 과부를 표현하기 위해 많이 인용되었다.

-범피백주, 재피중하(汎彼柏舟, 在彼中河)

-담피양모, 실유아의(髧彼兩髦, 實維我儀)

-之死矢靡他, 母也天只, 不諒人只(지사시미타, 모야천지, 불량인지)

저기 잣나무 배는 황하에 떠 있구나.

늘어뜨린 저 더벅머리 참으로 내짝이시니,

죽을지언정 다른 데로 시집가지 않으리,

어머님과 저 하늘은 어이 나를 모르시나.

-범피백주, 재피하측(汎彼柏舟, 在彼河側)

-담피양모, 실유아특(髧彼兩髦, 實維我特)

-지사시미특, 모야천지, 불량인지(之死矢靡慝, 母也天只, 不諒人只)

저기 잣나무 배는 황하에 떠 있구나.

늘어뜨린 저 더벅머리 참으로 내 낭군이시니,

죽을지언정 다른 마음 허술히 품지 않으리.

어머님과 저 하늘은 어이 나를 모르시나.

  1. 장유자(牆有茨)/담장의 가시나무

집안에서 일어난 부끄러운 일을 차마 이야기할 수 없음을 표현했다.

위(衛)나라 선공(宣公)이 죽은 후에 아내 선강(宣姜)이 그녀의 서자인 소백(昭伯)과 정을 통했다.

담장 덮은 가시나무는 바로 이러한 사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가시나무를 '납가새'라고 표현하여 사전을 찾아보았으나 나오지 않아 한자 그대로 풀이했다.

-장유자, 불가소야(牆有茨, 不可掃也)

-중구지언, 불가도야(中冓之言, 不可道也)

-소가도야, 언지추야(所可道也, 言之醜也)

담장 덮은 가시나무 쓸어버릴 수도 없고,

그 속에서 일어난 일 말할 수 없네.

말할 수 있다 해도 추한 이야기네.

-장유자, 불가양야(牆有茨, 不可襄也)

-중구지언, 불가상야(中冓之言, 不可詳也)

-소가상야, 언지장야(所可詳也, 言之長也)

담장 덮은 가시나무 치워버릴 수도 없고,

그 속에서 일어난 일 말할 수 없네.

자세히 말해 봐야 말만 길어지네.

-중구지언, 불가독야(中冓之言, 不可讀也)

-소가독야, 언지욕야(所可讀也, 言之辱也)

담장 덮은 가시나무 묶어버릴 수도 없고,

그 속에서 일어난 일 외워 말할 수 없네.

외워 말할 수 없지만 말만 욕되네.

  1. 군자해로(君子偕老)

위(衛)나라 선강(宣姜)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이다.

선강(宣姜)의 아름다운 자태나 의복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백성들이 풍자해 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의 관습을 어긴 젊고 아름다운 그녀의 수절하지 못함은 인과응보가 아니겠는가?

-군자해로, 부계육가(君子偕老, 副笄六珈)

-위위타타, 여산여하(委委佗佗, 如山如河)

-상복시의, 자지불숙, 운여지하(象服是宜, 子之不淑, 云如之何)

그대와 늙을 때까지 살자고 쪽에 꽂은 비녀에는,

여섯 개 구슬 산같이 바다같이 의젓하고 점잖아,

그림무늬 옷이 그리 잘 어울리는데 그대의 정숙치 못함은 어찌된 일인가?

-차혜차혜, 기지적야(瑳兮瑳兮, 其之翟也)

-진발여운, 불성체야(鬒髮如雲, 不㞕髢也)

-옥지진야, 상지체야(玉之瑱也, 象之揥也)

-양차지석야, 호연이천야(揚且之晳也, 胡然而天也)

-호연이제야(胡然而帝也)

깨끗하고 빛나는 꿩깃보다 더 고운

그 옷 검은머리 구름같아 다리머리 얹을 일 없고,

옥귀걸이 달고 상아머리빗 꽂은 넓은 흰 이마,

하늘과 같으니 어쩌면 그리 천제와 같을까?

-차혜차혜, 기지전야(瑳兮瑳兮, 其之展也)

-몽피추치, 시설번야(蒙彼縐絺, 是紲袢也)

-자지청양, 양차지안야(子之淸揚, 揚且之顔也)

-전여지인혜, 방지원야(展如之人兮, 邦之媛也)

-방유자, 불가속야(牆有茨 不可束也)

환하게 빛나는 그대의 예복,

고운 모시 받쳐 입고 가는 삼베옷 동여맸네.

그대의 맑은 눈매 하얀 이마,

참으로 고운 얼굴이여,

나라의 어여쁜 미인이네.

  1. 상중(桑中)/뽕나무 안에서

시경에 실린 나물캐는 노래에는 남녀가 만나는 연애시가 많다.

이 노래는 사시사철 매(沬)마을에 가서 연인을 만나고 오는 남자들의 이야기이다.

당(唐)은 나물이름으로 몽채 또는 새삼덩굴이라고도 한다.

-원채당의, 매지향의(爰采唐矣, 沬之鄕矣)

-운수지사, 미맹강의(云誰之思, 美孟姜矣)

-기아호상중, 요아호상궁, 송아호기지상의(期我乎桑中, 要我乎上宮, 送我乎淇之上矣)

새삼을 뜯으려 매(沬) 마을로 갔다네.

누구를 생각하며 갔을까? 강씨(姜氏)집 어여쁜 큰딸이지.

기다리기로 한 곳은 뽕나무 밭이고, 그곳에서 만나고 돌아올 때에는 기수

까지 바래다 주었네.

-원채맥의, 매지북의(爰采麥矣, 沬之北矣)

-운수지사, 미맹익의(云誰之思, 美孟弋矣)

-기아호상중, 요아호상궁, 송아호기지상의(期我乎桑中, 要我乎上宮, 送我乎淇之上矣)

보리 베러 간다고 매(沬)마을 북쪽으로 갔다네.

누구를 그리워하며 갔을까? 익씨(弋氏)집 어여쁜 큰딸이지.

기다리기로 한 곳은 뽕나무 밭이고, 그곳에서 만나고 돌아올 때에는 기수

까지 바래다 주었네.

-원채봉의, 매지동의(爰采封矣, 沬之東矣)

-운수지사, 미맹동의(云誰之思, 美孟庸矣)

-기아호상중, 요아호상궁, 송아호기지상의(期我乎桑中, 要我乎上宮, 送我乎淇之上矣)

순무를 캔다고 매(沬)마을동쪽으로 갔다네.

누구를 생각하며 갔을까? 용씨(庸氏)집 어여쁜 큰딸이지.

기다리기로 한 곳은 뽕나무 밭이고, 그곳에서 만나고 돌아올 때에는 기수

까지 바래다 주었네.

  1. 순지분분(鶉之奔奔)/메추라기는 서로 정다워

날짐승도 제 짝을 찾듯이 질서가 있는데 사람답지 못한 집안, 즉 위(衛)나라 선공(宣公)과 공자 완(頑)을 풍자한 노래이다.

-순지분분, 작지강강(鶉之奔奔, 鵲之彊彊)

-인지무량, 아이위형(人之無良, 我以爲兄)

메추리 짝지어 날고 까치도 쌍쌍이 나는데,

이 못난 사람 형이라고 해야하나!

-작지강강, 순지분분(鵲之彊彊, 鶉之奔奔)

-인지무량, 아이위군(人之無良, 我以爲君)

까치도 쌍쌍이 날고 메추리도 짝지어 나는데,

이 못난 사람 임금으로 모셔야 하나!

  1. 정지방중(定之方中)/정성(定星)이 하늘 한가운데 있네.

위(衛)나라를 다시 세운 문공(文公)을 찬양한 노래이다.

위(衛)나라는 의공 때 적의 침입으로 임금과 백성이 떠돌아다녔다.

제(齊)나라 환공(桓公)이 초구에 성을 쌓아 주고 문공을 세워주었다고 한다.

-정지방중, 작우초궁(定之方中, 作于楚宮)

-규지이일, 작우초실(揆之以日, 作于楚室)

-수지진율, 의동재칠, 원벌금슬(樹之榛栗, 椅桐梓漆, 爰伐琴瑟)

정성(定星)이 밤하늘 가운데 빛나니, 초궁을 세웠다네.

해 그림자로 방향 재고 초구에 집을 짓네.

나무는 개암나무, 밤나무, 가래나무, 오동나무, 옻나무를 심고

나중에 베어 거문고 비파 만드리.

-승피허의, 이망초의(升彼虛矣, 以望楚矣)

-망초여당, 경산여경(望楚與堂, 景山與京)

-강관우상, 복운기길, 종연윤장(降觀于桑, 卜云其吉, 終然允臧)

저기 성터에 올라 초구를 바라보고 초구 당읍 바라보네.

큰산 높은 언덕 살피고 내려와,

뽕나무밭 보며 점치니 점괘도 길하다 하니,

끝내 좋은 터 얻었네.

-령우가령, 명피관인(靈雨其零, 命彼倌人)

-성언숙가, 설우상전(星言夙駕, 說于桑田)

-비직여인, 병심새연, 래빈삼천(匪直也人, 秉心塞淵, 騋牝三千)

단비 내리니 관리에게 명하길, 날 개어 별 보일때

수레 내어라 뽕나무 밭에 머물며 가늠하니,

예사어른 아니신 이 분 마음가짐 깊으시고,

큰 암말 삼천필이나 된다네.

  1. 체동(蝃蝀)/무지개

한 번 시집갔던 여자가 다른 사람의 구혼을 거절하는 노래이다.

옛사람들은 음란한 풍속이 유행하면 자주 무지개가 뜬다고 믿었다.

-체동재동, 막지감지(蝃蝀在東, 莫之敢指)

-여자유행, 원부모형제(女子有行, 遠父母兄弟)

동쪽 하늘에 무지개 떠도 감히 손가락질 하지 못하네.

여자가 한번 시집을 가면 부모형제를 멀리 떠난다네.

-조제우서, 숭조기우(朝隮于西, 崇朝其雨)

-여자유행, 원형제부모(女子有行, 遠兄弟父母)

아침에 서쪽 무지개 뜨면 아침 내내 비가 온다네.

여자가 한번 시집을 가면 부모형제를 멀리 떠난다네.

-내여지인야, 회혼인야(乃如之人也, 懷昏姻也)

-대무신야, 불지명야(大無信也, 不知命也)

이같이 사람들이 혼인을 생각하나, 크게 신의가 없으니

사람의 도리를 알지 못하는 것이네.

  1. 상서(相鼠)/쥐를 보아라

사람들의 무례함을 풍자한 노래이다.

"하찮아 보이는 쥐에게도 이빨과 몸통이 있는데 멀쩡한 사람이 이토록 예의가 없다는 말인가?"라고 비꼬는 뜻을 담고 있다.

-상서유피, 인이무의(相鼠有皮, 人而無儀)

-인이무의, 불사하위(人而無儀, 不死何爲)

보라, 쥐에게도 가죽이 있거늘 사람으로서 체통이 없네.

사람이 되어 체통이 없으면 차라리 죽기나 하지.

-상서유치, 인이무지(相鼠有齒, 人而無止)

-인이무지, 불사하사(人而無止, 不死何俟)

보라, 쥐에게도 이빨이 있거늘 사람으로서 행실이 없네.

사람이 되어 행실이 없으면 차라리 죽기나 하지

-상서유체, 인이무례(相鼠有體, 人而無禮)

-인이무례, 호불천사(人而無禮, 胡不遄死)

보라, 쥐에게도 몸통이 있거늘 사람으로서 예의가 없네.

사람이 되어 예의가 없으면서 어찌 일찍 죽지도 않는가?

  1. 간모(干旄)/깃대

위(衛)나라의 대부가 임금의 명령으로 어진 선비를 찾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백성들이 기뻐하며 부른 노래이다.

새매는 매과의 텃새 또는 떠돌이새로 등은 회색, 배는 하얀색으로 온몸에 암갈색의 가로무늬가 있다.

수컷은 '난추니', 암컷은 '익더귀'라고 부른다.

-혈혈간모, 재준지교(孑孑干旄, 在浚之郊)

-소사비지, 량마사지(素絲紕之, 良馬四之)

-피주자자, 하이비지(彼姝者子, 何以畀之)

우뚝 솟은 쇠꼬리 깃발이 준읍(浚邑)의 교외에서 펄럭이네.

흰 비단실 깃술을 달고 좋은 말 네 필이 수레를 끄네.

저 어여쁜 님에게 무엇으로 보답할까?

-혈혈간여, 재준지도(孑孑干旟, 在浚之都)

-소사조지, 량마오지(素絲組之, 良馬五之)

-피주자자, 하이여지(彼姝者子, 何以予之)

우뚝 솟은 새매그림 깃발이 준읍의 마을에서 펄럭이네.

흰 비단실 수술을 달고 좋은 말 다섯 필이 수레를 끄네.

저 어여쁜 님에게 무엇으로 드려야 할까?

-혈혈간정, 재준지성(孑孑干旌, 在浚之城)

-소사축지, 량마육지(素絲祝之, 良馬六之)

-피주자자, 하이고지(彼姝者子, 何以告之)

우뚝 솟은 꿩깃 깃발이 준읍의 성에서 펄럭이네.

흰 비단실 꼬아 달고 좋은 말 여섯 필이 수레를 끄네.

저 어여쁜 님에게 무엇으로 고해야 할까?

  1. 재치(載馳)/수레로 달려가다

위(衛)나라 선강(宣姜)의 딸이 허(許)나라 목공(穆公)의 부인이 되었다.

적이 위(衛)나라를 침공하여 망하게 되자 친정으로 가려했으나 갈 수 없어 이 노래를 지었다고 한다.

-재치재구, 귀언위후(載馳載驅, 歸唁衛侯)

-구마유유, 언지우조(驅馬悠悠, 言至于漕)

-대부발섭, 아심칙우(大夫跋涉, 我心則憂)

수레를 몰아 달리고 달려 위나라 제후를 위문하리라.

머나먼 길 말 달려 조(漕) 땅에 이르니,

대부는 산넘고 물 건너련만 이내 시름 그지없네.

-기불아가, 불능선반(旣不我嘉, 不能旋反)

-시이불장, 아사불원(視爾不臧, 我思不遠)

-기불아가, 불능선제(旣不我嘉, 不能旋濟)

-시이불장, 아사불비(視爾不臧, 我思不閟)

내가 비록 옳지 않을지라도 돌아갈 수 없네.

나를 못마땅히 여겨도 내 생각을 되돌릴 수 없네.

내가 비록 옳지 않을지라도 물을 건널 수 없네.

나를 못마땅히 여겨도 이내 시름 그치지 않네.

-척피아구, 언채기맹(陟彼阿丘, 言采其蝱)

-여자선회, 역각유행(女子善懷, 亦各有行)

-허인우지, 중치차광(許人尤之, 眾穉且狂)

저 언덕에 올라가 패모라도 캐어볼까?

나를 못마땅히 여겨도 내 생각을 되돌릴 수 없네.

내가 비록 옳지 않을지라도 물을 건널 수 없네.

나를 못마땅히 여겨도 이내 시름 그치지 않네.

-아행기야, 봉봉기맥(我行其野, 芃芃其麥)

-공우대방, 수인수극(控于大邦, 誰因誰極)

-대부군자, 무아유우(大夫君子, 無我有尤)

-백이소사불여아소지(百爾所思, 不如我所之)

저 들판을 걸어보니 보리싹이 푸릇푸릇,

대국에 호소하려해도 누굴 통해 가야할지,

대부와 군자들이여, 나를 허물치 말아주오.

그대들 백방으로 생각해 봐도 내 가는 만 못할테니.


5권 위풍(衛風)

1. 기오(淇奧)/기수의 물굽이

위(衛)나라 무공(武公)을 찬양한 노래이다.
무공(武公)은 나이가 95세가 되어서도 늘 자기수양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신하나 백성들의 가르침을 듣고 고치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공부에 비유되는 절차탁마(切磋琢磨)는 이 시의 1연에 나온 말이다.

-첨피기오, 록죽의의(瞻彼淇奧, 綠竹猗猗)

-유비군자, 여절여차, 여탁여마(有匪君子, 如切如嗟, 如琢如磨)

-슬혜한혜, 혁혜훤혜(瑟兮僩兮, 赫兮咺兮)

-유비군자, 종불가훤혜(有匪君子, 終不可諼兮)

저 기수(淇水) 물굽이 바라보니 푸른 대나무 무성하구나.

빛나는 군자는 깎아내고 다듬고 쪼아내고 갈은 듯 하네.

씩씩하고 꿋꿋하게 빛나고 드러나니,

빛나는 군자를 끝내 잊을 수 없네.

-첨피기오, 록죽청청(瞻彼淇奧, 綠竹靑靑)

-유비군자, 충이수영, 회변여성(有匪君子, 充耳琇瑩, 會弁如星)

-슬혜한혜, 혁혜훤혜(瑟兮僩兮, 赫兮咺兮)

-유비군자, 종불가훤혜(有匪君子, 終不可諼兮)

저 기수(淇水) 물굽이 바라보니 푸르른 대나무 우거졌구나.

빛나는 군자여, 옥돌 귀걸이 찬란하고 구슬관 별처럼 아름답네.

씩씩하고 꿋꿋하게 빛나고 드러나니,

빛나는 군자를 끝내 잊을 수 없네.

-첨피기오, 록죽여책(瞻彼淇奧, 綠竹如責)

-유비군자, 여금여석, 여규여벽(有匪君子, 如金如錫, 如圭如壁)

-관혜작혜, 의중교혜(寬兮綽兮, 猗重較兮)

-선희학혜, 불위학혜(善戱謔兮, 不爲謔兮)

저 기수(淇水) 물굽이를 바라보니, 푸른대나무 빽빽하구나.

빛나는 군자여, 황금인 듯 주석인 듯 규석인 듯 벽옥인 듯,

너그럽고 여유있게 수레 위에 기대셨네.

농담도 잘 하시나 지나치지 않으시네.

  1. 고반(考槃)/오두막집을 지어

현자(賢者)가 외딴 곳에 은거하면서 그 즐거움을 노래한 시다.

깊은 산속에 혼자 살면 외롭겠지만 의젓하고 관대한 마을을 지녔기에 벼슬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즐거움을 남에게 이야기 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고반재간, 석인지관(考槃在澗, 碩人之寬)

-독매오언, 영시불훤(獨寐寤言, 永矢弗諼)

산골짜기 초가집 지으니 은자의 너그러운 마음,

홀로 자고 깨어도 언제나 이 즐거움 못 잊겠네.

-고반재아, 석인지과(考槃在阿, 碩人之薖)

-독매오가, 영시불과(獨寐寤歌, 永矢弗過)

언덕 위에 초가집 지으니 은자의 한가로운 마음,

홀로 자고 깨어 노래하니 더는 즐겁지 못하겠네.

-고반재육, 석인지축(考槃在陸, 碩人之軸)

-독매오숙, 영시불고(獨寐寤宿, 永矢弗告)

평평한 땅 초가집 지으니 은자의 여유로운 마음,

홀로 자고 깨어 누웠으니 남에게 말하지 않겠네.

  1. 석인(碩人)/훌륭하신 분

위(衛)나라 장강(長江)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라고 한다.

그러나 당시 높은 신분에 있는 여자를 노래한 시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미인을 일컫는 말 중에 아미(蛾眉)라는 말이 있는데 2연에 나온다.

전어와 유어는 잉어와 붕어떼로 번역하기도 한다.

-석인기기, 의금경의(碩人其頎, 衣錦褧衣)

-제후지자, 위후지처, 동궁지매, 형후지이,담공유사(齊侯之子, 衛侯之妻, 東宮之妹, 邢侯之姨, 譚公維私)

저 여자분 키도 크고 날씬한데 비단에 엷은 홑옷 입으셨네.

제후의 따님이며, 위후의 아내요, 동궁의 누이며 형후의 처제요, 담공의 처형이시네.

-수여유제(手如柔薺), 부여응지(膚如凝脂)

-령여추제(領如蝤蠐), 치여호서(齒如瓠犀)

-진수아미(螓首蛾眉), 교소천혜(巧笑倩兮),

-미목혜혜(美目兮兮)

손은 부드러운 띠싹 같고, 살결은 기름처럼 보드랍고,

목은 흰 나무벌레 같고, 이는 박씨처럼 하얗고요,

매미같은 이마에 나방같은 눈썹 곱게 웃으니,

보조개 지고 예쁜 눈은 흑백이 또렷하시네.

-석인오오, 설우농교(碩人敖敖, 說于農郊)

-사모유교, 주분표표, 적불이조(四牡有驕, 朱幩鑣鑣, 翟茀以朝)

-대부숙퇴, 무사군로(大夫夙退, 無使君勞)

저 여자분 키도 크고 날씬하구나.

성 밖에 멈추어 서니 건장한 네 마리 숫말 붉은 천 감은 재갈 곱기도 하네요.

꿩깃 장식 수레타고 조회하니 대부들 일찌기 물러나,

행여 우리 임금 수고롭지 않게 하네.

-하수양양, 북류괄괄(河水洋洋, 北流适适)

-시고예예, 전유발발, 가담게게(施罛濊濊, 鱣鲔發發, 葭菼揭揭)

-서강얼얼, 서사유걸(庶姜孽孽, 庶士有朅)

황하는 넘실대며 북쪽으로 콸콸 흐르고,

휙휙 그물 던지면 전어와 유어떼 팔닥거리고 강가엔 갈대가 우거졌네요.

모시는 시녀들 곱기도 하고 따르는 무사들 씩씩하기도 하네.

  1. 맹(氓)/백성

처음 만나 연애하고 결혼할 때 좋은 건 잠시, 시집살이와 남편의 변심 등으로 슬퍼하며 과거를 회상하는 옛날 여자의 한이 구구절절 서려 있는 시이다.

여기서 맹(氓)은 평범한 백성 중의 한 남자를 일컫는다.

