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4일차
- Nest
- Blog
- Category
- Travel
- Hit
- 470
- Star
- 0
작고 아늑해보이는 방안에서 일어나서 커텐을 걷어보니 내가 배 위에 있다는것을 실감하게 된다. 날씨가 좋은 날들이라면 늦게 일어났다고 생각했겠지만 계속 날씨가 흐려서 해는 전혀 보이지도 않는다.
어제 적지 못했던 일기를 적기위한 준비를 잠시하고, 일단 뭐든지 사진을 찍어보자고 하여 천정으로 올라갔다.
역시 해는 전혀 보이지는 않고, 흐린날의 아침다운 빛을 보여준다. 주변에는 작은 섬들이 기둥처럼 보이고 다른 크루즈들과 어울림을 이룬다.
사진을 몇장 찍고 있다보니 빛이 보이던데 잠시나마 태양이 나오다가 없어져 버린다. 역시 오늘도 완전히 꽝인가보다. 이런 날씨를 보니 분하기도 하여 다시 한번 더 오고싶다는 생각도 살짝 들었다.
사진찍고 방안에 들어가 있는데 가이드가 와서 아침식사를 한다고 들어서 식당으로 갔다.
다른사람들도 다 있는데 식당의 풍경은 완전히 양식 스타일이어서 긴장해야 하는 타이밍이 온것이다.
주변은 익숙하게 잘 먹는데 나는 포크로만 다 먹어버렸다. 좋아하지 않는 커피도 마시게 되고…
일단 아침식사를 끝내고 올라가서 바람이나 쐬고 방으로 가서 앉아있는데 한두명씩 보트를 타는것이다. 내가 올라간 사이에 뭔가 전달을 받은듯하다. 아니면 들었는데 알아듣지 못했거나…
다들 타고 있어서 카메라랑 챙기고, 같이 올라탔다. 사람들이 전부 타니 어디론가 이동한다. 간판은 hang sửng sốt 이라고 적혀있다.
처음 볼때는 뭔지 전혀 모르고 또 전망대로 오르는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또 올라가야하냐고 생각하고 있었다. 가이드가 티켓 처리를 한다고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한다. 기다렸다가 올라가는 입구로 들어갔다. 계단은 많이 오르지 않았다. 중간중간에 멀리 보이는 하롱베이의 풍경이 보이는것이다.
어느정도 올라가자 뭔가 동굴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때서야 동굴 투어인걸로 알게되었다. 지금까지 전혀 동굴에 들어간다는걸 상상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 들어가는 입구는 동굴이 대단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돌을 만져보고 사진을 찍어보면서 들어가는데 좁은곳의 사이를 들어가기도 하고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엄청나게 넓은 공터가 나오게 된다. 이 공간은 미친듯이 넓은것이다. 그리고 돌들의 희한한 모습에 심하게 감탄을 해버렸다. 이것은 완전히 내 취향이었다. 깜깜한 어둠속에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은 환상적이다.
여러가지 색으로 된 조명은 인위적인 인상이 들지만 동굴 내부의 모습을 맛깔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있다.
나는 동굴의 규모와 규칙없는 벽이나 기둥의 모습에 그만 넋을 잃으면서 많은 사진들을 찍었다.
내 카메라가 iso1600까지가 허용범위 안이라서 느린 셔터스피드로 조심스럽게 찍었다. 다른 일행이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먼저 가고 있으면서 나는 뒤쳐졌지만 보이는것들을 열심히 사진으로 담았다.
이럴줄 알았으면 카메라를 iso가 더 좋은것으로 바꿔둘껄하는 후회도 잠시 생겼다.
환상적인 동굴탐험은 어느정도 한바퀴 도니 끝나게 되었다. 만약에 그룹으로 다니지 않고 혼자 갔으면 많은 시간을 들여 사진을 찍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룹과 함께 행동하고 있으니 같이 따라 동굴에서 나왔다. 투어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가는 길에 음료와 과자를 파는 가게도 나오고 작은 배에서 고기나 다른것을 파는 사람들도 보이고 한다. 배 내부의 모습이 이색적이어서 사진을 몇장 더 찍고 우리의 보트를 타고 다시 크루즈로 돌아갔다.
크루즈에 도착하니 가이드가 뭐라고 알려주는데 일단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서 생각해보니 이제 나가야할 시간이 다가왔다는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짐을 정리를 하는데 뱃사람이 나의 모습을 보더니 체크아웃을 해야한다고 알려주는것이다. 이렇게 한 단어만 알려주니 정말 알기 쉬워서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서둘러서 짐을 싸는데 다른방에서 청소한다고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린다.
일단 짐을 전부싸고 식당으로 가니 다른 사람들은 전부 짐을 바닥에 놓아두고 앉아서 쉬고 있는것이다. 식당에 있는것보다 천정에 있는게 좋겠다싶어 올라가서 맥북을 펼쳐놓고 못적었던 일기나 좀 쓰고 있었는데 가이드가 와서 뭔가 설명을 하면서 내려오라고 한다.
맥북을 닫고 내려오니 식당에서 배의 사람이 뭔가를 보여주는것같다. 테이블 위에는 당근, 감자, 긴 호박같은것들이 담긴 통이 보인다.
이제서야 앉아있던 사람이 요리사인걸 깨닫게 된다. 여러가지 일을 다 하는 선원이구나… 라고 깨달았다. 그 요리사는 그릇에 담긴 야채들을 소개해주며 칼로 뭔가 만들기 시작한다. 이것이 쿠킹 클래스인가… 라고 느꼈다. 그냥 쇼같아 보이는데…
요리사가 칼로 꽃을 만든다. 여태까지 만들어져 있는것만 봐왔지만 실제로 만드는모습을 본적이 없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여러 종류의 꽃을 다 만드니 박수가 나온다.
하롱시티로 이동하고 있는 사이에 이런 재미있는 것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어느정도 기다리면서 아이패드로 나의 사진들을 보면서 기다리고 가이드 보조하는 사람에게 제주도의 모습의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새 하롱시티에 도착했다.
여객선 터미널에 내려서 식당으로 갔다. 점심시간이 다가와서 점심식사를 하고 버스를 타고 하노이로 가는듯해 보인다.
식당은 베트남식이며 둥근 테이블로 여러가지 음식이 접시에 담겨 있어서 자신의 접시에 덜어먹는다. 역시 서양인쪽 사람들은 젓가락실을 못해서 먹는데 많이 고생한다. 반면에 싱가폴 할아버지 두분은 익숙하게 음식들을 먹는다. 과일을 좋아하는 젊은 여성은 두부를 잘 알고있는듯하다.
외국 사람들이 젓가락질을 못해서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한게 안타깝기만 하다. 가르쳐줘도 쉽게 익힐 수 있을런지 알수가 없어서 말은 하지도 못했다.
음식들을 다 먹고 나와서 버스가 올때까지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가이드가 설문지를 주면서 평가를 내려달라고 한다. 펜을받고 설문지를 적는데 다 영어고, 모르는것들이 좀 있어서 대충 체크하