-맹지치치, 포포무사(氓之蚩蚩, 抱布貿絲)

-비래무사, 래즉아모(匪來貿絲, 來卽我謨)

-송자섭기, 지우돈구(送子涉淇, 至于頓丘)

-비아건기, 자무량매(匪我愆期, 子無良媒)

-장자무노, 추이위기(將子無怒, 秋以爲期)

어리숙한 어리석은 남자가 베를 안고 실을 사자더니,

실을 사러 온 것이 아니라 슬며시 나를 꾀러왔네.

결국 그 남자를 전송하러 기수(淇水) 건너 돈구 땅까지 갔네.

내가 기일을 늦춘 게 아니라 그대에게 좋은 중매쟁이 없었던 거요.

그렇다고 제발 노여워 말아요. 가을에 다시 만나자며 기약했네.

-승피궤원, 이망복관(乘彼垝垣, 以望復關)

-불견복관, 읍체연연(不見復關, 泣涕漣漣)

-기견복관, 재소재언(旣見復關, 載笑載言)

-이복이서, 체무구언(爾卜爾筮, 體無咎言)

-이이거래, 이아회천(以爾車來, 以我賄遷)

저기 무너진 담장에 올라가 하염없이 복관땅을 바라보았으나,

그대 보이지 않아 옷소매 적시며 눈물 흘렸네.

마침내 복관의 그대 보이기에 그제야 웃으며 이야기했네.

거북점 시초점 쳐 보아 나쁘다는 말 없으면,

그대는 수레를 몰고 와서 짐을 꾸려 날 데리고 가도록 하세요.

-상지미락, 기엽옥약(桑之未落, 其葉沃若)

-우차구혜, 무식상심(于嗟鳩兮, 無食桑甚)

-우차여혜, 무여사탐(于嗟女兮, 無與士耽)

-사지탐혜, 유가설야(士之耽兮, 猶可說也)

-여지탐혜, 불가설야(女之耽兮, 不可說也)

뽕나무 잎 떨어지기 전에는 그 잎새 부드럽고 싱싱하였으나,

아아! 비둘기들아 오디를 다 따먹지 말아다오.

아아! 여자들이여, 사내가 좋다고 빠지지 말아라.

사내들이 빠지는 것은 그래도 할 말이 있지만,

여자가 빠지는 것은 핑게도 댈 수 없다네.

-상지낙의, 기황이운(桑之落矣, 其黃而隕)

-자아조이, 삼세식빈(自我徂爾, 三歲食貧)

-기수상상, 점거유상(淇水漡漡, 漸車帷裳)

-여야불상, 사이기행(女也不爽, 士貳其行)

-사야망극, 이삼기덕(士也罔極, 二三其德)

뽕나무 잎 떨어질 때는 그 잎새 누렇게 시들어 떨어진다네.

내가 그대에게 시집간 뒤로 삼년이나 가난하게 굶주렸네.

기수(淇水)가 넘실넘실 흘러와 수레의 휘장을 적시었네.

여자가 무슨 잘못한 게 아니라 사내의 행실이 바르지 않네.

사내의 마음이 터무니 없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변덕을 부리네.

-삼세위부, 미실로의(三歲爲婦, 靡室勞矣)

-숙흥야매, 미유조의(夙興夜寐, 靡有朝矣)

-언기수의, 지우포의(言旣遂矣, 至于暴矣)

-형제부지, 희기소의(兄弟不知, 咥其笑矣)

-정언사지, 궁자도의(靜言思之, 躬自悼矣)

삼 년 동안 그대의 아내가 되어 집안일 힘들다 안 했으며,

새벽에 일어나 밤늦게 자며 하루 아침 편하게 쉬지 못했네.

언약할 땐 그리 다정하더니 나중엔 이리 난폭해지다니,

형제들은 알지 못하고 나를 보면 희희거리며 웃기만 하네.

가만히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내 신세 처량하여 서글퍼지네.

-급이해로, 노사아원(及爾偕老, 老使我怨)

-기즉유안, 습즉유반(淇則有岸, 隰則有泮)

-총각지연, 언소안안(總角之宴, 言笑晏晏)

-신서단단, 불사기반(信誓旦旦, 不思其反)

-반시불사, 역이언재(反是不思, 亦已焉哉)

그대와 죽도록 백년해로 하자더니 늙어서 이토록 원망케 하네.

기수도 물가 언덕이 있고 진펄도 가생이가 있는데,

총각시절 그대와 즐길 때는 웃으며 부드럽게 말하고

믿음으로 단단히 맹세하였는데 이렇게 바뀔 줄 생각 못했네.

이렇게 바뀌일 줄 생각도 못했으니 이제는 끝났네. 어쩔 수가 없네.

  1. 죽간(竹竿)/낚시대

낚시하며 옛날 사랑했던 여자를 그리워하는 노래이다.

낚시질은 많은 생각을 하게하고 여자가 시집을 가면 부모형제와도 멀어진다는데, 나를 벌써 잊어버렸겠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적적죽간, 이조우기(籊籊竹竿, 以釣于淇)

-기불이사, 원막치지(豈不爾思, 遠莫致之)

길고 가는 대막대 들고 기수에서 낚시질 하네.

어찌 그대를 생각치 않으리, 멀리서 갈 수가 없네.

-천원재좌, 기수재우(泉源在左, 淇水在右)

-여자유행, 원형제부모(女子有行, 遠兄弟父母)

천원은 왼쪽에 있고 기수는 오른쪽에 있네.

여자는 시집을 가면 부모형제와 멀어진다네.

-기수재우, 천원재좌(淇水在右, 泉源在左)

-교소지차, 패옥지나(巧笑之瑳, 佩玉之儺)

기수는 오른쪽에 있고 천원은 왼쪽에 있네.

예쁘게 웃는 모습 패옥차고 나긋나긋 걸었네.

-기수유유, 회읍송주(淇水悠悠, 檜揖松舟)

-가언출유, 이사아우(駕言出游, 以寫我憂)

기수는 구비구비 흐르고 전나무 노달린 소나무배,

이 배 타고 나가놀며 이내 시름 씻어볼까.

  1. 환란(芄蘭)/새박덩굴

어린 사람이 어른이 해야 할 패물을 차고 있으므로 이를 우습게 여기며 노래한 시이다.

뿔송곳이나 깍지 띠는 어른들의 차림새이다.

환란(芄蘭)은 보통 새박덩굴로 번역하나 여기서는 송곳의 이미지와 비슷한 왕골로 번역하였다.

-환란지지, 동자패휴(芄蘭之支, 童子佩觽)

-수칙패휴, 능불아지(雖則佩觿, 能不我知)

-용혜수혜, 수대계혜(容兮遂兮, 垂帶悸兮)

왕골의 줄기같은 어린 총각이 뿔송곳을 차고 있네.

비록 뿔송곳을 차고 있지만 나보다 지혜롭지 못하리라.

늘어진 듯 쳐진 듯 드리운 띠가 흔들거리네.

-환란지엽, 동자패섭(芄蘭之葉, 童子佩韘)

-수칙패섭, 능불아갑(雖則佩韘, 能不我甲)

-용혜수혜, 수대계혜(容兮遂兮, 垂帶悸兮)

왕골의 잎사귀같은 어린 총각이 깍지를 꼈네.

비록 깍지를 꼈다지만 나보다 뛰어나진 못하리라.

늘어진 듯 쳐진 듯 드리운 띠가 흔들거리네.

  1. 하광(河廣)/황하가 넓고 넓어서

당시 위(衛)나라에 머물고 있던 송(宋)나라의 어떤 사람이 고향이 그리워서 지어 부른 노래인 듯 하다.

-수위하광, 일위항지(誰謂河廣, 一葦杭之)

-수위송원, 기여망지(誰謂宋遠, 跂予望之)

어느 누가 황하를 넓다 하던가, 갈대 하나로도 건널 수 있는 것을,

어느 누가 송나라를 멀다 하던가, 발돋움하면 저어기 보이는 것을.

-수위하광, 증부용도(誰謂河廣, 曾不容刀)

-수위송원, 증불숭조(誰謂宋遠, 曾不崇朝)

어느 누가 황하를 넓다 하던가, 조그만 배 하나도 띄우지 못할 것을,

어느 누가 송나라를 멀다 하던가, 아침 한나절도 안 가 닿을 수 있는 것을.

  1. 백혜(伯兮)/그이여

전쟁터에 나간 남편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자 근심하며 그리워하는 여자의 심정을 노래하였다.

망우초는 원추리라고도 하며 이것을 심으면 집안에 근심을 잊는다고 한다.

-백혜걸혜, 방지걸혜(伯兮傑兮, 邦之傑兮)

-백야집수, 위왕전구(伯也執殳, 爲王前驅)

그이는 씩씩한 나라의 영걸이네.

그이는 긴 창 비껴들고 임금 위해 앞장 서네.

-자백지동, 수여비봉(自伯之東, 首如飛蓬)

-기무고목, 수적위용(豈無膏沐, 誰適爲容)

그이가 동쪽으로 가시니 내 머리 나부끼는 쑥대같네.

머리 감고 기름 바르지 못하랴만, 누구 위해 곱게 할까.

-기우기우, 고고출일(其雨其雨, 杲杲出日)

-원언사백, 감심수질(願言思伯, 甘心首疾)

비올 듯 비올 듯 하더니 쨍쨍 뙤약볕 나네.

오직 그이 생각에 머리마저 아픈들 어찌 할까.

-언득훤초, 언수지배(焉得諼草, 言樹之背)

-원언사백, 사아심매(願言思伯, 使我心痗)

어디서 망우초나 얻어 뒤뜰에 심어볼까.

오직 그이 생각에 마음도 병들어 아프네.

  1. 유호(有狐)/여우

주희(朱熹)는 이 시를 나라가 어지러워져 홀아비에게 시집가려고 자신의 심정을 짝 찾는 여우에다 비유해 부른 노래라고 하였다.

그러나 여기서는 굴만리의 설을 따라 부역나가 고생하는 남편을 아내가 걱정하여 부른 노래로 번역하였다.

여우의 느긋한 처지와 화자의 근심어림이 잘 대비된 시이다.

-유호수수, 재피기량(有狐綏綏, 在彼淇梁)

-심지우의, 지자무상(心之憂矣, 之子無常)

여우는 느긋하게 저 기수 다리위를 어슬렁거리네.

내 마음 근심하길 그이의 바지가 헤지지는 않았을까?

-유호수수, 재피기려(有狐綏綏, 在彼淇厲)

-심지우의, 지자무대(心之憂矣, 之子無帶)

여우는 느긋하게 저 기수의 물가를 어슬렁거리네.

내 마음 근심하길 그이는 매고 있을 허리띠나 있을까?

-유호수수, 재피기측(有狐綏綏, 在彼淇側)

-심지우의, 지자무복(心之憂矣, 之子無服)

여우는 느긋하게 저 기수의 곁을 어슬렁거리네.

내 마음 근심하길 그이는 입을 옷이나 있을까?

  1. 모과(木瓜)/모과

좋아하는 남녀가 서로 물건을 주고 받으며 읊은 노래이다.

-투아이목과, 보지이경거(投我以木瓜, 報之以瓊琚)

-비보야, 영이위호야(匪報也, 永以爲好也)

내게 모과를 던져주기에 어여쁜 패옥으로 보답하였지.

굳이 갚자고 하기보다 길이길이 사이좋게 지내보자며,

-투아이목도, 보지이경요(投我以木桃, 報之以瓊瑤)

-비보야, 영이위호야(匪報也, 永以爲好也)

내게 복숭아를 던져주기에 어여쁜 구슬로 보답하였지.

굳이 갚자고 하기보다 길이길이 사이좋게 지내보자며,

-투아이목이, 보지이경구(投我以木李, 報之以瓊玖)

-비보야, 영이위호야(匪報也, 永以爲好也)

내게 오얏을 던져주기에 어여쁜 옥돌로 보답하였지.

굳이 갚자고 하기보다 길이길이 사이좋게 지내보자며,


6권 왕풍(王風)

1. 서리(黍離)/기장은 우거졌는데

주(周)나라 평왕(平王) 때 낙읍으로 도읍을 옮겼다.
그 뒤 나라의 관리들이 주나라의 옛 도읍인 호경(鎬京)을 보니 지난날의 종묘와 궁궐이 다 없어지고 그 자리에는 풀만이 무성하게 자랐다.
슬프고 아픈 과거의 역사를 안타까워하는 심정을 노래했다.

-피서리리, 피직지묘(彼黍離離, 彼稷之苗)
-행매미미, 중심요요(行邁靡靡, 中心搖搖)
-지아자, 위아심우(知我者, 謂我心憂)
-불지아자, 위아하구(不知我者, 謂我何求)
-유유창천, 차하인재(悠悠蒼天, 此何人哉)

저 기장 이삭이 우거지고 저 피도 자라 밭이 되었네.
차마 발길 떼지 못하고 마음 또한 둘 곳이 없네.
나를 아는 이는 내 마음 서글퍼서라지만,
날 모르는 이는 무엇인가 찾으려는 줄 아네.
끝없는 푸른 하늘이여, 이것이 누구의 탓인가?

-피서리리, 피직지수(彼黍離離, 彼稷之穗)

-행매미미, 중심여취(行邁靡靡, 中心如醉)

-지아자, 위아심우(知我者, 謂我心憂)

-불지아자, 위아하구(不知我者, 謂我何求)

-유유창천, 차하인재(悠悠蒼天, 此何人哉)

저 기장 이삭이 우거지고 저 피도 자라 이삭이 패었네.

차마 발길을 떼지 못하고 취한 듯 비틀거리네.

나를 아는 이는 내 마음 서글퍼서라지만,

나를 모르는 이는 무엇인가 찾으려는 줄 아네.

끝없이 푸른 하늘이여, 이것이 누구의 탓인가?

-피서리리, 피직지실(彼黍離離, 彼稷之實)

-행매미미, 중심여일(行邁靡靡, 中心如噎)

-지아자, 위아심우(知我者, 謂我心憂)

-불지아자, 위아하구(不知我者, 謂我何求)

-유유창천, 차하인재(悠悠蒼天, 此何人哉)

저 기장 이삭이 우거지고 저 피도 자라 이삭이 영글었네.

차마 발길 떼지 못하고 목이 메여 아프다네.

나를 아는 이는 내 마음 서글퍼서라지만,

나를 모르는 이는 무엇인가 찾으려는 줄 아네.

끝없이 푸른 하늘이여, 이것이 누구의 탓인가?

  1. 군자우역(君子于役)/님은 부역 나가고

아내가 부역 나간 남편을 그리워하며 근심하는 노래이다.

-군자우역, 불지기기, 갈지재(君子于役, 不知其期, 曷至哉)

-계서우시, 일지석의, 양우하래(雞棲于塒, 日之夕矣, 羊牛下來)

-군자우역, 여지하물사(君子于役, 如之何勿思)

부역에 나가신 님 돌아올 기약 없네.

언제나 오시려나?

닭은 홰에 오르고 날 저물면 양도 소도 우리로 돌아오는데,

부역 나간 그대를 어찌 그리워하지 않으리오!

-군자우역, 불일불월, 갈기유괄(君子于役, 不日不月, 曷其有佸)

-계서우걸, 일지석의, 양우하괄(雞棲于桀, 日之夕矣, 羊牛下括)

-군자우역, 구무기갈(君子于役, 苟無飢渴)

부역 나가신 님 몇 달인지 알 수 없네.

언제나 만나려나?

닭은 말뚝에 오르고 날 저물어 양도 소도 우리로 돌아왔는데,

부역 나간 그대는 굶주리고 목마르지 않으시기를.

  1. 군자양양(君子陽陽)/님은 즐거워라

주희(朱熹)는 부역에서 돌아온 남편을 맞이하여 즐거워하는 모습을 노래했다고 보았다.

부부가 서로 화락함을 노래한 시이다.

-군자양양, 좌집황(君子陽陽, 左執簧)

-우초아유방, 기락지차(右招我由房, 其樂只且)

님은 즐거우셔라, 왼손에 생황 들고

오른손은 방으로 나를 부르시네.

아! 즐겁기도 하여라.

-군자도도, 좌집도(君子陶陶, 左執翿)

-우초아유오, 기락지차(君子陶陶, 其樂只且)

님은 즐거우셔라, 왼손에 새깃 잡고,

오른손은 춤추자 나를 부르시네.

아! 즐겁기도 하여라.

  1. 양지수(揚之水)/솟아오르는 물

멀리 변방에 수자리 살피러 간 남편이 아내를 그리워하며 부른 노래이다.

이와 똑같은 제목이 자주 나오는 것은 아마도 당시에 유행했던 제목인 듯하다.

수자리는 변방에 수비를 서는 석을 말한다.

-양지수, 불류속신(揚之水, 不流束薪)

-피기지자, 불여아수신(彼其之子, 不與我戍申)

-회재회재, 갈월여환귀재(懷哉懷哉, 曷月予還歸哉)

콸콸 흐르는 물살에도 나뭇단을 떠내려 보내지 못하네.

나만 홀로 신땅에서 수자리 서네.

그립고 그리워라,

어느 달에나 나는 돌아가리.

-양지수, 불류속초(揚之水, 不流束楚)

-피기지자, 불여아술보(彼其之子, 不與我戌甫)

-회재회재, 갈월여환귀재(懷哉懷哉, 曷月予還歸哉)

콸콸 흐르는 물살에도 싸리단을 떠내려 보내지 못하네.

아내와 헤어져 나만 홀로 보땅에서 수자리 서네.

그립고 그리워라.

어느 달에나 나는 돌아가리.

-양지수, 불류속포(揚之水, 不流束蒲)

-피기지자, 불여아술허(彼其之子, 不與我戌許)

-회재회재, 갈월여환귀재(懷哉懷哉, 曷月予還歸哉)

콸콸 흐르는 물살에도 버들단을 떠내려 보내지 못하네.

아내와 헤어져 나만 홀로 허땅에서 수자리 서네.

그립고 그리워라.

어느 달에나 나는 돌아가리.

  1. 중곡유퇴(中谷有蓷)/골짜기의 익모초

남편과 생이별한 여인들, 시들어 말라버린 익모초에 비유하여 좋지 않은 때를 만나 울어본들 소용없음을 노래하였다.

-중곡유퇴, 한기건의(中谷有蓷, 暵其乾矣)

-유여비리, 개기탄의(有女仳離, 嘅其嘆矣)

-개기탄의, 우인지간난의(嘅其嘆矣, 遇人之艱難矣)

골짜기의 익모초 가뭄에 마르고,

생이별한 저 여자는 깊은 한숨을 쉬네.

깊은 한숨이 나오는 것은,

집안이 당한 어려움 때문이네.

-중곡유퇴, 한기수의(中谷有蓷, 暵其脩矣)

-유여비리, 조기소의(有女仳離, 條其歗矣)

-조기소의, 우인지불숙의(條其歗矣, 遇人之不淑矣)

골짜기의 익모초 가뭄에 시들고,

저 여자는 휘파람 같은 한숨을 쉬네.

휘파람 같은 한숨이 나오는 것은,

집안이 당한 불행 때문이네.

-중곡유퇴, 한기습의(中谷有蓷, 暵其濕矣)

-유여비리, 철기읍의(有女仳離, 啜其泣矣)

-철기읍의, 하차급의(啜其泣矣, 何嗟及矣)

골짜기의 익모초 가뭄에 말라가고,

생이별한 저 여자는 흐느껴 울고 있네.

흐느껴 울고는 있지만,

이제 와 어찌할 수 없네.

  1. 토원(兔爰)/토끼는 느긋한데

어려운 시대를 만났음을 탄식하는 노래이다.

토끼는 처세술이 뛰어난 사람을 말하고 꿩은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이를 말한다.

차라리 잠들어 깨어나지 않기를 바랄 만큼 어지러운 세상을 한탄하는 내용이다.

-유토원원, 치리우라(有兔爰爰, 雉離于羅)

-아생지초, 상무위(我生之初, 尙無爲)

-아생지후, 봉차백리(我生之後, 逢此百罹)

-상매무와(尙寐無吪)

토끼는 깡총깡총 저 꿩이 새그물에 걸렸네.

내가 태어날 때는 아무 탈이 없었는데,

내가 자란 뒤에는 온갖 근심이 닥쳐오네.

차라리 잠들어 움직이지 않았으면....

-유토원원, 치리우부(有兔爰爰, 雉離于罦)

-아생지초, 상무조(我生之初, 尙無造)

-아생지후, 봉차백우(我生之後, 逢此百憂)

-상매무각(尙寐無覺)

토끼는 깡총깡총 저 꿩이 새그물에 걸렸네.

내가 태어날 때는 아무 탈이 없었는데,

내가 자란 뒤에는 온갖 걱정이 닥쳐오네.

차라리 잠들어 깨지 말았으면....

-유토원원, 치리우동(有兔爰爰, 雉離于罿)

-아생지초, 상무용(我生之初, 尙無庸)

-아생지후, 봉차백흉(我生之後, 逢此百凶)

-상매무총(尙寐無聰)

토끼는 깡총깡총 저 꿩이 새그물에 걸렸네.

내가 태어날 때에는 아무 탈도 없었는데,

내가 자란 뒤에는 온갖 흉한 일이 닥쳐오네.

차라리 잠들어 듣지 않았으면....

  1. 갈류(葛蕌)/칡 덩굴

세상이 어지러워져 가족이 서로 흩어져 타향에 살면서 한탄하는 심정을 읊었다.

칡덩굴은 모여사는 가족을 의미한다.

-면면갈류, 재하지호(緜緜葛蕌, 在河之滸)

-종원형제, 위타인부(終遠兄弟, 謂他人父)

-위타인부, 역막아고(謂他人父, 亦莫我顧)

치렁치렁 칡덩굴이 황하의 물가에 자라네.

마침내 형제를 멀리 떠나 남을 아버지라 부르네.

남을 아버지라 부르지만 나를 돌봐주지 않네.

-면면갈류, 재하지사(緜緜葛蕌, 在河之涘)

-종원형제, 위타인모(終遠兄弟, 謂他人母)

-위타인모, 역막아유(謂他人母, 亦莫我有)

치렁치렁 칡덩굴이 황해의 물가에 자라네.

마침내 형제를 멀리 떠나 남을 어머니라 부르네.

남을 어머니라 부르지만 나를 가까이하지 않네.

-면면갈류, 재하지순(緜緜葛蕌, 在河之漘)

-종원형제, 위타인곤(終遠兄弟, 謂他人昆)

-위타인곤, 역막아문(謂他人昆, 亦莫我聞)

치렁치렁 칡덩굴이 황하의 기슭에 자라네.

마침내 형제를 멀리 떠나 남을 형이라 부르네.

남을 형이라 부르지만 나를 걱정해주지 않네.

  1. 채갈(采葛)/칡을 캐다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는 내용의 시이다.

일일이 여삼추라는 유명한 귀절이 이 시 2연에서 나온 말이다

-피채갈혜(彼采葛兮)

-일일불견, 여삼월혜(一日不見, 如三月兮)

칡이나 캐러가세.

하루를 못 보아도,

석달이 지난 듯하네.

-피채소혜(彼采蕭兮)

-일일불견, 여삼추혜(一日不見, 如三秋兮)

흰쑥을 캐러가세.

하루를 못 보아도,

가을이 세 번을 지난 듯하네.

-피채애혜(彼采艾兮)

-일일불견 여삼세혜(一日不見 如三歲兮)

약쑥을 캐러가세.

하루를 못 보아도,

삼년이 지난 듯하네.

  1. 대거(大車)/큰 수레

주희(朱熹)는 관리들이 법에 어긋난 행동을 한 남녀를 엄격하게 다스리자, 두려워하는 내용이라고 해석했으나, 사랑하는 사람이 출세를 하자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여인의 심정을 읊은 노래라고 봄이 더 타당할 것 같다.

-대거함함, 취의여담(大車檻檻, 毳衣如菼)

-기불이사, 외자불감(豈不爾思, 畏子不敢)

큰 수레 덜컹거리며 가니, 관복은 푸르기가 갈대잎 같네.

어찌 그대 그립지 않으리오만, 감히 두려워 다가가지 못하네.

-대거톤톤, 취의여문(大車啍啍, 毳衣如璊)

-기불이사, 외자불분(豈不爾思, 畏子不奔)

큰 수레 덜컹거리며 가니, 관복은 붉기가 홍옥과 같네.

어찌 그대 그립지 않으리오만 감히 두려워 달려가지 못하네.

-곡칙이실, 사칙동혈(穀則異室, 死則同穴)

-위여불신, 유여교일(謂予不信, 有如噭日)

살아서는 딴 집에서 살아도 죽어서는 한 무덤에 같이 묻히리.

그대 나를 미덥지 않다 한다면, 저 하늘 밝은 해를 두고 맹세하리라.

  1. 구중유마(丘中有麻)/언덕 위의 삼밭

남녀가 서로 좋아하는 노래이다.

모시서에는 어진이를 생각하며 노래한 시라고 했다.

-구중유마, 피류자차(丘中有麻, 彼留子嗟)

-피류자차, 장기래시시(彼留子嗟, 將其來施施)

언덕 위에 심빝 잇으니, 저 유씨댁 아드님이여.

저 유씨댁 아드님 바라건대, 어서 달려 오세요.

-구중유맥, 피류자국(丘中有麥, 彼留子國)

-피류자국, 장기래식(彼留子國, 將其來食)

언덕 위에 보리밭 있으니, 저 유씨댁 자국님.

저 유씨댁 자국님 어서 오셔서 드셔 보세요.

-구중유이, 피류지자(丘中有李, 彼留之子)

-피류지자, 이아패구(彼留之子, 貽我佩玖)

언덕 위에 오얏나무 잇으니, 저 유씨댁 아드님.

저 유씨댁 아드님이 내게 검고 예쁜 패옥 주셨네.


7권 정풍(鄭風)

정(鄭)나라는 주(周)나라 선왕(宣王)이 동생 우(友)를 함림에 봉한 땅의 이름이다.
뒤에 무공(武公)이 평왕(平王)을 도와 동천(東遷)할 때 공(功)이 있어서 사도(司徒)가 되어 여러 고을을 받았다.
정풍(鄭風)은 아마도 이 때 이후에 지어진 듯하다.

1. 치의(緇衣)/검은 옷

정(鄭)나라 환공(桓公)과 무공(武公)이 계속 주(周)나라의 사도(司徒)가 됨으로써 사람들이 이들을 칭송하여 노래 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이 시의 화자는 일반 백성이라기 보다는 관리의 아내라고 보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치의지의혜, 폐여우개위혜(緇衣之宜兮, 敝予又改爲兮)
-적자지관혜, 환여수자지찬혜(適子之館兮, 還予授子之粲兮)

검은 옷이 잘도 어울리네요.
해지면 다시 지어 드리지요.
관청에 일보러 나가셨다가,
돌아오시면 진지 차려드리지요.

-치의지호혜, 폐여우개조혜(緇衣之好兮, 敝予又改造兮)

-적자지관혜, 환여수자지찬혜(適子之館兮, 還予授子之粲兮)

검은 옷이 좋기도 하네요,

해지면 다시 지어 드리지요.

관청에 일보러 나가셨다가,

돌아오시면 진지 차려드리지요.

-치의지석혜, 폐여우개작혜(緇衣之蓆兮, 敝予又改作兮)

-적자지관혜, 환여수자지찬혜(適子之館兮, 還予授子之粲兮)

검은 옷이 점잖기도 하네요,

해지면 다시 지어 드리지요.

관청에 일보러 나가셨다가,

돌아오시면 진지 차려드리지요.

  1. 장중자(將仲子)/둘째 아드님이여

구애를 정중히 거절하는 노래이다.

그러나 속 뜻은 그렇지 않으니 역설법이 잘 나타난 시이다.

-장중자혜, 무유아리, 무절아수기(將仲子兮, 無踰我里, 無折我樹杞)

-기감애지, 외아부모(豈敢愛之, 畏我父母)

-중가회야, 부모지언, 역가외야(仲可懷也, 父母之言, 亦可畏也)

제발 둘째 도련님 우리 마을 넘어들어와,

내가 심은 버드나무 꺾지 마세요.

어찌 버드나무를 아껴서겠어요,

우리 부모님 두려워서지요.

둘째 도련님 두렵지만 부모님 말씀도 두렵답니다.

-장중자혜, 무유아장, 무절아수상(將仲子兮, 無踰我墻, 無折我樹桑)

-기감애지, 외아제형(豈敢愛之, 畏我諸兄)

-중가회야, 제형지언, 역가외야(仲可懷也, 諸兄之言, 亦可畏也)

제발 둘째 도련님 우리집 담장 넘어들어와,

내가 심은 뽕나무 꺾지 마세요.

어찌 뽕나무 아껴서겠어요,

우리집 오빠들 두려워서지요.

둘째 도련님 그립지만 다른 사람들 말도 두렵답니다.

-장중자혜, 무유아원, 무절아수단(將仲子兮, 無踰我園, 無折我樹檀)

-기감애지, 외인지다언(豈敢愛之, 畏人之多言)

-중가회야, 인지다언, 역가외야(仲可懷也, 人之多言, 亦可畏也)

제발 둘째 도련님 우리집 정원 넘어들어와,

내가 심은 박달나무 꺾지 마세요.

어찌 박달나무 아껴서겠어요,

다른 사람 남의 말 많은 게 두려워서지요.

둘째 도련님 그립지만 다른 사람들 말도 두렵답니다.

  1. 숙우전(叔于田)/숙이가 사냥을

정(鄭)나라 정공의 아우 공숙단을 찬양한 노래라고 한다.

또는 어떤 여자가 사냥가는 남자를 찬양하는 노래로 볼 수도 있다.

-숙우전, 항무거인(叔于田, 巷無居人)

-기무거인, 불여숙야, 순미차인(豈無居人, 不如叔也, 洵美且仁)

숙이님이 사냥을 가시니,

거리에 사람 하나 없네.

어찌 사람이 없겠냐마는,

그대같이 아름답고 좋은 이가 없다네.

-숙우수, 항무음주(叔于狩, 巷無飮酒)

-기무음주, 불여숙야, 순미차호(豈無飮酒, 不如叔也, 洵美且好)

숙이님이 사냥가시니,

거리에 술 마시는 사람도 없네.

어찌 술 마시지 않겠냐마는,

그대같이 아름답고 좋은 이가 없다네.

-숙적야, 항무복마(叔適野, 巷無服馬)

-기무복마, 불여숙야, 순미차무(豈無服馬, 不如叔也, 洵美且武)

숙이님이 들에 나가시니,

거리에 말 탄 이가 하나 없네.

어찌 말을 타지 않겠냐마는,

그대같이 아름답고 늠름한 이가 없다네.

  1. 대숙우전(大叔于田)/셋째가 사냥 가서

옛날에 수레는 네 필의 말이 끌었다.

안의 두 마리 말은 복마(服馬)라 하고, 밖의 양 옆 두 마리 말은 참마(驂馬)라고 한다.

오총이는 흰 털이 섞인 말이다.

-대숙우전, 승승마(大叔于田, 乘乘馬),

-집비여조, 양참여무(執轡如組, 兩驂如舞).

숙이 사냥 가시니, 네 필의 말이 끄는 수레를 탔네.

고삐를 실 다루듯 능란하고, 두 곁말은 춤추는 듯하네.

-숙재수, 화열구거(叔在藪, 火烈具擧)

-단석폭호, 헌우공소(檀裼暴虎, 獻于公所)

-장숙무뉴, 계기상녀(將叔無狃, 戒其傷女)

숙이 늪가에 드시니 횃불이 일제히 올라오네.

웃통 벗고 맨손으로 범을 잡아 임금님께 바친다네.

그대여, 이런 일 자주하지 마세요,

그대 다칠까봐 두렵답니다.

-대숙우전, 승승황(大叔于田, 乘乘黃)

-양복상양, 양참안행(兩服上襄, 兩驂雁行).

숙이 사냥가시니, 네 필의 누런 말이 끄는 수레를 탔네.

두 복마가 앞에서 끌고 두 곁말은 뒤따라 가네.

-숙재수, 화열구양(叔在藪, 火烈具揚)

-숙선사기, 우량어기(叔善射忌, 又良御忌)

-억경공기, 억종송기(抑磬控忌, 抑縱送忌)

숙이 늪가에 가시니 횃불이 일제히 타오르네.

그대는 활 잘 쏘고 말도 잘 타시네.

말을 달리다 멈추고 활을 쏘았다 새를 쫓았다 하며 달리시네.

-대숙우전, 승승보(大叔于田, 乘乘鴇)

-양복제수, 양참여수(兩服齊首, 兩驂如手)

숙이 사냥 가시니 네 필 오총이 끄는 수레를 탔네.

두 복마는 머리를 나란히 하고 양옆의 곁말은 뒤따라 가네.

-숙재수, 화열구부(叔在藪, 火烈具阜)

-숙마만기, 숙발한기(叔馬慢忌, 叔發罕忌)

-억석붕기, 억창궁기(抑釋掤忌, 抑鬯弓忌)

숙이 늪가에 닿으시니 횃불이 무성하게 타오르네.

그대는 천천히 말을 몰며 활쏘기 뜸해지더니,

이제는 전통 뚜껑을 닫아 허리에서 풀어놓으시고,

활도 화살통에 넣으시네.

  1. 청인(淸人)/ 청읍 사람

정(鄭)나라 문공(文公)은 고극(高克)이라는 장수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고극을 변방인 황하 기슭으로 보내 적의 침략을 막게하였는데, 세월이 흘러도 불러주지 않았다.

뒤에 군대가 흩어지고 고극도 진나라로 도망가 버렸다.

그래서 당시 정나라 사람들이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청인재팽, 사개방방(淸人在彭, 駟介旁旁)

-이모중영, 하상호고상(二矛重英, 河上乎翺翔)

청(淸)땅 사람 팽(彭) 땅에 수자리 오니,

씩씩한 네 필 말이 수레를 끌고.

창 두 개 붉은 장식 겹쳐 매고는,

황하 기슭을 오르내리네.

-청인재소, 사개표표(淸人在消, 駟介鑣鑣)

-이여중교, 하상호소요(二予重喬, 河上乎逍遙)

청(淸) 땅 사람 소(消) 땅에 수자리 오니,

늠름한 네 필 말 수레를 끌고

창 두 개 꿩깃을 겹쳐 매고는,

황하 기슭을 돌아다니네.

-청인재축, 사개도도(淸人在軸, 駟介陶陶)

-좌선우추, 중군작호(左旋右抽, 中軍作好)

청(淸) 땅 사람 축(軸) 땅에 수자리 오니,

날쌘 네 필 말 수레를 끌고.

왼쪽은 기 흔들고 오른쪽은 칼을 뽑으니,

군중들 좋아하네.

  1. 고구(羔裘)/염소 갓옷

나라의 정치가 잘 될 때 관리를 칭찬하는 노래이다.

-고구여유, 순직차후(羔裘如濡, 洵直且侯)

-피기지자, 사명불투(彼其之子, 舍命不渝)

저기 매끄러운 염소갖옷이,

참으로 부드럽고 아름답네.

저같은 사람은 명령을 전달해도 변하지 않으리.

-고구작식, 공무유력(羔裘犳飾, 孔武有力)

-피기지자, 방지사직(彼其之子, 邦之司直)

염소갖옷에 표범가죽을 선두르니,

늠름하고 씩씩하네.

저같은 사람은 나라일 맡겨도 바르게 하리라

-고구안혜, 삼영찬혜(羔裘晏兮, 三英粲兮)

-피기지자, 방지언혜(彼其之子, 邦之彥兮)

저기 곱고 성한 염소갖옷,

세 번 꿰맨 흰실 자국 선명하네.

저같은 사람은 나라의 아름다운 선비 되리라.

  1. 준대로(遵大路)/큰 길

두 사람이 사랑하다가 한 사람이 떠나자, 다른 한 사람이 큰 길까지 나와 만류하며 애원하는 시이다.

-준대로혜, 섬집자지거혜(遵大路兮, 摻執子之袪兮)

-무아악혜, 불잠고야(無我惡兮, 不寁故也)

큰 길을 따라 나가 그대 옷소매 부여잡는다고,

나를 미워하지 마세요.

옛정을 잊지 마세요.

-준대로혜, 섬집자지수혜(遵大路兮, 摻執子之手兮)

-무아수혜, 불잠호야(無我魗兮, 不寁好也)

큰 길을 따라 나가 그대 두 손을 부여잡는다고,

나를 추하다 하지 말아요.

옛정을 버리지 마세요.

  1. 여왈계명(女曰雞鳴)/아내는 닭이 운다고 하는데

사랑하는 부부가 서로 좋아하며 부르는 노래이다.

주살은 화살에다 실을 매어 쏘는 기구이다.

-여왈계명, 사왈매단(女曰雞鳴, 士曰昧旦)

-자흥시야, 명성유란(子興視夜, 明星有爛)

-장고장상, 익부여안(將翺將翔, 弋鳧與鴈)

아내가 "닭이 우네요"라고 말하자,

남편은 "아직 날이 밝지 않았어요."하네.

샛별이 바짝이며 동이 텄으니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주살로 오리와 기러기를 잡아오라 하네.

-익언가지, 여자의지(弋言加之, 與子宜之)

-의언음주, 여자해로(宜言飮酒, 與子偕老)

-금슬재어, 막불정호(琴瑟在御, 莫不靜好)

"주살로 쏘아 잡아오면 당신께

안주로 만들어 줄께요."하네.

안주가 맛있으면 술을 마시며 당신과 백년해로 하자고 하네.

거문고 비파 타며 어찌 아니 기쁘지 아니하냐고 하네.

-지자지래지, 잡패이증지(知子之來之, 雜佩以贈之)

-지자지순지, 잡패이문지(知子之順之, 雜佩以問之)

-지자지호지, 잡패이보지(知子之好之, 雜佩以報之)

당신이 오는 것을 안다면 패옥을 선물 하겠다고 하네.

당신이 나를 따른다면 여러 가지 패옥을 보내리라 하네.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여러가지 재물로 보답하리라 하네.

  1. 유녀동거(有女同車)/함께 수레 탄 여인

혼인하는 남자가 꽃처럼 아름다운 신부를 노래한 것이다.

-유녀동거, 안여순화(有女同車, 顔如舜華)

-장고장상, 패옥경거(將翺將翔, 佩玉瓊琚)

-피미맹강, 순미차도(彼美孟姜, 洵美且都)

함께 수레를 탄 여인 아름다운 얼굴이 무궁화꽃 같네.

이리저리 수레를 몰고 가니 패옥이 눈부시네.

저 어여쁜 강씨댁 맏딸이여!

참으로 아름답고 우아하구나.

-유녀동항, 안여순영(有女同行, 顔如舜英)

-장고장상, 패옥장장(將翺將翔, 佩玉將將)

-피미맹강, 덕음부망(彼美孟姜, 德音不忘)

함께 수레 타고 가는 여인 아름다운 얼굴이 무궁화꽃 같네.

이리저리 수레를 몰고 가니 패옥 소리 찰랑이네.

저 어여쁜 강씨댁 맏딸이여!

사람들 칭찬하는 소리 잊지 못하겠네.

  1. 산유부소(山有扶蘇)/산에 핀 부소화

중매장이의 말만 듣고 결혼을 한 여자가 자연의 조화로움에 빗대어 자신의 처지를 후회하는 시이다.

'부소'란 부궁화의 일종이며, '말여뀌'는 잎이 크고 흰색으로 연못에서 자라는 풀이다.

'내견'은 시집가서 남편을 만나본 것을 뜻하고, '자도'나 '자충'은 잘 생긴 남자, 실한 남자를 말한다.

-산유부소, 습유하화(山有扶蘇, 隰有荷華)

-불견자도, 내견광차(不見子都, 乃見狂且)

산에는 부소나무 있고, 늪에는 연꽃이 피었네.

보기 전에는 미남이라더니, 이같은 미치광이라니...

-산유교송, 습유유용(山有橋松, 隰有游龍)

-불견자충, 내견교동(不見子充, 乃見狡童)

산에는 우뚝 솟은 소나무, 갯펄에는 말여뀌 피었네.

보기 전에는 호남이라더니, 이같이 못난이라니...

  1. 탁혜(蘀兮)/마른 잎

혼기가 지난 여자가 남자에게 구애를 청하는 노래이다.

마른잎은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떨어지는 것처럼 그대가 눈짓만 해도 응하겠다는 내용이다.

-탁혜탁혜, 풍기취여(蘀兮蘀兮, 風其吹女)

-숙혜백혜, 창여화여(叔兮伯兮, 倡予和女)

마른잎 시든잎은 바람이 불면 떨어지리,

그대여, 그대여 나를 부르면 화답하리라.

-탁혜탁혜, 풍기표여(蘀兮蘀兮, 風其漂女)

-숙혜백혜, 창여요여(叔兮伯兮, 倡予要女)

마른잎 시든잎은 바람이 불면 날아가리,

그대여, 그대여 나를 부르면 따르리라.

  1. 교동(狡童)/교활한 자

여자가 마음 변한 남자를 원망하는 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노래이다.

'교동'이란 큰 욕이다.

-피교동혜, 불여아언혜(彼狡童兮, 不與我言兮)

-유자지고, 사아불능찬혜(維子之故, 使我不能餐兮)

저 교활한 녀석은 나와는 말도 하지 않네.

아무려면 저 녀석 때문에 내가 밥도 먹지 못할까.

-피교동혜, 불여아식혜(彼狡童兮, 不與我食兮)

-유자지고, 사아불능식혜(維子之故, 使我不能息兮)

저 교활한 녀석은 나와는 밥도 먹지 않네.

아무려면 저 녀석 때문에 내가 편히 쉬지도 못할까.

  1. 건상(褰裳)/치마를 걷어 올리고

남자에게 버림받은 여자가 읊은 노래이다.

깊은 물은 인생의 험난한 길을 말한다.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면 어떤 험난한 일도 헤쳐나갈 수 있는데 나를 버리다니, 바보 미치광이라고 조롱하는 내용이다.

-자혜사아, 건상섭진(子惠思我, 褰裳涉溱)

-자불아사, 기무타인(子不我思, 豈無他人)

-광동지광야차(狂童之狂也且)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치마를 걷어올리고 진수라도 건너련만,

그대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다른 좋은 사람 없을까보냐.

바보같은 미친 녀석아!

-자혜사아, 건상섭유(子惠思我, 褰裳涉洧)

-자불아사, 기무타사(子不我思, 豈無他士)

-광동지광야차(狂童之狂也且)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치마를 걷어올리고 유수라도 건너련만,

그대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다른 좋은 사내 없을까보냐.

바보같은 미친 녀석아!

  1. 봉(丰)/어여쁜 님이시여

남자와 결혼하려다가 못하고 나중에 후회하며 읊은 노래이다.

'봉'은 의젓하고 잘 생긴 모습을 의미한다.

흔히 '봉 잡았다'는 말이 이 시에서 나오는 봉을 뜻하는 말인 듯하다.

-자지봉혜, 사아호항혜(子之丰兮, 俟我乎巷兮)

-회여부송혜(悔予不送兮)

믿음직한 그대여, 길거리에서 기다렸는데,

왜 아니 따라 갔나 후회가 되네요.

-자지창혜, 사아호당혜(子之昌兮, 俟我乎堂兮)

-회여부장혜(悔予不將兮)

씩씩한 그대여, 나를 방안에서 기다렸는데,

왜 아니 찾아갔나 후회가 되네요.

-의금경상, 상금경의(衣錦褧裳, 裳錦褧衣)

-숙혜백혜, 가여여항(叔兮伯兮, 駕予與行)

비단저고리에 겉저고리 덧입고,

비단치마에 겉치마를 덧입었으니,

그대여, 그대여! 다시 수레 몰고 와 나와 함께 가주세요.

-상금경상, 의금경의(裳錦褧裳, 衣錦褧衣)

-숙혜백혜, 가여여귀(叔兮伯兮, 駕予與歸)

비단치마에 겉치마 덧입고,

비단 저고리에 깉저고리 덧입었으니,

그대여, 그대여! 다시 수레 몰고 와 나를 데려가 주세요.

  1. 동문지선(東門之墠)/동문 밖 빈터

사랑하는 이가 가까이 있음에도 서로 만나지 못하는 심정을 노래했다.

'꼭두서니'는 수염뿌리가 비대하고 황적색이며 줄기는 네모난 모양을 하고 있으며 가시가 있는 식물이다.

붉은 물감의 재료로 쓰였다.

-동문지선, 여려재판(東門之墠, 茹藘在阪)

-기실칙이, 기인심원(其室則邇, 其人甚遠)

동문 밖 넓은 공터 그 언덕엔 꼭두서니 자란다네.

그 집이야 가깝지만 그 이는 너무 멀리 있다네.

-동문지율, 유천가실(東門之栗, 有踐家室)

-기불이사, 자불아즉(豈不爾思, 子不我卽)

동문 밖 밤나무 아래 집들이 차례차례 늘어서 있네.

어찌 그대 생각치 않겠냐만 그이는 네게 오지 않네.

  1. 풍우(風雨)/비 바람

남녀가 몰래 만나는 반가움을 노래한 듯하다.

-풍우처처, 계명개개(風雨凄凄, 雞鳴喈喈)

-기견군자, 운호불이(旣見君子, 云胡不夷)

새벽내 비바람 몰아치고, 닭울음 소리 들려오더니,

이제 그대를 만났으니 어찌 내 마음 기쁘지 않으리오.

-풍우소소, 계명교교(風雨瀟瀟, 雞鳴膠膠)

-기견군자, 운호불추(旣見君子, 云胡不瘳)

새벽내 비바람 쓸쓸하고 닭울음 소리 들려오더니,

이제 그대를 만났으니 어찌 내 마음 즐겁지 않으리오.

-풍우여회, 계명불이(風雨如晦, 雞鳴不已)

-기견군자, 운호불희(旣見君子, 云胡不喜)

새벽내 비바람 불어 캄캄하고 닭울음소리 그치치 않더니,

이제 그대를 만났으니 어찌 내 마음 즐겁지 않으리오.

  1. 자금(子衿)/그대의 옷깃

푸른 옷깃을 단 옷은 옛날 학자들이 입은 옷이라 한다.

그래서 '모시서'에서는 학교를 없애버린 것을 풍자한 노래라고 하였다.

드러나 남녀가 서로 사랑하는 그리운 마음을 노래했다고 볼 수 있다.

-청청자금, 유유아심(靑靑子衿, 悠悠我心)

-종아불왕, 자녕불사음(縱我不往, 子寧不嗣音)

푸르고 푸른 그대 옷깃, 아득하고 아득한 내 마음이여.

내가 비록 가지 못하나 님은 어이하여 소식 없는가요.

-청청자패, 유유아사(靑靑子佩, 悠悠我思)

-종아불왕, 자녕불래(縱我不往, 子寧不來)

푸르고 푸른 그대 패옥, 아득하고 아득한 그리움이여.

내가 비록 가지 못하나 님은 어이하여 오지 않는가요.

-도혜달혜, 재성궐혜(挑兮達兮, 在城闕兮)

-일일불견, 여삼월혜(一日不見, 如三月兮)

이리저리 왔다갔다 성 위에서 날을 보내네.

하루를 못 보아도 석달이나 지난 듯하네.

  1. 양지수(揚之水)/치솟는 물결

똑같은 제목의 글이 앞에서도 나왔다.

형제 사이가 멀어지자, 이를 경계한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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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수, 불류속초(揚之水, 不流束楚)

-종선형제, 유여여녀(終鮮兄弟, 維予與女)

-무신인지언, 인실광녀(無信人之言, 人實迋女)

콸콸 흐르는 물살에도 싸리단은 안 쓸려가네.

형제 적은 우리 너와 나 둘 뿐이네.

남의 말 믿지 말아라. 사람들은 널 속이리라.

-양지수, 불류속신(揚之水, 不流束薪)

-종선형제, 유여이인(終鮮兄弟, 維予二人)

-무신인지언, 인실불신(無信人之言, 人實文不信)

콸콸 흐르는 물살에도 나뭇단은 안 쓸려가네.

형제 적은 우리 너와 나 둘 뿐이네.

남의 말 믿지 말아라. 사람들은 믿을 수 없느니라.

  1. 출기동문(出其東門)/동문을 나서니

어떤 남자가 한 여자만을 사랑할 것을 맹세하는 노래이다.

1연의 쑥색과 2연의 붉은 색을 잘 대비시켰다.

-출기동문, 유여여운(出其東門, 有女如雲)

-수칙여운, 비아사존(雖則如雲, 匪我思存)

-호의기건, 료락아원(縞衣綦巾, 聊樂我員)

동문을 나섰더니 여자들이 구름같이 많구나.

아무리 구름처럼 많다해도 내 마음 그들에게 있지 않네.

흰옷에 쑥색 수건 쓴 여자, 오로지 그녀만이 나는 좋다네.

-출기인도, 유여여도(出其闉闍, 有女如荼)

-수칙여도, 비아사차(雖則如荼, 匪我思且)

-호의여려, 료가여오(縞衣茹藘, 聊可與娛)

성문 밖을 나섰더니 여자들이 띠꽃 핀 듯 어여쁘구나.

아무리 띠꽃처럼 예쁘다해도 내 마음 그들에게 있지 않네.

흰옷에 붉은 수건 쓴 여자, 오로지 그녀만이 나는 좋다네.

  1. 야유만초(野有蔓草)/들녘의 넝쿨 풀

남녀의 애정을 노래했다.

옛날에 남녀가 만나는 장소는 주로 들판이었으므로 이슬이 덩쿨풀에 맺혀 있다면 아침나절이다.

보고 싶은 마음은 한시라도 기다릴 수 없음을 느낄 수 있다.

-야유만초, 령로단혜(野有蔓草, 零露漙兮)

-유미일인, 청양완혜(有美一人, 淸揚婉兮)

-해후상우, 적아원혜(邂逅相遇, 適我願兮)

들에 뻗은 덩굴풀에 이슬방울 맺혀있네.

저 아름다운 사람은 맑은 눈에 반듯한 이마 곱기도 하구나.

우연히 이곳에서 서로 만나니, 내 마음 기쁘기 그지 없네.

-야유만초, 령로양양(野有蔓草, 零露瀼瀼)

-유미일인, 완여청양(有美一人, 婉如淸揚)

-해후상우, 여자해장(邂逅相遇, 與子偕臧)

들에 뻗은 덩굴풀에 이슬이 촉촉히 젖었네.

저 아름다운 사람은 맑은 눈에 반듯한 이마 곱기도 하구나.

우연히 이곳에서 서로 만나니 그대와 함께 즐거워하네.

  1. 진유(溱洧)/진수와 유수

작약은 3월에 피는 꽃이다.

정(鄭)나라 풍속에 삼월 상사일(上巳日)에 진수와 유수 사이에서 혼을 부르며 액땜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이들을 따라 강가로 짝을 지어 놀러나온 연인들을 읊은 노래이다.

-진여유, 방환환혜(溱與洧, 方渙渙兮)

-사여여, 방병간혜(士與女, 方秉蕑兮)

진수와 유수에 봄물이 넘실거리고,

남자와 여자가 난초를 들고 있네.

-여왈관호(女曰觀乎)

-사왈기차(士曰旣且)

-차왕관호(且往觀乎)

여자가 구경자가 말하니,

남자는 벌써 보았다고 하네.

나랑 한번 더 가봐요.

-유지외, 순우차락(洧之外, 洵訏且樂)

-유사여여, 이기상학, 증지이작약(維士與女, 伊其相謔, 贈之以勺藥)

유수 건너는 참으로 넓고 즐거울텐데,

남자와 여자는 손잡고 장난하며 작약꽃을 꺾어주네.

-진여유, 류기청의(溱與洧, 瀏其淸矣)

-사여여, 은기영혜(士與女, 殷其盈兮)

진수와 유수에 봄물이 넘실거리고,

남자와 여자가 난초를 들고 있네.

-여왈고나호(女曰觀乎)

-사왈기차(士曰旣且)

-차왕관호(且往觀乎)

여자가 구경가자고 말하니,

남자는 벌써 보았다고 하네.

나랑 한번 더 가봐요.

-유지외, 순우차락(洧之外, 洵訏且樂)

-유사여여, 이기장학, 증지이작약(維士與女, 伊其將謔, 贈之以勺藥)

유수 건너쪽은 참으로 넓고 즐거울텐데,

남자와 여자는 손잡고 장난하며 작약꽃을 꺾어주네.


8권 제풍(齊風)

제(齊)나라는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은(殷)나라를 정벌하고 문왕(文王) 때부터 공신인 태공망(太公望) 여상(呂尙)을 봉한 땅이다.

1. 계명(鷄鳴)/닭이 운다

제(齊)나라 애공(哀公)이 여색에 빠져 정치를 돌보지 않자, 왕비가 경계하여 읊은 시라고 해석되어 왔다.
늦게 일어나는 남편을 깨우는 이 시는 대화체로 되어 있다.
조회를 간다는 말로 보아 당시 관리의 집안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계기명의, 조기영의(雞旣鳴矣, 朝旣盈矣)

-비계칙명, 창승지성(匪雞則鳴, 蒼蠅之聲)

닭이 벌써 우네요,

조회 때가 다 되었어요.

닭 울음이 아니라 파리 소리겠지.

-동방명의, 조기창의(東方明矣, 朝旣昌矣)

-비동방칙명, 월출지광(匪東方則明, 月出之光)

동이 벌써 터 오네요,

조회가 한창이겠지요.

동방이 밝은 것이 아니라 달빛이겠지.

-충비훙훙, 감여자동몽(蟲飛薨薨, 甘與子同夢)

-회차귀의, 무서여자증(會且歸矣, 無庶予子憎)

벌레가 붕붕거리며 날아다니니,

그대와 더 누워 단꿈을 꾸고 싶지만,

조회가 끝나 돌아들가면,

나 때문에 그대가 미움을 사면 안 되지요.

  1. 환(還)/날쌘 사냥꾼

사냥을 즐기며 서로 상대방을 칭찬하는 노래이다.

옛날의 사냥은 단순히 유희가 아니라 군사훈련의 장이었다.

그래서 읍이라는 인사의 예를 갖추었다.

-자지환혜, 조아호노지간혜(子之還兮, 遭我乎峱之閒兮)

-병구종량견혜, 읍아위아현혜(並驅從兩肩兮, 揖我謂我儇兮)

그대는 날쌔기도 하네.

나와 만난 곳은 노산 골짜기.

나란히 말을 몰아 두 짐승을 쫓으며,

내게 날쌔다고 인사했네.

-자지무혜, 조아호노지도혜(子之茂兮, 遭我乎峱之道兮)

-병구종량모혜, 읍아위아호혜(並驅從兩牡兮, 揖我謂我好兮)

그대는 멋지기도 하네.

나와 만난 곳은 노산의 길,

나란히 말을 몰아 숫짐승을 쫓으며,

내게 멋있다 인사했네.

-자지창혜, 조아호노지양혜(子之昌兮, 遭我乎峱之陽兮)

-병구종량낭혜, 읍아위아장혜(並驅從兩狼兮, 揖我謂我臧兮)

그대는 풍채가 좋기도 하네.

나와 만난 곳은 노산 남쪽 기슭,

나란히 말을 몰아 두 마리 이리를 쫓으며,

내게 잘한다 인사했네.

  1. 저(著)/문간에서

신부가 자기를 기다리는 신랑의 모습을 읊었다.

문간에서, 뜰에서, 마루에서 기다리는 것이 신부를 친히 맞이하는 예절이었다.

귀막이는 솜에다 여러가지 실로 구슬같은 옥돌을 꿰어 귀 위를 덮는 일종의 장식물이다.

-사아어저호이, 충이이소호이, 상지이경화호이(俟我於著乎而, 充耳以素乎而, 尙之以瓊華乎而)

나를 문간에서 기다리시니,

하얀 실 귀막이 하셨네.

그 위에 예쁜 꽃모양 옥돌을 달으셨네.

-사아어정호이, 충이이청호이, 상지이경영호이(俟我於庭乎而, 充耳以靑乎而, 尙之以瓊瑩乎而)

나를 뜰에서 기다리시니,

푸른 실 귀막이 하셨네.

그 위에 꽃처럼 어여쁜 옥돌을 달으셨네.

-사아어당호이, 충이이황호이, 상지이경영호이(俟我於堂乎而, 充耳以黃乎而, 尙之以瓊英乎而)

나를 마루에서 기다리시니,

노오란 실 귀막이 하셨네.

그 위에 꽃 모양 곱디고운 옥돌을 달으셨네.

  1. 동방지일(東方之日)/동쪽에 뜨는 해

남녀가 은밀히 만나는 광경을 노래한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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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지일혜(東方之日兮)

-피주자자, 재아실혜(彼姝者子, 在我室兮)

-재아실혜, 리아즉혜(在我室兮, 履我卽兮)

동녘에 해뜨니,

저 예쁜 님이 내 방에 있네.

내 방에 있네,

나를 따라 왔다네.

-동방지월혜(東方之月兮)

-피주자자, 재아달혜(彼姝者子, 在我闥兮)

-재아달혜, 리아발혜(在我闥兮, 履我發兮)

동녘에 달뜨니,

저 예쁜 님이 내 방에 있네.

내 집에 있네,

나를 따라 간다네.

  1. 동방미명(東方未明)/동 트기 전

나라일이 절도없이 시도 때도 없이 명령이 내려옴을 풍자한 노래이다.

우리가 흔히 앞뒤가 바뀌었다는 뜻으로 쓰는 '전도(顚倒)'라는 말이 여기에 나온다.

-동방미명, 전도의상(東方未明, 顚倒衣裳)

-전지도지, 자공소지(顚之倒之, 自公召之)

아직 동도 트기 전인데,

바지 저고리를 바꿔 입으며 야단이네.

넘어지고 엎어지며 허둥대는건,

임금님이 부르시기 때문이네.

-동방미희, 전도상의(東方未晞, 顚倒裳衣)

-도지전지, 자공령지(倒之顚之, 自公令之)

아직 동도 트기 전인데,

저고리 바지를 바꿔 입으며 야단이네.

엎어지고 넘어지며 허둥대는 건,

임금님이 부르시기 때문이네.

-절류번포, 광부구구(折柳樊圃, 狂夫瞿瞿)

-불능진야, 불숙칙막(不能辰夜, 不夙則莫)

버드나무 가지 꺾어 울타리치면,

미친 사람도 안 들어가는데,

새벽과 밤도 모르시는가,

이른 아침 아니면 늦은 저녁 부르네.

  1. 남산(南山)/앞 산

제(齊)나라 양공(襄公)이 이복누이 문강을 노(魯)나라 환공(桓公)에게 시집보내고도 계속 간통함을 풍자한 노래이다.

1연의 숫여우는 양공을 상징하고, 2연은 문강이 시집가는 모습이고, 3, 4연은 노나라 환공을 풍자하고 있다.

-남산최최, 웅호수수(南山崔崔, 雄狐綏綏)

-노도유탕, 제자유귀(魯道有蕩, 齊子由歸)

-기왈귀지, 갈우회지(旣曰歸止, 曷又懷止)

남산이 높고 높은데 숫여우가 어슬렁거리네.

노나라 가는 훤한 이 길로 제나라 공주 시집갔네.

이미 시집간 사람을 어찌하여 그리워하나.

-갈구오양, 관유쌍지(葛屨五兩, 冠緌雙止)

-노도유탕, 제자용지(魯道有蕩, 齊子庸止)

-기왈용지, 갈우종지(旣曰庸止, 曷又從止)

칡으로 삼은 신 다섯이 쌍이요,

갓끈 두 가닥도 한 쌍이네.

노나라 가는 훤한 이 길로 제나라 공주 시집갔네.

이미 시집간 사람을 어찌하여 또 뒤쫓아 가나.

-예마여지하, 형종기무(蓺麻如之何, 衡從其畝)

-취처여지하, 필고부모(取妻如之何, 必告父母)

-기왈고지, 갈우국지(旣曰告之, 曷又鞠止)

삼 심을 때 어찌하나,

가로 세로 이랑을 내지.

장가들 때는 어찌하나, 부모님께 아뢰어야지.

이미 아뢰고서 얻었거늘 어째서 이렇게 버려두나.

-석신여지하, 비부불극(析薪如之何, 匪斧不克)

-취처여지하, 비매불득(取妻如之何, 匪媒不得)

-기왈득지, 갈우극지(旣曰得止, 曷又極止)

장작 쪼갤 때는 어찌하나,

도끼 없으면 할 수 없네.

장가들려면 어찌하나 중매 아니면 얻을 수 없네.

이미 중매 놓아 얻었거늘 어째서 이렇게 버려두나.

  1. 보전(甫田)/넓은 밭

멀리 간 사람이 그리워 돌아오기를 바라며 부른 노래이다.

그리운 마음 애태우던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총각이 관을 쓰고 어른이 되었다는 마지막 연이 재미있다.

-무전보전, 유유교교(無田甫田, 維莠驕驕)

-무사원인, 로심도도(無思遠人, 勞心忉忉)

넓은 밭을 갈지 마오,

강아지풀만 우거지리.

멀리 간 사람 그리워 마오,

마음만 애태우며 근심하리.

-무전보전, 유유걸걸(無田甫田, 維莠桀桀)

-무사원인, 로심달달(無思遠人, 勞心怛怛)

넓은 밭을 갈지 마라,

강아지풀만 무성하리.

멀리 간 사람 그리워 마오,

마음만 애태우며 괴로우리.

-완혜련혜, 총각관혜(婉兮孌兮, 總角丱兮)

-미기견혜, 돌이변혜(未幾見兮, 突而弁兮)

예쁘고 고운

상투 튼 총각이

얼마 있다 만나보니,

갑자기 관을 쓰고 있네.

  1. 노령(盧令)/사냥개 방울

사냥하는 모습을 읊은 노래로 가볍고 경쾌한 리듬을 타고 있다.

-로령령, 기인미차인(盧令令, 其人美且仁)

사냥개 방울소리 딸랑딸랑,

그 사람 아름답고 어질기도 하네.

-로중환, 기인미차권(盧重環, 其人美且鬈)

사냥개 목걸이 크고 작은 고리,

그 사람 아름답고 재주도 많네.

-로중매, 기인미차시(盧重鋂, 其人美且偲)

사냥개 목걸이 두 개의 사슬 고리,

그 사람 아름답고 재주도 많네.

  1. 폐구(敝笱)낡은 통발

노(魯)나라 환공(桓公)이 음란한 행동을 하는 문강을 막지 못함을 풍자한 노래라고 한다.

자기 아내를 바로 다스리지 못하는 노나라 환공을 해진 통발에 비유하고 있다.

통발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놓은 것인데, 해져 구멍이 났으니 고기들이 드나든다.

-폐구재량, 기어방환(敝笱在梁, 其魚魴鰥)

-제자귀지, 기종여운(齊子歸止, 其從如雲)

해진 통발을 여살에 놓았으니,

방어와 환어가 멋대로 드나드네.

제나라 공주가 시집을 가니,

따르는 사람이 구름 같네.

-폐구재량, 기어방서(敝笱在梁, 其魚魴鱮)

-제자귀지, 기종여우(齊子歸止, 其從如雨)

해진 통발을 여살에 놓았더니,

방어와 연어가 멋대로 드나드네.

제나라 공주가 시집을 가니,

따르는 사람이 빗줄기처럼 많네.

-폐구재량, 기어유유(敝笱在梁, 其魚唯唯)

-제자귀지, 기종여수(齊子歸止, 其從如水)

해진 통발을 여살에 놓았더니,

고기들이 유유히 드나드네.

제나라 공주가 시집을 가니,

따르는 사람이 흐르는 물과 같네.

  1. 재구(載驅)/수레를 타고 달려

문강이 이미 환공(桓公)에게 시집을 가서도 제나라 양공과 몰래 만나는 것을 풍자한 노래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대담해지는 문강이 사람들의 시선조차 신경쓰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재구박박, 점불주관(載驅薄薄, 簟茀朱鞹)

-노도유탕, 제자발석(魯道有蕩, 齊子發夕)

수레를 몰고 쏜살같이 달리니,

대로 엮은 발 가죽장식 붉기도 해라.

노나라 길이 훤하니 평탄하여,

제나라 공주 이 밤에 떠난다네.

-사려제제, 수비니니(四驪濟濟, 垂轡濔濔)

-노도유탕, 제자기제(魯道有蕩, 齊子豈弟)

네 마리 검은 말이 아름다우니,

드리운 고삐 부드럽게 흔들리네.

노나라 길이 훤하니 평탄하여,

제나라 공주 즐거이 의연하네.

-문수탕탕, 행인팽팽(汶水湯湯, 行人彭彭)

-노도유탕, 제자고상(魯道有蕩, 齊子翺翔)

문수의 물결 출렁이고,

길가는 사람들 모여들어 웅성거리네.

노나라 길이 훤하니 평탄하여,

제나라 공주 유유히 가네.

-문수도도, 행인표표(汶水滔滔, 行人儦儦)

-노도유탕, 제자유오(魯道有蕩, 齊子遊遨)

문수의 물결 넘실거리고,

길가는 사람들 모여들어 웅성거리네.

노나라 길이 훤하니 평탄하여,

제나라 공주 즐거이 노네.

  1. 의차(猗嗟)/아, 멋져라

노나라 장공(莊公)을 찬양한 노래라고 한다.

장공은 환공과 문강 사이에서 태어나 잘 생기고 활솜씨도 뒤어났다고 한다.

-의차창혜, 기이장혜(猗嗟昌兮, 頎而長兮)

-억약양혜, 미목양혜(抑若揚兮, 美目揚兮)

-교추창혜, 사칙장혜(巧趨蹌兮, 射則臧兮)

아! 멋져라,

훤칠하게 큰 키에 아름다운 넓은 이마 고운 눈매여,

절도있게 걸어 나와서 쏘시는즉 맞추시니,

활쏘기도 잘 하시네.

-의차명혜, 미목청혜(猗嗟名兮, 美目淸兮)

-의기성혜(儀旣成兮)

-종일사후, 불출정혜(終日射侯, 不出正兮)

-전아생혜(展我甥兮)

아! 훌륭하서라.

아름다운 눈동자 맑기도 해라.

의젓한 몸가짐이여.

종일토록 활을 쏘아도 빗나가지 않으니,

진정 임금님의 조카일세.

-의차련혜, 청양완혜(猗嗟孌兮, 淸揚婉兮)

-무칙선혜, 사칙관혜(舞則選兮, 射則貫兮)

-사시반혜, 이어란혜(四矢反兮, 以禦亂兮)

아! 아름다워라.

맑은 눈매 곱고도 시원해라.

춤추듯 사뿐히 움직이네.

활을 쏘면 맞혀 네 화살이 한 곳에 맞으니,

난리를 막고도 남겠네.


9권 위풍(魏風)

위(魏)나라는 주(周)나라 초기에 종실인 희성(姬姓)을 봉했지만 누구인지 알 수 없고, 나중에 진나라 현공이 위나라를 멸망시켰다.

1. 갈구(葛屨)/칡으로 역은 신

위나라는 땅이 좁고 험하여 그 풍속이 검소하고 인색하였는데, 시집온 여인이 이를 풍자한 노래인 듯하다.

-규규갈구, 가이리상(糾糾葛屨, 可以履霜)

-섬섬여수, 가이봉상(摻摻女手, 可以縫裳)

-요지극지, 호인복지(要之襋之, 好人服之)

성기게 짠 칡신으로 서리 내린 땅이라도 밟겠네.

곱디고운 섬섬옥수 바지라도 꿰매겠네.

허리 달고 동정달아 좋은 님 입히리라.

-호인제제, 완연좌벽, 패기상체(好人提提, 宛然左辟, 佩其象揥)

-유시편심, 시이위자(維是褊心, 是以爲刺)

좋은 님 점잖은 듯 가만히 위쪽으로 비켜 다닐 때,

상아빗 허리에 차고 있지만 소견이 좁고 좁은 듯 해

절로 무어라 말을 한다네.

  1. 분저여(汾沮洳)/분수가 펄펄

화려하게 치장한 관리를 풍자한 노래인 듯하다.

겉모습이 화려하지만 관리의 자격이 부족함을 말한다.

이 시를 옛사람들은 위나라의 검소한 생활과 관련지어 설명하였으나 다소 무리가 있는 듯하다.

-피분저여, 언채기막(彼汾沮洳, 言采其莫)

-피기지자, 미무도(彼其之子, 美無度)

-미무도, 수이호공로(美無度, 殊異乎公路)

저 분수의 물가에서 나물을 뜯고 있네.

저기 저 사람이 아름답기 그지없네.

아름답기 그지없지만 높은 이 같지는 않네.

-피분일방, 언채기상(彼汾一方, 言采其桑)

-피기지자, 미여영(彼其之子, 美如英)

-미여영, 수이호공행(美如英, 殊異乎公行)

저 분수의 한 켠에서 뽕잎을 따고 있네.

저기 저 사람이 아름답기 꽃과 같네.

아름답기 꽃과 같지만 높은 이 같지는 않네.

-피분일곡, 언채기속(彼汾一曲, 言采其藚)

-피기지자, 미여옥(彼其之子, 美如玉)

-미여옥, 수이호공족(美如玉, 殊異乎公族)

저 분수의 한 굽이에서 쇠나물을 뜯고 있네.

저기 저 사람이 아름답기 옥과 같네.

아름답기 옥과 같지만 높은 사람 같지는 않네.

  1. 원유도(園有桃)/동산의 복숭아나무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를 걱정하며 부른 노래이다.

올바르지 못한 정치에 자신의 울분을 길고 비장하게 나타내었다.

-원유도, 시길지효(園有桃, 其實之殽)

-심지우의, 아가차요(心之憂矣, 我歌且謠)

-불아지자, 위아사야교(不我知者, 謂我士也驕)

정원의 복숭아 나무는 그 열매나 따먹지,

내 마음에 근심 있으니 노래나 불러볼까나.

나를 모르는 이는 나를 교만하다 말하며,

저 사람이 옳거늘 당신은 어찌 그러느냐 말하네.

-피인시재, 자왈하기(彼人是哉, 子曰何其)

-심지우의, 기수지지(心之憂矣, 其誰知之)

-기수지지, 개역물사(其誰知之, 蓋亦勿思)

내 마음의 근심을 그 누가 알아주랴,

그 누가 알아주랴.

차라리 생각하지 말아야지.

-원유극, 기실지식(園有棘, 其實之食)

-심지우의, 료이행국(心之憂矣, 聊以行國)

-불아지자, 위아사야망극(不我知者, 謂我士也罔極)

정원의 대추나무는 그 열매나 따먹지.

내 마음에 근심 있으니 나라를 떠나볼까나.

나를 모르는 이는 나를 옳지 않다 말하며,

저 사람이 옳거늘 당신은 어찌 그러느냐 말하네.

-피인시재, 자왈하기(彼人是哉, 子曰何其)

-심지우의, 기수지지(心之憂矣, 其誰知之)

-기수지지, 개역물사(其誰知之, 蓋亦勿思)

내 마음의 근심을 그 누가 알아주리,

그 누가 알아주리.

차라리 생각하지 말아야지.

  1. 척호(陟岵)/산에 올라

부역나가 고생하는 아들이 부모형제를 그리워하는 노래이다.

작은 나라인 위나라는 외부로부터 잦은 침범을 당하여 젊은이들이 전쟁터에 나가있는 경우가 많았다.

글쓴이의 고통스럽고 슬픈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척피호혜, 첨망부혜(陟彼岵兮, 瞻望父兮)

-부왈차, 여자행역, 북야무이(父曰嗟, 予子行役, 夙夜無已)

-상신전재, 유래무지(上愼旃哉, 猶來無止)

저 황폐한 산에 올라가 아버님 계신 곳 바라보네.

아버님 말씀 들리는 듯,

아! 내 아들아. 부역 나가 밤낮으로 쉴 새 없겠구나.

부디 조심하여 무사히 돌아오너라.

-척피기혜, 첨망모혜(陟彼屺兮, 瞻望母兮)

-몽왈차, 여계행역, 숙야무매(母曰嗟, 予季行役, 夙夜無寐)

-상신전재, 유래무기(上愼旃哉, 猶來無棄)

저 민둥산에 올라가 어머님 계신 곳 바라보네.

어머님 말씀 들리는 듯,

아! 막내아들아. 전쟁 나가 밤낮으로 잠잘 틈도 없겠구나.

부디 조심하여 우리를 저버리지 말고 돌아오너라.

-척피강혜, 첨망형혜(陟彼岡兮, 瞻望兄兮)

-형왈차, 여제행역, 숙야필해(兄曰嗟, 予第行役, 夙夜必偕)

-상신전재, 유래무사(上愼旃哉, 猶來無死)

저 산등성이에 올라 우리 형님 계신 곳 바라보네.

형님 말씀 들리는 듯,

아! 내 아우야. 싸움으로 밤낮없이 고생하겠구나.

부디 조심하여 제발 죽지말고 돌아오너라.

  1. 십무지간(十畝之閒)

어지러운 정치를 떠나 고행으로 돌아가고픈 심정을 노래했다고 전한다.

옛날에 뽕밭은 남녀의 밀회 장소였다.

세상이 어지러우니 차라리 그대와 함께 어디론가 떠났으면 하는 심정을 느낄 수 있다.

-십무지간혜, 상자한한혜, 행여자환혜(十畝之閒兮, 桑者閑閑兮, 行與子還兮)

조그마한 밭이지만 뽕 따는 이들 한가롭네.

그대와 함께 떠나가리라.

-십무지외혜, 상자예예혜, 행여자서혜(十畝之外兮, 桑者泄泄兮, 行與子逝兮)

조그마한 밭이지만 뽕 따는 이들 거니는 곳,

그대와 함께 떠나가리라.

  1. 벌단(伐檀)/박달나무를 베어서

관리의 탐욕을 풍자한 노래이다.

황하의 물결이 저리 맑은데 아랫사람들 고생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가라는 질타가 숨어 있다.

-감감벌단혜, 치지하지간혜, 하수청차연의(坎坎伐檀兮, 寘之河之干兮, 河水淸且漣猗)

-불가불색, 호취화삼백전혜(不稼不穡, 胡取禾三百廛兮)

-불수불렵, 호첨이정유현훤혜(不狩不獵, 胡瞻爾庭有縣貆兮)

-피군자혜, 불소찬혜(彼君子兮, 不素餐兮)

꽝꽝 박달나무 베어서 황하 기슭에 쌓이는데,

황하의 물결 일어나네.

씨도 뿌리지 않고 거두지도 않았거늘,

어찌하여 수백호의 전세를 받아놓는가.

겨울에 사냥도 하지 않고

어떻게 뜰에는 담비가죽이 매달려 있나,

군자는 일하지 않고 밥 먹지 않는 법이라네.

-감감벌폭혜, 치지하지측혜, 하수청차직의(坎坎伐輻兮, 寘之河之側兮, 河水淸且直猗)

-불가불색, 호취화삼백억혜(不稼不穡, 胡取禾三百億兮)

-불수불렵, 호첨이정유현특혜(不狩不獵, 胡瞻爾庭有縣特兮)

-피군자혜, 불소식혜(彼君子兮, 不素食兮)

꽝꽝 수레바퀴 살감을 베어서 황하 곁에 쌓아놓는데,

황하의 맑은 물결 출렁이네.

씨 뿌리고 거두어들이지도 않았거늘,

어찌하여 수백다발의 곡식을 받아놓는가.

겨울에 사냥도 하지 않고,

어떻게 뜰에는 짐승을 매달아 놓는가.

군자는놀면서 밥 먹지 않는 법이라네.

-감감벌륜혜, 치지하지순혜, 하수청차륜의(坎坎伐輪兮, 寘之河之漘兮, 河水淸且淪猗)

-불가불색, 호취화삼백균혜(不稼不穡, 胡取禾三百囷兮)

-불수불렵, 호첨이정유현순혜(不狩不獵, 胡瞻爾庭有縣鶉兮)

-피군자혜, 불소손혜(彼君子兮, 不素飧兮)

꽝꽝 수레바퀴감을 베어서 황하 물가에 쌓아놓는데,

황하의 물결 주름지네.

씨 뿌리고 거두지도 않았거늘,

어찌하여 수백창고의 곡식을 받아놓는가.

겨울에 사냥도 하지 않고,

어떻게 뜰에다 메추리를 매달아 놓는가.

군자는 일하지 않고 밥 먹지 않는 법이라네.

  1. 석서(碩鼠)/큰 쥐

백성들이 무거운 세금에 짓눌려 살 수 없게 되자, 새로운 곳으로 떠나갈 뜻을 노래하였다.

관리가 탐욕스러우면 큰 쥐 같다.

먹어도 먹어도 멈출 줄 모르는 큰 쥐를 버리고 다른 곳을 찾아보겠다는 풍자가 담겨 있다.

유쾌하고 통렬한 듯 보이지만 가슴 베이는 아픔을 담고 있다.

-석서석서, 무식아서(碩鼠碩鼠, 無食我黍)

-삼세관여, 막아긍고(三歲貫女, 莫我肯顧)

-서장거여, 적피락토(逝將去女, 適彼樂土)

-락토락토, 원득아소(樂土樂土, 爰得我所)

큰 쥐야, 큰 쥐야, 우리 기장 먹지 마라.

삼 년간이나 너를 위했건만 나를 돌보지 않네.

내 장차 너를 떠나 즐거운 땅 찾아가리.

즐거운 땅 찾아가서 내 살 곳을 얻으리라.

-석서석서, 무식아맥(碩鼠碩鼠, 無食我麥)

-삼세관녀, 막아긍덕(三歲貫女, 莫我肯德)

-서장거여, 적피락국(逝將去女, 適彼樂國)

-락국락국, 원득아직(樂國樂國, 爰得我直)

큰 쥐야, 큰 쥐야, 우리 보리 먹지 마라.

삼 년간이나 너를 위했건만 내게 보답하지 않네.

내 장차 너를 떠나 좋은 나라 찾아가리,

좋은 나라 찾아가서 바르게 살 곳 얻으리라.

-석서석서, 무식아묘(碩鼠碩鼠, 無食我苗)

-삼세관녀, 막아긍로(三歲貫女, 莫我肯勞)

-서장거여, 적피낙교(逝將去女, 適彼樂郊)

-락교락교, 수지영호(樂郊樂郊, 誰之永號)

큰 쥐야, 큰 쥐야, 우리 벼싹 먹지마라,

삼 년간이나 너를 위했건만 나를 위해주지 않네.

내 장차 너를 떠나 즐거운 들 찾아가리,

즐거운 들 찾아가서 다시는 울부짖지 않으리라.


10권 당풍(唐風)

당(唐)나라는 주(周)나라 성왕(成王)의 아우인 숙우(叔虞)를 봉한 땅이다.
나중에 진(晉)으로 나라 이름을 고쳤다.

1. 실솔(蟋蟀)/귀뚜라미

한 해의 농사를 마치고 세모에 즐겁게 놀자는 노래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놀기만 하면 안된다는 경계를 함으로 놀 때 놀고, 일할 때는 열심을 다해야 한다는 세상 사는 지혜를 가르친다.
여유와 멋이 담긴 시이다.

-실솔재당, 세율기모(蟋蟀在堂, 歲聿其莫)

-금아불락, 일월기제(今我不樂, 日月其除)

-무이대강, 직사기거(無已大康, 職思其居)

-호락무황, 량사구구(好樂無荒, 良士瞿瞿)

귀뚜라미 방에 들어 우니,

이 해도 저물었네.

지금 아니 즐긴다면,

세월은 흘러가리라.

편안히만 있지 말고,

집안 일도 생각하세.

지나치게 놀지 않는 좋은 선비는,

늘 조심한다네.

-실솔재당, 세율기서(蟋蟀在堂, 歲聿其逝)

-금아불락, 일월기매(今我不樂, 日月其邁)

-무이대강, 직사기외(無已大康, 職思其外)

-호락무황, 량사궐궐(好樂無荒, 良士蹶蹶)

귀뚜라미 방에 들어 우니,

이 해도 저물었네.

지금 아니 즐긴다면,

세월은 흘러가리라.

편안히만 있지 말고,

집 밖의 일도 생각하세.

지나치게 놀지 않는 좋은 선비는,

늘 편안하다네.

-실솔재당, 역차기휴(蟋蟀在堂, 役車其休)

-금아불락, 일월기도(今我不樂, 日月其慆)

-무이대강, 직사기우(無已大康, 職思其憂)

-호락무황, 량사휴휴(好樂無荒, 良士休休)

귀뚜라미 방에 들어 우니,

짐수레도 한가하네.

지금 아니 즐긴다면,

세월은 흘러가리라.

편안히만 있지 말고,

닥쳐올 일 생각하세.

지나치게 놀지 않는 좋은 선비는,

늘 편안하다네.

  1. 산유추(山有樞)/산의 느릅나무

친구에게 삶을 즐기며 살라고 권하는 노래이다.

너무 아끼면 인색하여 진짜로 써야할 때 쓰지 못한다.

쓰지 않고 아낀 것을 무덤에 가지고 가겠는가?

지나친 인색함은 삶을 무미건조하게 만들기 쉽다.

-산유추, 습유유(山有樞, 隰有榆)

-자유의상, 불예불루(子有衣裳, 弗曳弗婁)

-자유차마, 불치불구(子有車馬, 弗馳不驅)

-완기사의, 타인시유(宛其死矣, 他人是愉)

산에는 참느릅나무, 진펄에는 흰 느릅나무 있네.

그대에게 옷이 있어도 입어서 떨구지 않고,

그대에게 말과 수레 있어도 타지도 달리지도 않는다면,

그러다 죽으면 다른 이만 좋은 일 시키리라.

-산유고, 습유뉴(山有袴, 隰有杻)

-자유정내, 불쇄불소(子有廷內, 弗洒弗埽)

-자유종고, 불고불고(子有鐘鼓, 弗鼓弗考)

-완기사의, 타인시보(宛其死矣, 他人是保)

산에는 북나무, 진펄에는 참죽나무 있네.

그대에게 집이 있어도 물 뿌리고 쓸지 않으며,

그대에게 종과 북이 있어도 치지 않고 두드리지 않으면,

그러다 죽으면 다른 이가 차지하리라.

-산유칠, 습유율(山有漆, 隰有栗)

-자유주식, 하불일고슬(子有酒食, 何不日鼓瑟)

-차이희락, 차이영일(且以喜樂, 且以永日)

-완기사의, 타인입실(宛其死矣, 他人入室)

산에는 옻나무 있고, 진펄에는 밤나무 있네.

그대에게 술과 음식이 있어도 어찌하여 비파타며,

종일토록 맘껏 기뻐하며 즐겁게 지내지 않는가.

그러다 죽으면 다른 이가 그 집을 차지하리라.

  1. 양지수(揚之水)/솟는 물결

진(晉)나라 소후가 그의 숙부인 성사(成師)를 곡옥땅에 봉했는데, 이가 곧 환숙(桓叔)이다.

그후 곡옥이 강성해지고 진나라가 쇠해지자, 백성들의 마음이 곡옥으로 쏠리는 것을 풍자한 노래라고 한다

-양지수, 백석착착(揚之水, 白石鑿鑿)

-소의주박, 종자우옥(素衣朱襮, 從子于沃)

-기견군자, 운하불락(旣見君子, 云何不樂)

콸콸 흐르는 물 속에 흰 바위 선명하기도 하네.

흰옷에 붉은 수 깃 달고 당신을 따라 곡옥을 가리.

우리 님 만나뵈니 즐거운 마음 이를데 없네.

-양지수, 백석호호(揚之水, 白石皓皓)

-소의주수, 종자우곡(素衣朱繡, 從子于鵠)

-기견군자, 운하기우(旣見君子, 云何其憂)

콸콸 흐르는 물 속에 흰 바위 깨끗하기도 하네.

흰옷에 붉은 수 놓아 당신을 따라 곡땅을 가리.

우리 님 만나뵈니 무슨 근심이 있겠는가.

-양지수, 백석린린(揚之水, 白石粼粼)

-아문유명, 불감이고인(我聞有命, 不敢以告人)

콸콸 흐르는 물 속에 흰 바위 반짝거리네.

나도 이미 소문을 들었지만 차마 남에게 말 못하겠네.

  1. 초료(椒聊)/산초나무

다른 사람을 축하해 주는 노래이다.

산초는 한 송이에 많은 열매를 맺는다.

열매도 많고 가지도 멀리 뻗어 있으니 안될 일이 없다는 내용이다.

산초는 문향과의 큰 잎이 달린 작은 나무인데, 8~9월에 꽃이 피고 가을에 작고 동그란 적갈색의 열매가 달리며 먹을 수 있다.

-초료지실, 번연영승(椒聊之實, 蕃衍盈升)

-피기지자, 석대무붕(彼其之子, 碩大無朋)

-초료차, 원조차(椒聊且, 遠條且)

산초나무 열매 다닥다닥 맺혀 한 되도 넘네.

저 사람 훌륭하여 견줄 데 없네.

산초나무여, 그 가지 길게도 뻗는구나.

-초료지실, 번연영국(椒聊之實, 蕃衍盈匊)

-피기지자, 석대차독(彼其之子, 碩大且篤)

-초료차, 원조차(椒聊且, 遠條且)

산초나무 열매 다닥다닥 맺혀 한 웅큼도 넘네.

저 사람 훌륭하고 진실하다네.

산초나무여, 그 가지 길게도 뻗는구나.

  1. 주무(綢繆)/나뭇단을 묶다

혼인할 때를 놓친 남녀가 어느날 갑자기 좋은 배필이 나타나자 혼인할 기회가 왔음을 좋아하며 부른 노래라고 한다.

혼자였던 내가 마침 나뭇단을 묶고 있다 바라던 그대가 나타났으니 함께 묶고 싶은 기쁨을 나타내었다.

-주무속신, 삼성재천(綢繆束薪, 三星在天)

-금석하석, 견차량인(今夕何夕, 見此良人)

-자혜자혜, 여차량인하(子兮子兮, 如此良人何)

나뭇단을 묶노라니 삼성이 하늘에 떴네.

오늘 밤은 어떤 날이기에 이리도 좋은 이를 만났을까?

그대여 그대여! 이리 좋은 당신 어찌하오리.

-주무속추, 삼성재우(綢繆束芻, 三星在隅)

-금석하석, 견차해후(今夕何夕, 見此邂逅)

-자혜자혜, 여차해후하(子兮子兮, 如此邂逅何)

꼴단을 묶노라니 삼성이 동편에 떴네.

오늘 밤은 어떤 날이기에 이리도 반가운 이를 만났을까?

그대여 그대여! 이 어여쁜 이를 어찌하오리.

-주무속초, 삼성재호(綢繆束楚, 三星在戶)

-금석하석, 견차찬자(今夕何夕, 見此粲者)

-자혜자혜, 여차찬자하(子兮子兮, 如此粲者何)

싸리단을 묶노라니 삼성이 문 위에 바로 떴네.

오늘밤은 어떤 날이기에 이리도 어여쁜 이를 만났을까?

그대여 그대여! 이 어여쁜 이를 어찌하오리.

  1. 체두(杕杜)/홀로 선 아가위나무

형제도 친척도 없는 사람이 자신의 외로움을 노래하였다.

아가위나무는 들이나 산에서 자라는 능금나무과의 교목이다.

초여름에 흰꽃이 피고 가을에 붉은 열매가 달린다.

과실을 아가위 또는 산사자라고 하는데 보통 약용으로 쓰인다.

그런 나무가 홀로 서 있으니 외로운 시인의 마음에 감흥을 일으켰다.

-유체지두, 기엽서서(有杕之杜, 其葉湑湑)

-독행우우(獨行踽踽)

-기무타인, 불여아동부(豈無他人, 不如我同父)

-차행지인, 호불비언(嗟行之人, 胡不比焉)

-인무형제, 호불차언(人無兄弟, 胡不佽焉)

우뚝 선 아가위나무 그 잎새 무성하네.

홀로 쓸쓸하니 어찌 다른 사람 없으랴마는,

내 형제만 같지 않네.

아! 길가는 사람들은 어찌하여 나와 친할 수 없는가.

형제도 없는 사람을 어찌하여 도와줄 줄 모르는가

.

-유체지두, 기엽청청(有杕之杜, 其葉菁菁)

-독행경경(獨行睘瞏)

-기무타인, 불여아동성(豈無他人, 不如我同姓)

-차행지인, 호불비언(嗟行之人, 胡不比焉)

-인무형제, 호불차언(人無兄弟, 胡不佽焉)

우뚝 솟은 아가위나무 그 잎새 푸르르네.

홀로 외로우니 어찌 다른 사람 없으랴마는,

내 동기간 같지 않네.

아! 길가는 사람들은 어찌하여 나와 친할 수 없는가.

형제도 없는 사람을 어찌하여 도와줄 줄 모르는가.

  1. 고구(羔裘)/염소 갖옷

새끼양 갖옷은 대개 당시 관리들이 입던 옷으로 관리를 칭찬하는 내용이다.

-고구표거, 자아인거거(羔裘豹袪, 自我人居居)

-기무타인, 유자지고(豈無他人, 維子之故)

새끼 양가죽에 표범가죽 단 소매 입으시니 보기 좋네.

어찌 다른 사람 없으랴마는 그대를 예전부터 알기에...

-고구표유, 자아인구구(羔裘豹褎, 自我人究究)

-기무타인, 유자지호(豈無他人, 維子之好)

새끼 양가죽 옷에 표범가죽 단 소매 입고 일하니 보기 좋네.

어찌 다른 사람 없으랴마는 그대를 좋아하기에...

  1. 보우(鴇羽)/너새 깃털

백성들이 부역을 나가 보무를 봉양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노래했다.

너새는 기러기와 비슷한 새로 크고 뒷다리에 발톱이 없다.

나라일에 손발이 닳도록 고생하면서도 부모님을 봉양하지 못함을 너새에 견주어 노래하고 있다.

너새는 등에 적갈색, 흑색의 가로띠 무늬가 있고 몸 아래는 백색이다.

-숙숙보우, 집우포허(肅肅鴇羽, 集于苞栩)

-왕사미고, 불능예직서, 부모하호(王事靡盬, 不能蓺稷黍, 父母何怙)

-유유창천, 갈기유소(悠悠蒼天, 曷其有所)

푸드득 너새가 날개치며 떡갈나무 숲으로 모이네.

나라일에 쉴 틈 없어 기장도 심지 못하니,

부모님을 무엇을 믿고 살아가리.

아득한 푸른 하늘이여,

언제나 편히 살 수 있을까?

-숙숙보익, 집우포극(肅肅鴇翼, 集于苞棘)

-왕사미고, 불능예서직, 부모하식(王事靡盬, 不能蓺黍稷, 父母何食)

-유유창천, 갈기유극(悠悠蒼天, 曷其有極)

푸드득 너새가 날개치며 가시나무 덤불에 모이네.

나라일에 쉴 틈 없어 기장도 심지 못하니,

부모님은 무얼 드시고 살아가리.

아득하고 푸른 하늘이여,

언제나 이 어려움 그칠 수 있을까?

-숙숙보행, 집우포상(肅肅鴇行, 集于苞桑)

-왕사미고, 불능예도량, 부모하상(王事靡盬, 不能蓺稻梁, 父母何嘗)

-유유창천, 갈기유상(悠悠蒼天, 曷其有常)

푸드득 너새가 날개치며 뽕나무 숲에 모이네.

나라일에 쉴 틈이 없어 벼, 수수도 심지 못하니,

부모님은 무엇을 맛보시리.

아득하고 푸른 하늘이여,

언제나 옛날로 돌아갈 수 있을까?

  1. 무의(無衣)/그런 옷은 없어라

사기 진세기에 따르면 곡옥땅의 무공이 진나라를 합병하고 보물을 주나라 이왕에게 바쳤다.

이에 이왕이 무공을 진후로 삼았다.

이 시는 주나라 이왕에게 뇌물을 주며 왕명을 청하는 뜻을 읊었다.

일곱 무늬 옷은 제후가 입는 옷이다.

-기왈무의칠혜, 불여자지의, 안차길혜(豈曰無衣七兮, 不如子之衣, 安且吉兮)

어찌 일곱 무늬 옷이 없으리오마는,

그대가 주신 옷만큼 편안하고 좋지 못해서라네.

-기왈무의육혜, 불여자지의, 안차욱혜(豈曰無衣六兮, 不如子之衣, 安且燠兮)

어찌 여섯 무늬 옷이 없으리오마는,

그대가 주신 옷만큼 편안하고 따뜻하지 못해서라네.

  1. 유체지두(有杕之杜)/우뚝 선 아가위나무

마음 속으로만 남몰래 좋아하는 감정을 노래하였다.

주희는 어진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초청하지 않는 것을 풍자한 시라고 하였다.

-유체지두, 생우도좌(有杕之杜, 生于道左)

-피군자혜, 서긍적아(彼君子兮, 噬肯適我)

-중심호지, 갈음식지(中心好之, 曷飮食之)

우뚝 솟은 아가위나무 길 왼쪽에 서 있네.

저 군자여! 나를 찾아 주면 좋겠네.

마음 속으로 좋아하나,

어찌해야 음식을 대접할 수 있으려나.

-유체지두, 생우도주(有杕之杜, 生于道周)

-피군자혜, 서긍래유(彼君子兮, 噬肯來遊)

-중심호지, 갈음식지(中心好之, 曷飮食之)

우뚝 솟은 아가위나무 길 모퉁이에 서 있네.

저 군자여! 놀러오시면 좋겠네.

마음 속으로 좋아하나,

어찌해야 음식을 대접할 수 있으려나.

11, 갈생(葛生)/칡덩굴 뻗어가네

-갈생몽초, 렴만우야(葛生蒙楚, 蘞蔓于野)

-여미망차, 수여독처(予美亡此, 誰與獨處)

칡덩굴 자라 가시나무 뒤덮고, 가시덩굴 들로 뻗어간다.

내님은 여기 없어,

홀로 사는 이 몸 누구와 함께 할까?

-갈생몽극, 렴만우역(葛生蒙棘, 蘞蔓于域)

-여미망차, 수여독식(予美亡此, 誰與獨息)

칡덩굴 자라 대추나무 뒤덮고, 가시덩굴 성으로 뻗어간다.

내님은 여기 없어,

홀로 쉬는 이 몸 누구와 함께 할까?

-각침찬혜, 금금란혜(角枕粲兮, 錦衾爛兮)

-여미망차, 수여독단(予美亡此, 誰與獨旦)

뿔 베개는 희고 깨끗하며 이불은 눈부시네.

내님은 여기 없고,

홀로 사는 이 몸 누구와 함께 할까?

-하지일, 동지야, 백세지후, 귀우기거(夏之日, 冬之夜, 百歲之後, 歸於其居)

여름 지루한 낮, 겨울 기나긴 밤,

백년이 지난 뒤라도 그의 곁에 돌아가리라.

-동지야, 하지일, 백세지후, 귀우기실(冬之夜, 夏之日, 百歲之後, 歸於其室)

겨울 기나긴 밤, 여름 지루한 낮,

백년이 지난 뒤라도 그의 집에 돌아가리라.

  1. 채령(采苓)/감초 캐러가세

-채령채령, 수양지전(采苓采苓, 首陽之巔)

-인지위언, 구역무신(人之爲言, 苟亦無信)

-사전사전, 구역무연(舍旃舍旃, 苟亦無然)

-인지위언, 호득언(人之爲言, 胡得焉)

감초를 캐네, 감초를 캐네.

수양산 마루에서 다른 사람 하는 말들 믿지 마오.

들어도 흘려 들어 옳게 여기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 하는 말들 어찌 먹혀 들겠는가?

-채고채고, 수양지하(采苦采苦, 首陽之下)

-인지위언, 구역무여(人之爲言, 苟亦無與)

-사전사전, 구역무연(舍旃舍旃, 苟亦無然)

-인지위언, 호득언(人之爲言, 胡得焉)

씀바귀 캐네, 씀바귀 캐네.

수양산 마루에서 다른 사람 하는 말들 믿지 마오.

들어도 흘려 들어 옳게 여기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 하는 말들 어찌 먹혀 들겠는가?

-채봉채봉, 수양지동(采葑采葑, 首陽之東)

-인지위언, 구역무종(人之爲言, 苟亦無從)

-사전사전, 구역무연(舍旃舍旃, 苟亦無然)

-인지위언, 호득언(人之爲言, 胡得焉)

순무를 캐네, 순무를 캐네.

수양산 동쪽에서 다른 사람 하는 말들 따르지 마오.

들어도 흘려 들어 옳게 여기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 하는 말들 어찌 먹혀 들겠는가?


11권 진풍(秦風)

진(秦)나라는 처음에 백익(伯益)이 우나라 치수(治水)에 공이 있어 영성(嬴姓)을 하사받았다.
주(周)나라 평왕(平王)이 동천(東遷)할 때 그 후예인 양공(襄公)이 공(功)이 있어 비로소 제후가 되었다.

1. 거린(車鄰)/수레가는 소리

진중(秦仲)이 주(周)나라 선왕(宣王)의 대부가 된 뒤에 비로소 진(秦)나라에 수레와 예악이 들어왔으므로 백성들이 기뻐하며 읊었다고 한다.

-유차린린, 유마백전(有車鄰鄰, 有馬白顚)

-미견군자, 사인지령(未見君子, 寺人之令)

수레소리 덜컹거리니 이마에 흰털 난 말이

우리 님 만나기 전에 시종이 나와 마중하네.

-판유칠, 습유율(阪有漆, 隰有栗)

-기견군자, 병좌고슬(旣見君子, 並坐鼓瑟)

-금자불락, 서자기질(今者不樂, 逝者其耊)

언덕에는 옻나무, 진펄에는 밤나무가 있네.

우리 님 만나 뵙고 나란히 앉아 비파를 타네.

지금 즐기지 않는다면 세월은 흘러 어느 덧 늙어가리.

-판유상, 습유양(阪有桑, 隰有楊)

-기견군자, 병좌고황(旣見君子, 並坐鼓簧)

-금자불락, 서자기망(今者不樂, 逝者其亡)

언덕에는 뽕나무, 진펄에는 버드나무 있네.

우리 님 만나 뵙고 나란히 앉아 생황을 부네.

지금 즐기지 않는다면 세월을 흘러 어느 덧 죽으리라.

  1. 사철(駟驖)/검은 말

진(秦)나라 양공(襄公)의 사냥하는 모습을 찬미한 노래라고 전한다.

진(秦)나라는 양공(襄公) 때 비로소 제후국이 되었으며 사냥은 제후의 군사 훈련이다.

그러므로 백성들이 보고 즐거워하며 부른 노래라고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사철공부, 육비재수(駟驖孔阜, 六㘘在手)

-공지미자, 종공우수(公之媚子, 從公于狩)

네 필 검은 말 크기도 하고 여섯 줄 말고삐 손에 잡은,

그대가 사랑하는 저 사람 공을 따라 사냥 나섰네.

-봉시진모, 진모공석(奉時辰牡, 辰牡孔碩)

-공왈좌지, 사발칙획(公曰左之, 舍拔則獲)

때맞춰 짐승을 몰아 나오니 짐승들 살지고 크기도 해라.

그대는 왼쪽으로 몰라 하시고, 화살을 쏘아 바로 맞히네.

-유우북원, 사마기한(遊于北園, 四馬旣閑)

-유거란표, 재험헐교(輏車鸞鑣, 載獫歇驕)

북쪽 동산에 노니실 때 네 필말 한가로이 쉬고,

가벼운 수레에 방울 재갈 달고 사냥개도 몇 마리 싣고 가네.

  1. 소융(小戎)/작은 병거

님편이 무인(武人)인 아내가 남편이 전쟁터로 떠나는 정경과 떠난 후에 그리운 마음을 노래하였다.

협구는 가죽으로 만들어 앞은 멍에의 양끝에 매고 뒤는 구레턱나무 양쪽에 매어 복마의 옆구리 바깥에 늘어뜨려 달릴 때 참마가 안으로 들어옴을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철총이는 푸르고 검은 줄무늬가 있는 말이고, 월다말은 털빛이 붉고 갈기가 검은 말이다.

공골말은 주둥이가 검은 말이고, 가라말은 온 몸의 털빛이 검은 말이다.

도지개는 활을 끼워 두는 기구이다.

제후가 타는 수레는 대융(大戎)이라 하고 신하들이 타는 수레는 소융(小戎)이라 한다.

당시 진나라는 서융과 사이가 좋지 않아 양공이 주나라 평왕의 명령을 받아 정벌한 일이 있었다.

전쟁이 잦으니 이처럼 출전하는 모습을 자세히 묘사할 수 있었다.

-소융천수, 오목량주(小戎俴收, 五楘梁辀)

-유환협구, 음인옥속(游環脋驅, 陰靷鋈續)

-문인창곡, 가아기주(文茵暢轂, 駕我騏馵)

-언념군자, 온기여옥(言念君子, 溫其如玉)

-재기판옥, 란아심곡(在其板屋, 亂我心曲)

병거는 뒷턱이 낮고멍에를 가죽으로 다섯 번 감았네.

바끝끈은 고리에 넣고, 안끈은 말가슴에 앞막이 널가죽끈 매고,

백금고리로 이었네.

범가죽 방석을 깐 수레바퀴통을 철총이와 왼흰발말이 끄네.

언제나 생각나는 님 따스하기 옥과 같네.

오랑캐 땅 판자집에 계실까?

내 마음 어지럽기 그지없네.

-사모공부, 육비재수(四牡孔阜, 六轡在手)

-기류시중, 왜려시참(騏駵是中, 騧驪是驂)

-룡순지합, 옥이결납(龍盾之合, 鋈以觼軜)

-언념군자, 온기재읍(言念君子, 溫其在邑)

-방하위기, 호연아념지(方何爲期, 胡然我念之)

네 필 숫말 씩씩하고 여섯 가닥 말고삐를 한 손에 쥐었네.

철총이와 월다말은 가운데서 끌고,

공골말과 가라말은 곁에 선 참마로다.

용무늬 방패 겹쳐 세우고 백금고리 속고삐 매었네.

언제나 생각나는 님, 어느 읍에 무사히 계실까?

돌아오실 날은 그 언제일까?

어쩌면 이리도 그리울까?

-천사공군, 구모옥순(俴駟孔羣, 厹矛鋈錞)

-몽벌유원, 호창루응(蒙伐有苑, 虎䩨鏤膺)

-교창이궁, 죽폐곤등(交䩨二弓, 竹閉緄滕)

-언념군자, 재침재흥(言念君子, 載寢載興)

-염염량인, 질질덕음(厭厭良人, 秩秩德音)

얇은 갑옷 입힌 네 필 말 잘 달리고,

세모 난 창 창고달은 도금하였네.

무늬새긴 방패는 아름답게 반짝거리고,

활집은 호피가죽 쇠로 만든 가슴걸이 두 자루 활을 마주보게 꽂고,

대나무 도지개는 끈으로 묶었네.

언제나 생각나는 님 자다가도 일어나네.

자상하고 착한 그대,

가지가지 좋은 말씀 언제 다시 들으리.

  1. 겸가(蒹葭)/갈대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까이 가고자 하나 그럴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며 부른 노래이다.

또는 어진 사람을 찾아가는 내용이라고 보기도 한다.

-겸가창창, 백로위상(蒹葭蒼蒼, 白露爲霜)

-소위이인, 재수일방(所謂伊人, 在水一方)

-소회종지, 도조차장(遡洄從之, 道阻且長)

-소유종지, 완재수중앙(遡遊從之, 宛在水中央)

갈대가 푸르더니 흰 이슬이 서리가 되었네.

바로 그 사람은 강물 저쪽에 산다네.

물결 거슬러 올라가 만나려니,

길은 험하기만 하네.

물따라 내려가보려고 하나,

여전히 물 가운데 있네.

-겸가처처, 백로미희(蒹葭淒淒, 白露未晞)

-소위이인, 재수지미(所謂伊人, 在水之湄)

-소회종지, 도조차제(遡洄從之, 道阻且躋)

-소유종지, 완재수중지(遡遊從之, 宛在水中坻)

갈대가 무성한데 흰 이슬은 마르지 않네.

바로 그 사람은 강가 수풀에 산다네.

물결 거슬러 올라가 만나려니,

길은 험하고 높기만 하네.

물 따라 내려가보려고 하니,

여전히 모래섬에 있네.

-겸가채채, 백로미이(蒹葭采采, 白露未已)

-소위이인, 재수지사(所謂伊人, 在水之涘)

-소회종지, 도조차우(遡洄從之, 道阻且右)

-소유종지, 완재수중지(遡遊從之, 宛在水中沚)

갈대가 무성한데 흰 이슬은 그치지 않네.

바로 그 사람은 강물 기슭에 산다네.

물결 거슬러 올라가 만나려니,

길은 험하여 돌기만 하네.

물따라 내려가보려고 하니,

여전히 모래톱에 있네.

  1. 종남(終南)/종남산

진나라 백성들이 임금을 찬양하는 노래라고 전한다.

주희는 2연의 원문 기(紀)를 산의 능선으로, 당(堂)을 산 위의 평평한 곳으로 해석했다.

-종남하유, 유조유매(終南何有, 有條有梅)

-군자지지, 금의호구(君子至止, 錦衣狐裘)

-안여악단, 기군야재(顔如渥丹, 其君也哉)

종남산에 무엇이 있을까?

개오동나무, 매화나무.

비단옷에 여우갖옷 입고 우리 님 오셨는데,

붉그레한 얼굴이 정말 우리 임금일세.

-종남하유, 유기유당(終南何有, 有紀有堂)

-군자지지, 불의수상(君子至止, 黻衣繡裳)

-패옥장장, 수고불망(佩玉將將, 壽考不忘)

종남산에 무엇이 있을까?

구기자나무, 팥배나무.

불무늬 저고리 수놓은 바지 입고 우리 님 오셨는데,

패옥소리 찰랑거리니 만수무강 하옵소서.

  1. 황조(黃鳥)/꾀꼬리

진(秦)나라 목공(穆公)을 따라 순장시킨 자거(子車)씨네 세 아들을 백성들이 슬퍼하며 부른 노래라고 전한다.

옛날에는 순장 풍습이 있어 목공은 죽으면서 산 사람을 자신의 무덤에 함께 묻어 달라고 했다.

엄식(奄息), 중항(仲行), 겸호(鍼虎) 외에도 사기에 따르면 177명이 묻혔다고 한다.

이 중에 자거씨의 세 아들이 특히 아까운 인재들이었기에 이런 노래가 나왔다고 한다.

-교교황조, 지우극(交交黃鳥, 止于棘)

-수종목공, 자차엄식(誰從穆公, 子車奄息)

-유차엄식, 백부지특(維此奄息, 百夫之特)

-임기혈, 췌췌기율(臨其穴, 惴惴其慄)

-피창자천, 섬아량인(彼蒼者天, 殲我良人)

-여가속혜, 인백기신(如可贖兮, 人百其身)

꾀꼴 꾀꼴 꾀꼬리 가시나무에 앉았네.

누가 목공을 따라 갔나,

자거엄식이라네.

이 사람 엄식은 백 사람보다 뛰어나건만,

무덤으로 들어갈 때 벌벌 떨며 두려워하였네.

저 푸른 하늘이여!

어이 우리 낭군 죽였는가?

대신할 수 있다면 백 사람이라도 바치리라.

-교교황조, 지우상(交交黃鳥, 止于桑)

-수종목공, 자차중행(誰從穆公, 子車仲行)

-유차중행, 백부지방(維此仲行, 百夫之防)

-임기혈, 췌췌기율(臨其穴, 惴惴其慄)

-피창자천, 섬아량인(彼蒼子天, 殲我良人)

-여가속혜, 인백기신(如可贖兮, 人百其身)

꾀꼴 꾀꼴 꾀꼬리 뽕나무 위에 앉았네.

누가 목공을 따라 갔나,

자거엄식이라네.

이 사람 중항은 백 사람을 당해내지만,

무덤으로 들어갈 때 벌벌 떨며 두려워하였네.

저 푸른 하늘이여!

어이 우리 낭군 죽였는가?

대신할 수 있다면 백 사람이라도 바치리라.

-교교황조, 지우초(交交黃鳥, 止于楚)

-수종목공, 자차침호(誰從穆公, 子車鍼虎)

-유차침호, 백부지어(維此鍼虎, 百夫之禦)

-임기혈, 췌췌기율(臨其穴, 惴惴其慄)

-피창자천, 섬아량인(彼蒼者天, 殲我良人)

-여가속혜, 인백기신(如可贖兮, 人百其身)

꾀꼴 꾀꼴 꾀꼬리 싸리나무 위에 앉았네.

누가 목공을 따라 갔나.

자거겸호라네.

이 사람 겸호는 백 사람도 막아내지만,

무덤으로 들어갈 때 벌벌 떨며 두려워했네.

저 푸른 하늘이여!

어이 우리 낭군 죽였는가?

대신할 수 있다면 백 사람이라도 바치리라.

  1. 신풍(晨風)/새매

북쪽 숲으로 쏜살같이 날아가는 새매를 보고 멀리 떠난 남편이 빨리 돌아오기를 빌면서 부른 노래라고 전한다.

-율피신풍, 울피북림(鴥彼晨風, 鬱彼北林)

-미견군자, 우심흠흠(未見君子, 憂心欽欽)

-여하여하, 망아실다(如何如何, 忘我實多)

쏜살같이 나는 새매가 우거진 북쪽 숲으로 사라지네.

그대를 보지 못ㅐ 이내 시름 그지없네.

어떤 사연 있길래 그렇게도 날 잊으셨소.

-산유포력, 습유육박(山有苞櫟, 隰有六駁)

-미견군자, 우심미락(未見君子, 憂心靡樂)

-여하여하, 망아실다(如何如何, 忘我實多)

산에는 무성한 떡갈나무, 진펄에는 가래나무 있네.

그대를 보지 못해 이내 시름 그지없네.

어떤 사연 있길래 그렇게도 날 잊으셨소.

-산유포체, 습유수수(山有苞棣, 隰有樹檖)

-미견군자, 우심여취(未見君子, 憂心如醉)

-여하여하, 망아실다(如何如何, 忘我實多)

산에는 무성한 아가위나무, 진펄에는 돌배나무 있네.

그대를 보지 못해 이내 시름 술 취한 듯하네.

어떤 사연 있길래 그렇게도 날 잊으셨소.

  1. 무의(無衣)/옷

양공이 주나라 평왕이 동천할 때 호위했던 일을 읊은 노래라고 전한다.

주나라 유왕이 서융의 견융에게 죽임을 당하고 그 뒤를 이은 평왕이 낙읍으로 도읍을 옮겨갈 때 진나라 양공이 평왕을 지키며 따라갔다고 한다.

그 때 양공이 평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기왈무의, 여자동포(豈曰無衣, 與子同袍)

-왕우흥사, 수아과모, 여자동구(王于興師, 脩我戈矛, 與子同仇)

어찌 옷이 없어 그대와 솜옷을 같이 입겠소.

왕께서 군사를 일으키시면,

긴 창 짧은 창날을 닦아 그대와 함께 싸우리라.

-기왈무의, 여자동택(豈曰無衣, 與子同澤)

-왕우흥사, 수아모극, 여자해작(王于興師, 脩我矛戟, 與子偕作)

어찌 옷이 없어 그대와 솜옷을 같이 입겠소.

왕께서 군사를 일으키시면,

긴 창 짧은 창날을 세워 그대와 함께 일어나리라.

-기왈무의, 여자동상(豈曰無衣, 與子同裳)

-왕우흥사, 수아갑병, 여자해행(王于興師, 脩我甲兵, 與子偕行)

어찌 옷이 없어 그대와 바지를 같이 입겠소.

왕께서 군사를 일으키시면,

갑옷과 무기를 닦아 그대와 함께 떠나리라.

  1. 위양(渭陽)/위수 북쪽

진나라 강공이 외삼촌인 중이(重耳)를 송별하고 지은 노래라고 전한다.

진나라 공자 중이는 여희의 난 때문에 매부인 목공이 있는 진나라로 망명을 왔다.

나중에 목공이 중이를 진나라로 돌려보내 임금으로 세우니 이가 바로 진문공이다.

이때 당시 태자로 있던 강공이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삼촌 중이를 배웅하며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아송구씨, 왈지위양(我送舅氏, 曰至渭陽)

-하이증지, 로차승황(何以贈之, 路車乘黃)

외삼촌을 배웅하려 외수 북녘까지 왔네.

무엇을 드렸나?

수레와 누런 사마라네.

-아송구씨, 유유아사(我送舅氏, 悠悠我思)

-하이증지, 경괴옥패(何以贈之, 瓊瑰玉佩)

외삼촌을 배웅하니 이내 그리움 가득하네.

무엇을 드렸나?

옥돌과 패옥이라네.

  1. 권여(權輿)/부귀와 권세

처음에는 어진 사람을 극진히 대접하다가 날이 갈수록 예의가 사라지는 것을 풍자한 노래이다.

-어아호, 하옥거거, 금야매식무여(於我乎, 夏屋渠渠, 今也每食無餘)

-우차호, 불승권여(于嗟乎, 不承權輿)

일찍이 나에게 놃고도 큰 집에서 살게 하더니,

지금은 밥 먹을 때 남길 게 없네.

아! 이제는 처음처럼 하지 못하네.

-어아호, 매식사궤, 금야매식불포(於我乎, 每食四簋, 今也每食不飽)

-우차호, 불승권여(于嗟乎, 不承權輿)

일찍이 나에게 매일 진수성찬 차려주더니,

지금은 밥 먹어도 배 안 부르네.

아! 이제는 처음처럼 하지 못하네.


12권 진풍(陳風)

진(陳)나라의 조상은 순(舜)임금의 후손이다.
무왕(武王) 때 이 후손 중에 우암보가 무왕의 질그릇을 구웠다.
무왕이 우암보의 아들 규만에게 딸 태희를 주어 진(陳)나라에 봉하였다.

1. 완구(宛丘)

완구(宛丘) 언덕 위에서 방탕하게 노는 진(陳)나라 귀족을 백성들이 풍자하는 노래라고 전해진다.
백로깃은 춤추는 사람이 손에 들고 그 깃으로 부채처럼 얼굴을 가리기도 한다.
질장구는 기와로 만든 그릇으로 박자를 맞추는 것이다.
완구는 사방이 높고 가운데가 낮은 언덕을 말한다.

-자지탕혜, 완구지상혜(子之湯兮, 宛丘之上兮)

-순유정혜, 이무망혜(洵有情兮, 而無望兮)

방탕한 그대 완구 위에서 맘껏 놀고 있네.

노는 재미 있겠지만 우러러 볼 게 없노라.

-감기격고, 완구지하(坎其擊鼓, 宛丘之下)

-무동무하, 치기로우(無冬無夏, 値其鷺羽)

둥둥둥 북을 치며 완구 아래서 놀고 있네.

겨울도 없이 여름도 없이 백로깃을 들고 춤을 추네.

-감기격부, 완구지도(坎其擊缶, 宛丘之道)

-무동무하, 치기로도(無冬無夏, 値其鷺翿)

둥둥둥 질장구 치며 완구 길에서 놀고 있네.

겨울도 없이 여름도 없이 백로깃을 들고 춤을 추네.

  1. 동문지분(東門之枌)/동문의 느릅나무

날 좋은 날 남녀가 한데 어울려 춤추고 노는 모습을 노래하였다.

-동문지분, 완구지허(東門之枌, 宛丘之栩)

-자중지자, 파사기하(子仲之子, 婆娑其下)

동문에는 흰 느릅나무, 언덕에는 상수리나무.

자중씨네 딸들이 그 밑에서 더덩실 춤을 추네.

-곡단우차, 남방지원(穀旦于差, 南方之原)

-불적기마, 시야파사(不績其麻, 市也婆娑)

날씨 좋은 아침 날을 잡아 남쪽 언덕에 모여,

삼베 길쌈 버려두고 신나게 춤을 추네.

-곡단우서, 월이종매(穀旦于逝, 越以鬷邁)

-시이여교, 이아악초(視爾如荍, 貽我握椒)

날씨 좋은 어느 아침 모두 함께 몰려가네.

그대 보니 금규화 같아 산초 함 줌 내게 주네.

  1. 형문(衡門)/초가삼간

어진 사람이 세상에 등용되지 못하자, 몸을 숨기면서 부른 노래이다.

제나라 강씨와 송나라 자씨는 제후의 집안을 가리키고, 황하의 방어와 잉어는 맛있는 물고기를 말한다.

-형문지하, 가이서지(衡門之下, 可以棲遲)

-필지양양, 가이락기(泌之洋洋, 可以樂飢)

초가삼간 집에서는 한가로히 쉴 수 있네.

졸졸대는 샘물에도 굶주림을 달랜다네.

-기기식어, 필하지방(豈其食魚, 必河之魴)

-기기취처, 필제지강(豈其取妻, 必齊之姜)

고기를 먹는다해서 황하의 방어라야 할까?

아내를 얻는다해서 제나라의 강씨라야 될까?

-기기식어, 필하지리(豈其食魚, 必河之鯉)

-기기취처, 필송지자(豈其取妻, 必宋之子)

고기를 먹는다해서 황하의 잉어라야 될까?

아내를 얻는다해서 송나라의 자씨라야 할까?

  1. 동문지지(東門之池)/동문에 있는 연못

남자가 여자를 만나고 싶어하는 마름을 노래하였다.

어여쁜 아가씨가 일하는 곳이 동문 밖 연못이고, 하는 일은 삼을 담그는 일이다.

일할 때 가서 한 번 말이라도 해봤으면 하는 심정을 나타내었다.

-동문지지, 가이구마(東門之池, 可以漚麻)

-피미숙희, 가여오가(彼美淑姬, 可與晤歌)

동문 밖 연못에는 삼을 담글 수 있네.

저 어여쁜 아가씨와 함께 노래하고 싶네.

-동문지지, 가이구저(東門之池, 可以漚紵)

-피미숙희, 가여오어(彼美淑姬, 可與晤語)

동문 밖 연못에는 모시를 담글 수 있네.

저 어여쁜 아가씨와 함께 이야기하고 싶네.

-동문지지, 가이구관(東門之池, 可以漚菅)

-피미숙희, 가여오언(彼美淑姬, 可與晤言)

동문 밖 연못에는 왕골을 담글 수 있네.

저 어여쁜 아가씨와 더불어 말을 나누고 싶네.

  1. 동문지양(東門之楊)/동문의 버드나무

남녀가 서로 만나기로 약속하였으나 님이 오지 않음을 표현하였다.

-동문지양, 기엽장장(東門之楊, 其葉牂牂)

-혼이위기, 명성황황(昏以爲期, 明星煌煌)

동문의 버드나무 그 잎사귀 무성하네.

저녁에 만나자 하더니 샛별만 반짝이네.

-동문지양, 기엽폐폐(東門之楊, 其葉肺肺)

-혼이위기, 명성절절(昏以爲期, 明星晢晢)

동문의 버드나무 그 잎사귀 우거졌네.

저녁에 만나자 하더니 샛별만 총총하네.

  1. 묘문(墓門)/묘문

높은 자리에 있는 어떤 안 좋은 관리를 풍자한 노래인 듯하다.

-묘문유극, 부이사지(墓門有棘, 斧以斯之)

-부야불량, 국인지지(夫也不良, 國人知之)

-지이불이, 수석연의(知而不已, 誰昔然矣)

묘문의 가시나무는 도끼로나 찍어내지.

저 사람 불량한 건 백성들이 다 아네.

알아도 그치지 않으니 옛날 그대로네.

-묘문유매, 유효췌지(墓門有梅, 有鴞萃止)

-부야불량, 가이신지(夫也不良, 歌以訊之)

-신여불고, 전도사여(訊予不顧, 顚倒思予)

묘문의 매화나무에는 올빼미만 모여드네.

저 사람 불량한 건 노래불러 알아주네.

알려줘도 못 들은 척 언젠가는 생각나리.

  1. 방유작소(防有鵲巢)/방죽위의 까치집

자기의 연인을 누가 꾀어낼까 걱정하며 부른 노래이다.

-방유작소, 공유지초(防有鵲巢, 邛有旨苕)

-수주여미, 심언도도(誰侜予美, 心焉忉忉)

방죽에는 까치집 언덕에는 능소화 피네.

누개 내 님 꾀어내나, 이내 마음 시름겨워라.

-중당유벽, 공유지역(中唐有甓, 邛有旨鷊)

-수주여미, 심언척척(誰侜予美, 心焉惕惕)

뜰 안에는 벽돌길, 언덕에는 수초가 우거졌네.

누가 내 님 꾀어내나, 이내 마음 애달퍼라.

  1. 월출(月出)/월출

아름다운 님을 그리워하는 남자의 노래이다.

사랑하는 여인은 달밤에 보면 더욱 아름답다.

이같이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지 못하는 시름이 달빛과 함께 어울린다.

-월출교혜, 교인료혜(月出皎兮, 佼人僚兮)

-서요규혜, 로심초혜(舒窈糾兮, 勞心悄兮)

달이 훤히 뜨니 아름다운 님의 얼굴 떠오르네.

어여쁜 님이여, 내 맘의 시름 끝이 없네.

-월출호혜, 교인류혜(月出皓兮, 佼人懰兮)

-서우수혜, 로심소혜(舒懮受兮, 勞心慅兮)

달이 훤히 뜨니아름다운 님의 얼굴 보는 듯하네.

어여쁜 님이여, 내 맘의 근심만 더하네.

-월출조혜, 교인료혜(月出照兮, 佼人燎兮)

-서요소혜, 로심참혜(舒夭紹兮, 勞心慘兮)

달이 훤히 뜨니 아름다운 님 보는 듯하네.

어여쁜 님이여, 내 맘의 아픔 참담하네.

  1. 주림(株林)/주읍의 숲

진나라 영공은 음란하기로 이름이 났다.

대부 하숙경이 죽은 후 그의 아내 하희와 정을 통하였다.

주림은 하씨의 봉읍이고, 영공이 하징서의 아들 지남을 만나러 갔다고 풍자하며 부른 노래이다.

-호위호주림, 종하남(胡爲乎株林, 從夏南)

-비적주림, 종하남(匪適株林, 從夏南)

주림에는 왜 가는가, 하남에는 가는가.

주림에 가는 게 아니라 하남에게 가는가.

-가아승마, 설우주야(駕我乘馬, 說于株野)

-승아승구, 조식우주(乘我乘駒, 朝食于株)

네 필 말수레 몰고 주림 들판에 세워놓았네.

네 필 망아지 수레 타고 주림에서 조반 먹네.

  1. 택피(澤陂)/못 둑

사랑하는 남자를 보고 싶어하는 여자의 안타까움을 표현하였다.

앞의 '월출'과 같은 설정이지만 화자가 여자인 것이 다르다.

-피택지피, 유포여하(彼澤之陂, 有蒲與荷)

-유미일인, 상여지하(有美一人, 傷如之何)

-오매무위, 체사방타(寤寐無爲, 涕泗滂沱)

저 연못 둑에는 부들과 연꽃 피어 있네.

아름다운 이여!

애태운들 어찌하리,

자나깨나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네.

-피택지피, 유포여간(彼澤之陂, 有蒲與蕑)

-유미일인, 석대차권(有美一人, 碩大且卷)

-오매무위, 중심연연(寤寐無爲, 中心悁悁)

저 연못 둑에는 부들과 난초 피어 있네.

아름다운 이여!

훤칠하니 멋진 자태,

자나깨나 하연없이 마음만 애태우네.

-피택지피, 유포함담(彼澤之陂, 有蒲菡萏)

-유미일인, 석대차엄(有美一人, 碩大且儼)

-오매무위, 전전복침(寤寐無爲, 輾轉伏枕)

저 연못 둑에는 부들과 연꽃 피어 있네.

아름다운 이여!

의젓하고 훌륭한 자태,

베개 안고 이리저리 뒤척이네.


13권 회풍(檜風)

회(檜)나라는 축융의 후손이고 성은 운(妘)이다.
주나라 평왕이 동천할 때 정나라 무공에게 멸망하였다.

1. 고구(羔裘) 염소 갖옷

-고구소요, 호구이조(羔裘逍遙, 狐裘以朝)

-기불이사, 로심도도(豈不爾思, 勞心忉忉)

염소갖옷 입고 거닐다가,

여우갖옷 입고 조정일 보시네.

어찌 님을 생각치 않으랴마는,

이내 시름 끝이 없어라.

-고구고상, 호구재당(羔裘翺翔, 狐裘在堂)

-기불이사, 아심우상(豈不爾思, 我心憂傷)

염소갖옷 입고 분주하시다가,

여우갖옷 입고 공당에 계시네.

어찌 님을 생각치 않으랴마는,

이내 시름 애달퍼라.

-고구여고, 일출유요(羔裘如膏, 日出有曜)

-기불이사, 중심시도(豈不爾思, 中心是悼)

염소갖옷 자르르 윤기 흐르니,

해가 뜨면 더욱 빛나네.

어찌 님을 생각치 않으랴마는,

이내 마음 서글퍼라.

  1. 소관(素冠)/흰 모자

이 시는 흰옷 입은 사람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주희는 당시 사람들이 부모의 삼년 상을 지키지 않자, 이를 풍자한 노래라고 하였다.

그러나 옛날의 상복은 베올의 굵기만 정해져 있었지 꼭 흰색이어야 한다는 제한이 없었다.

그렇다면 하얀 옷입은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가 부른 노래라고 볼 수 있다.

'슬갑'은 무릎가리개를 말한다.

-서견소관혜, 극인란란혜, 로심단단혜(庶見素冠兮, 棘人欒欒兮, 勞心慱慱兮)

하얀 갓 쓴 님 보고파서 병든 이 몸 여위네.

내 마음 근심스럽고 괴로워라.

-서견소의혜, 아심상비혜, 료여자동귀혜(庶見素衣兮, 我心傷悲兮, 聊與子同歸兮)

하얀 옷 입은 님 보고파서 내 마음 애달프네.

당신과 함께 돌아갈 수 있을까?

-서견소필혜, 아심온결혜, 료여자여일혜(庶見素韠兮, 我心蘊結兮, 聊與子如一兮)

하얀 슬갑 찬 님 보고파서 내 맘의 그리움 맺히네.

당신과 함께 한 몸 되고 싶어라.

  1. 습유장초(隰有萇楚)/진펄의 장초나무

나라의 정치가 어지러워지고 세금이 무거워지자, 백성들이 이것을 나무에 빗대어 한탄한 노래이다.

장초나무를 고얌나무로 번역하기도 하고, 3연의 실(室)은 배필을 뜻한다.

-습유장초, 의나기지(隰有萇楚, 猗儺其枝)

-요지옥옥, 락자지무지(夭之沃沃, 樂子之無知)

진펄에 장초나무, 그 가지 아름답네.

싱싱하고 어여쁜 너,

무지함이 부럽구나.

-습유장초, 의나기화(隰有萇楚, 猗儺其華)

-요지옥옥, 락자지무가(夭之沃沃, 樂子之無家)

진펄에 장초나무, 그 꽃이 아름답네.

싱싱하고 어여쁜 너,

집 없음이 부럽구나.

-습유장초, 의나기실(隰有萇楚, 猗儺其實)

-요지옥옥, 락자지무실(夭之沃沃, 樂子之無室)

진펄에 장초나무, 그 열매 아름답네.

싱싱하고 어여쁜 너,

님 없음이 부럽구나.

  1. 비풍(匪風)/바람이여

당시 회나라 사람이 주나라를 걱정하여 부른 노래이다.

아마도 회나라가 정나라 무공에게 멸망하기 전에 지은 것 같다.

-비풍발혜, 비차게혜(匪風發兮, 匪車偈兮)

-고첨주도, 중심달혜(顧瞻周道, 中心怛兮).

바람은 일어나고 수레는 달리는데,

주나라 가는 길 돌아보니,

이내 마음 애달퍼라.

-비풍표혜, 비차표혜(匪風飄兮, 匪車嘌兮)

-고첨주도, 중심조혜(顧瞻周道, 中心弔兮)

회오리바람 몰아치고 수레가 흔들리는데,

주나라 가는 길 돌아보니,

아내 마음 서글퍼라.

-수능형어, 개지부심(誰能亨魚, 漑之釜鬵)

-수장서귀, 회지호음(誰將西歸, 懷之好音)

누가 물고기 삶는다면 가마솥에 물을 부을까.

누가 주나라 서녘 돌아가서,

좋은 소식 전해주려나.


14권 조풍(曹風)

조나라는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를 정벌한 뒤에 아우 숙진탁을 봉한 땅이다.
나중에 송나라에게 멸망하였다.

1. 부유(蜉蝣)/하루살이

당시 초나라 귀족들이 정치보다는 화려한 옷차림에만 신경을 쓰자, 하루살이의 덧없는 삶을 빗대어 풍자한 노래이다.
주희는 이 시를 작고 가까운 것에만 신경쓰고 멀고 큰 것은 잊어버리는 것을 하루살이에 비유해 풍자했다고 하였다.

-부유지우, 의상초초(蜉蝣之羽, 衣裳楚楚)

-심지우의, 어아귀처(心之憂矣, 於我歸處)

하루살이 깃인가, 옷이 선명하기도 하네.

마음에는 근심이네,

내게 와 살았으면...

-부유지익, 채채의복(蜉蝣之翼, 采采衣服)

-심지우의, 어아귀식(心之憂矣, 於我歸息)

하루살이 날개인가, 옷이 화려하기도 하네.

마음에는 근심이네,

내게 와 살았으면...

-부유굴열, 마의여설(蜉蝣掘閱, 麻衣如雪)

-심지우의, 어아귀설(心之憂矣, 於我歸說)

하루살이 껍질인가, 삼베옷이 눈과 같네.

마음에는 근심이네,

내게 와 머물렀으면...

  1. 후인(候人)/길잡이

조나라 임금이 현명한 사람을 멀리하고 소인배를 등용하자, 이를 풍자한 노래이다.

-피후인혜, 하과여대(彼候人兮, 何戈與祋)

-피기지자, 삼백적불(彼其之子, 三百赤芾)

저 길잡이는 길고 짧은 창 매었고,

저 사람은 붉은 옷 입은 삼백 명과 가네.

-유제재량, 불유기익(維鵜在梁, 不濡其翼)

-피기지자, 불칭기복(彼其之子, 不稱其服)

어살에 있는 사다새는 날개조차 젖지 않고,

저 사람은 그들 옷이 어울리지 않네.

-유제재량, 불유기주(維鵜在梁, 不濡其咮)

-피기지자, 불수기구(彼其之子, 不遂其媾)

어살에 있는 사다새는 부리조차 젖지 않고,

저 사람은 만나려도 따르지 않네.

-회혜울혜, 남산조제(薈兮蔚兮, 南山朝隮)

-완혜련혜, 계녀사기(婉兮孌兮, 季女斯飢)

울창하고 무성한 남산에 아침 무지개가 피고,

예쁘고도 고운 어린 소녀들 굶주릴 줄이야.

  1. 시구(鳲鳩)/뻐꾸기

위정자의 선정을 찬양하는 노래이다.

새끼는 이 나무 저 나무 옮겨다녀도 어미는 한 자리를 지키고 떠나지 않음을 주시하여 이처럼 굳은 마음을 지닌 임금이 나라를 바로 잡으므로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시구재상, 기자칠혜(鳲鳩在桑, 其子七兮)

-숙인군자, 기의일혜(淑人君子, 其儀一兮)

-기의일혜, 심여결혜(其儀一兮, 心如結兮)

뽕나무에 뻐꾸기 새끼가 일곱 마리,

어진 군자여!

거동이 한결 같네,

거동이 한결 같아 마음이 변함 없네.

-시구재상, 기자재매(鳲鳩在桑, 其子在梅)

-숙인군자, 기대이사(淑人君子, 其帶伊絲)

-기대이사, 기변이기(其帶伊絲, 其弁伊騏)

뽕나무에 뻐꾸기 새끼들은 매화나무,

어진 군자여!

허리띠는 비단실,

허리띠 비단실에 얼룩무늬 고깔 달았네.

-시구재상, 기자재극(鳲鳩在桑, 其子在棘)

-숙인군자, 기의불특(淑人君子, 其儀不忒)

-기의불특, 정시사국(其儀不忒, 正是四國)

뽕나무에 뻐꾸기 새끼들은 가시나무,

어진 군자여!

거동이 어김없네,

거동이 어김없어 나라를 바로 잡네.

-시구재상, 기자재진(鳲鳩在桑, 其子在榛)

-숙인군자, 정시국인(淑人君子, 正是國人)

-정시국인, 호불만년(正是國人, 胡不萬年)

뽕나무에 뻐꾸기 새끼들은 가시나무,

어진 군자여!

나라 사람 바로 잡네,

나라 사람 바로 잡아 만수무강 하시네.

  1. 하천(下泉)/흘러내리는 샘

주나라 왕실이 쇠약해지자, 이를 위해 힘쓴 순백을 찬양한 노래이다.

순백은 순나라의 제후이며 문왕의 후예로 일찍이 제후를 다스린 공로가 컸다.

-렬피하천, 침피포랑(冽彼下泉, 浸彼苞稂)

-개아오탄, 념피주경(愾我寤嘆, 念彼周京)

차가운 샘물 흘러 강아지풀 적시네.

자다 깨어 탄식하며 주나라 서울 생각하네.

-렬피하천, 침피포소(冽彼下泉, 浸彼苞蕭)

-개아오탄, 념피경주(愾我寤嘆, 念彼京周)

차가운 샘물 흘러 부성한 쑥을 적시네.

자다 깨어 탄식하며 주나라 서울 생각하네.

-렬피하천, 침피포시(冽彼下泉, 浸彼苞蓍)

-개아오탄, 념피경사(愾我寤嘆, 念彼京師)

차가운 샘물 흘러 서초풀 적시네.

자다 깨어 탄식하며 주나라 서울 생각하네.

-봉봉서묘, 음우고지(芃芃黍苗, 陰雨膏之)

-사국유왕, 순백로지(四國有王, 郇伯勞之)

무성한 기장 싹은 단비가 적셔주고,

온 나라의 임금님은 순백께서 위로하네.


15권 빈풍(豳風)

빈은 주나라 조상이 살았던 땅이다.
하나라 때 농사일을 맡은 기(棄)의 후손인 공류가 빈땅에 살기 시작하면서 주나라의 기틀을 잡았다.
공류의 후손 고공단보가 빈땅의 동남쪽인 기주로 옮겨갔고, 손자인 무왕은 호(鎬)로 옮겨 은나라를 멸망시켰다.

1. 칠월(七月)/칠월

-칠월류화, 구월수의(七月流火, 九月授衣)

-일지일필발, 이지일율열(一之日觱發, 二之日栗烈)

칠월에는 대화성이 기울고,

구월에는 겨울옷을 준비한다네.

동지 되면 찬바람 불고,

섣달에는 추위 닥치니,

겨울옷 없다면 어찌 해를 나겠는가?

-무의무갈, 하이졸세(無衣無褐, 何以卒歲)

-삼지일우사, 사지일거지(三之日于耜, 四之日擧趾)

-동아부자, 엽피남무, 전준지희(同我婦子, 饁彼南畝, 田畯至喜)

정월에는 보습을 닦고,

이월에는 밭 갈러 가네.

아이를 데리고 아내는 밭에 들밥을 내가니,

농사짓는 이들은 이를 기뻐한다네.

-칠월류화, 구월수의(七月流火, 九月授衣)

-춘일재양, 유명창경(春日載陽, 有鳴倉庚)

칠월에는 대화성이 기울고,

구월에는 겨울옷을 준비한다네.

봄이 되면 햇살도 따스하여,

꾀꼬리 울기 시작하네.

-여집의광, 준피미행, 원구유상(女執懿筐, 遵彼微行, 爰求柔桑)

-춘일지지, 채번기기(春日遲遲, 采蘩祁祁)

-여심상비, 태급공자동귀(女心傷悲, 殆及公子同歸)

아가씨들 광주리 저기 오솔길 종종걸음,

어린 뽕잎 따러 간다네.

봄날은 길어 흰쑥 수북히 뜯고 있느라면,

아가씨 마음 울적해져,

도련님께 시집가고 싶어지네.

-칠월류화, 팔월추위(七月流火, 八月萑葦)

-잠월조상, 취피부장(蠶月條桑, 取彼斧斨)

칠월에는 대화성이 기울고,

팔월이면 갈대를 베네.

누에치는 봄날이라 가지치기하러,

큰 도끼 작은 도끼 들고,

-이벌원양, 의피여상(以伐遠揚, 猗彼女桑)

-칠월명격, 팔월재적(七月鳴鵙, 八月載績)

-재현재황, 아주공양, 위공자상(載玄載黃, 我朱孔陽, 爲公子裳)

뻗은 가지는 찍어내고, 어린 뽕잎만 따온다네.

칠월에는 때까치 울고, 팔월에는 길쌈을 하니,

검게도 물들이고 누렇게도 물들여서,

그 중 제일 고운 붉은색은,

도련님 바지 지어드리지.

-사월수요, 오월명조(四月秀葽, 五月鳴蜩)

-팔월기확, 십월운탁(八月其穫, 十月隕蘀)

사월에는 애기풀 패고 오월에는 매미가 우네.

풜월에는 나락 거두고, 시월에는 낙엽이 지네.

-일지일우맥, 취피호리, 위공자구(一之日于貉, 取彼狐狸, 爲公子裘)

-이지일기동, 재찬무공(二之日其同, 載纘武功)

-언사기종, 헌견우공(言私其豵, 獻豜于公)

동짓달에는 담비를 잡고,

여우와 삵괭이도 잡아 도련님 갖옷 지어드리네.

섣달이면 모두 나가 사냥을 하여 무술 연습을 하고,

한살배기 멧돼지는 내가 갖고,

세살배기 멧돼지는 나라님께 바친다네.

-오월사종동고, 육월사계진우(五月斯螽動股, 六月莎雞振羽)

-칠월재야, 팔월재우, 구월재호(七月在野, 八月在宇, 九月在戶)

오월에는 여치가 울고, 유월에는 베짱이가 우네.

칠월에는 들에 있다가 팔월에는 처마 밑에 들러서고,

구월에는 문가에 들어오네.

-십월실솔입아상하(十月蟋蟀入我牀下)

-궁질훈서(穹窒熏鼠)

-새향근호(塞向墐戶)

-차아부자, 왈위개세, 입차실처(嗟我婦子, 曰爲改歲, 入此室處)

시월에는 귀뚜라미 상 아래로 들어오고,

구멍 막고 불을 놓아 쥐를 쫓아내고,

북창을 막아 문을 바르네.

아! 나의 처자들이여,

한 해가 바뀌려니 모두 모여 편히 쉬어보세.

-육월식울급욱, 칠월형규급숙(六月食鬱及薁, 七月亨葵及菽)

-팔월박조, 십월확도(八月剝棗, 十月穫稻)

-위차춘주, 이개미수(爲此春酒, 以介眉壽)

유월에는 산앵두와 머루 따 먹고,

칠월에는 아욱과 콩 삶아 먹으며,

팔월에는 대추를 털고, 시월에는 벼를 거두어,

이것으로 노인들 장수 빌리라.

-칠월식과, 팔월단호(七月食瓜, 八月斷壺)

-구월숙저, 채도신저(九月叔苴, 采荼薪樗)

-식아농부(食我農夫)

칠월에는 참외를 따먹고, 팔월에는 박을 타며,

구월에는 삼씨 주우며, 씀바귀 캐고,

가죽나무 베어다가 우리 농부들 먹여보세.

-구월축장포, 십월납화가(九月築場圃, 十月納禾稼)

-서직중륙, 화마숙맥(黍稷重穋, 禾麻菽麥)

구월에는 텃밭을 다지고, 시월에는 곡식을 거두네.

매기장, 차기장, 늦은 벼, 올벼, 삼, 콩, 보리 같은 것들이네.

-차아농부, 아가기동, 상입집궁공(嗟我農夫, 我稼旣同, 上入執宮功)

-주이우모, 소이색도(晝爾于茅, 宵爾索綯)

-극기승옥, 기시파백곡(亟其乘屋, 其始播百穀)

아! 농부들이여,

이제 추수를 마쳤으니 집으로 들아가서 지붕을 고치세.

낮에는 띠풀을 베어오고 밤에는 새끼를 꼬아,

빨리 지붕을 이어야 내년에 다시 씨 뿌릴 수 있다네.

-이지일착빙충충, 삼지일납우릉음(二之日鑿冰沖沖, 三之日納于凌陰)

-사지일기조, 헌고제구(四之日其蚤, 獻羔祭韭)

섣달에는 얼음 쩡쩡 깨어다가,

정월에는 얼음 창고 쌓아놓네.

이월의 이른 아침에는,

염소와 부추로 제사를 지내네.

-구월숙상, 십월척장(九月肅霜, 十月滌場)

-붕주사향, 왈살고양(朋酒斯饗, 曰殺羔羊)

-제피공당, 칭피시굉, 만수무강(躋彼公堂, 稱彼兕觥, 萬壽無疆)

구월에는 된서리 내리고, 시월에는 타작마당 쓸고,

통술로 잔치를 열어 대접하고, 염소 안주 마련하여,

저기 공당에 올라 앉아 물소뿔잔 들어올리며,

만수무강 축원하세.

  1. 치효(鴟鴞)/올빼미

주나라가 은나라를 멸한 뒤에 그 자리에 은나라의 마지막 왕인 주왕의 아들 무경(武庚)을 봉하고 주공의 아우인 관숙과 채숙으로 하여금 돕게 하였다.

무왕이 죽고 어린 성왕이 즉위하여 주공이 섭정을 하게 되자, 관숙과 채숙은 주공이 반심을 품고 있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이에 성왕이 의심하자 주공은 동쪽으로 피했다가 오해가 풀리자 이 노래를 지어 성왕에게 주었다고 한다.

즉 집짓는 어미새는 주공 자신을 뜻하고 올빼미는 주공을 모함한 무경, 관숙, 채숙의 무리를 뜻한다.

-치효치효, 기취아자, 무훼아실(鴟鴞鴟鴞, 旣取我子, 無毁我室)

-은사근사, 죽자지민사(恩斯勤斯, 鬻子之閔斯)

올빼미야 올빼미야, 내 새끼 잡아먹었으니,

내 둥지는 헐지마라.

알뜰살뜰 어린 새끼들 길러내느라 근심했건만...

-태천지미음우, 철피상토, 주무유호(迨天之未陰雨, 徹彼桑土, 綢繆牖戶)

-금녀하민, 혹감모여(今女下民, 或敢侮予)

장마비가 오기 전에 뽕나무 뿌리 벗겨다가,

창을 엮고 문을 엮으면,

이제 저 아랫 사람들이 감히 나를 모욕할까?

-여수길거, 여소랄도, 여소축조(予手拮据, 予所捋荼, 予所蓄租)

-여구졸도, 왈여미유실가(予口卒廜, 曰予未有室家)

내 발이 다 닳도록 갈대 이삭 뽑아다가,

띠풀 모아 쌓았으니,

내 입이 병든 것은 둥지를 아직 못 지어서라네.

-여우초초, 여미소소, 여실교교(予羽譙譙, 予尾翛翛, 予室翹翹)

-풍우소표요, 여유음효효(風雨所漂搖, 予維音嘵嘵)

내 깃이 다 뽑히고 내 꼬리는 다 닳았네.

내 둥지 위태롭게 비바람에 흔들리니,

슬픈 울음 저절로 나는구나.

  1. 동산(東山)

주나라 성왕이 올빼미의 노래를 듣고 비로소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

이때 주공은 반란을 일으킨 무경 일당을 정벌하러 동쪽으로 갔는데, 이 시는 주공을 따라갔던 병사들이 3년 만에 고향집에 돌아와 부른 노래라고 한다.

떠나던 때와 지금 돌아았을 때의 감회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아조동산, 도도불귀(我徂東山, 慆慆不歸)

-아래자동, 령우기몽(我來自東, 零雨其濛)

-아동왈귀, 아심서비(我東曰歸, 我心西悲)

-제피상의, 물사행매(制彼裳衣, 勿士行枚)

-연연자촉, 증재상야(蜎蜎者蠋, 烝在桑野)

-돈피독숙, 역재차하(敦彼獨宿, 亦在車下)

동산으로 떠나가서 오랫동안 못 돌아왔네.

동산으로 떠나갈 때는 안개처럼 보슬비 내리고,

나는 동에서 돌아갈 날 생각하며 서쪽 생각에 슬프네.

평복을 지어 입으며 다시는 군에 종사하지 않고 싶네.

뽕나무 벌레 꿈틀꿈틀 뽕밭에 있고,

혼자서 움크리고 새우잠을 자거나 수레밑에서 뽕벌레처럼

밤을 지새네.

-아조동산, 도도불귀(我徂東山, 慆慆不歸)

-아래자동, 령우기몽(我來自東, 零雨其濛)

-과라지실, 역시우우(果臝之實, 亦施于宇)

-이위재실, 소소재호(伊威在室, 蠨蛸在戶)

-정톤록장, 습요소행(町畽鹿場, 熠燿宵行)

-불가외야, 이가회야(不可畏也, 伊可懷也)

동산으로 또나가서 오랫동안 못 돌아왔네.

동산으로 떠나갈 때는 안개처럼 보슬비 내리고,

주렁주렁 하늘타리 열려 처마 밑에 뻗어있네.

방 안에는 쥐며느리 기고, 문간에는 말거미 줄을 치고,

뒤곁에는 여기저기 사슴 발자욱,

밤길에는 도깨비불 어지러히 날고,

그래도 고향이 두렵지 않고 그립다네.

-아조동산, 도도불귀(我徂東山, 慆慆不歸)

-아래자동, 령우기몽(我來自東, 零雨其濛)

-관명우질, 부탄우실(鸛鳴于垤, 婦歎于室)

-쇄소궁질, 아정율지(洒掃穹窒, 我征聿至)

-유돈과고, 증재율신(有敦瓜苦, 烝在栗薪)

-자아불견, 우금삼년(自我不見, 于今三年)

동산으로 떠나가서 오랫동안 못 돌아왔네.

동산으로 떠나갈 때는 안개처럼 보슬비 내리고,

개미둑에 황새가 울고 아내는 집에서 홀로 한숨 쉬며,

쥐구멍 막고 청소할 때 내가 마침 도착했네.

씁쓸한 둥근 외 밤나무에 뻗어있는,

이것들은 본 지가 벌써 삼년이 되었구나.

-아조동산, 도도불귀(我徂東山, 慆慆不歸)

-아래자동, 령우기몽(我來自東, 零雨其濛)

-창경우비, 습요기우(倉庚于飛, 熠燿其羽)

-지자우귀, 황박기마(之子于歸, 皇駁其馬)

-친결기리, 구십기의(親結其縭, 九十其儀)

-기신공가, 기구여지하(其新孔嘉, 其舊如之何)

동산으로 떠나가서 오랫동안 못 돌아왔네.

동산으로 떠나갈 때는 안개처럼 보슬비 내리고,

꾀꼬리 훨훨 날아 그 깃이 반짝이네.

그 사람 시집올 때 얼룩무늬 갈색말이 수레를 끌었는데,

장모님은 향주머니 매어주며 모든 법을 갖추었네.

신혼살림 그토록 즐거웠는데,

오랜 지금 우리 아내는 어떨까?

  1. 파부(破斧)/깨진 도끼

주공이 무경, 관숙, 채숙의 반란을 평정하고 나라를 안정시키자, 주공을 따라갔던 병사들이 주공의 덕을 찬양하여 부른 노래라고 한다.

-기파아부, 우결아장(旣破我斧, 又缺我斨)

-주공동정, 사국시황(周公東征, 四國是皇)

-애아인사, 역공지장(哀我人斯, 亦孔之將)

내 도끼 이미 깨어지고 자루마저 부러졌네.

주공께서 동쪽을 정벌하여 나라를 바로 잡으니,

우리 백성 위하시는 마음 장하기도 하셔라.

-기파아부, 우결아기(旣破我斧, 又缺我錡)

-주공동정, 사국시와(周公東征, 四國是吪)

-애아인사, 역공지가(哀我人斯, 亦孔之嘉)

내 도끼 이미 깨어지고 내 끌도 부러졌네.

주공께서 동쪽을 정벌하여 나라를 교화하니,

우리 백성 위하시는 마음 매우 아름다워라.

-기파아부, 우결아구(旣破我斧, 又缺我銶)

-주공동정, 사국시준(周公東征, 四國是遵)

-애아인사, 역공지휴(哀我人斯, 亦孔之休)

내 도끼 이미 깨어지고 내 연장 다 부서졌네.

주공께서 동쪽을 정벌하여 나라를 굳건히 하니,

우리 백성 위하시는 마음 매우 훌륭하셔라.

  1. 벌가(伐柯)/도끼자루

주공이 동쪽으로 정벌하러 갔을 때 동쪽 사람들이 주공을 보고 기뻐서 부른 노래라고 한다.

도끼자루를 찍으려면 손에 든 도끼가 본보기이듯이 주나라를 안정시킬 수 있는 사람은 성왕을 보좌하는 주공이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시는 배우자를 구하는 당시의 유행가로 볼 수도 있다.

-벌가여하, 비부불극(伐柯如何, 匪斧不克)

-취처여하, 비매불득(取妻如何, 匪媒不得)

도끼자루 베려면 도끼 아니면 할 수 없네.

아내를 얻으려면 중매쟁이 없으면 아니 되리.

-벌가벌가, 기칙불원(伐柯伐柯, 其則不遠)

-아구지자, 변두유천(我覯之子, 籩豆有踐)

나무 베어 도끼자루 만들려면 치수 맞춰야 하네.

내 그 사람 만난다면 진수성찬 차려 성혼하리.

  1. 구역(九䍞)/촘촘한 고기 그물

주공이 동쪽으로 정벌나가 있을 때 동쪽 사람들이 기쁘게 맞이하여 영접하였다.

주공이 서쪽으로 떠나가고자 하니 사람들이 주공의 떠남을 아쉬워하며 부른 노래라고 한다.

-구역지어, 준방(九䍞之魚, 鱒魴)

-아구지자, 곤의수상(我覯之子, 袞衣繡裳)

아홉코의 그물에 잡힌 고기 준어와 방어라네.

우리 님 만나니 곤룡포 수놓은 바지 입으셨네.

-홍비준저, 공귀무소, 어여신처(鴻飛遵渚, 公歸無所, 於女信處)

기러기 물가에 날아와 앉네.

우리 님 머물 곳이 없어서 그대들에게 머무시겠는가?

-홍비준육, 공귀불복, 어여신숙(鴻飛遵陸, 公歸不復, 於女信宿)

기러기 뭍으로 날아가 앉네.

우리 님 돌아갈 곳이 없어서 그대들에게 묵어 가시겠는가?

-시이유곤의혜, 무이아공귀혜, 무사아심비혜(是以有袞衣兮, 無以我公歸兮, 無使我心悲兮)

이같이 곤룡포 입은 분을 모셨는데,

돌아가신다는 말 하지 마시고,

우리 마음 슬프게 하지 마옵소서.

  1. 낭발(狼跋)/늙은 이리

주공이 관숙, 채숙의 유언비어 때문에 성왕의 의심을 샀으나 몸가짐과 행실이 빗나가지 않았으므로 이를 아름답게 여겨 부른 노래라고 한다.

-낭발기호, 재체기미(狼跋其胡, 載㚄其尾)

-공손석부, 적석궤궤(公孫碩膚, 赤舃几几)

늙은 이리 앞으로 나가려다,

턱살 밟히고 뒤로 물러서다,

꼬리 밟고 넘어지네.

주공께서 큰 공을 사양하시니,

붉은 신이 편안도 하구나.

-낭체기미, 재발기호(狼㚄其尾, 載跋其胡)

-공손석부, 덕음불하(公孫碩膚, 德音不瑕)

늙은 이리 뒤로 물러나다,

꼬리를 밟고 앞으로 나가려다,

턱살을 밟고 넘어지네.

주공께서 큰 공을 사양하시니,

좋은 칭찬이 끝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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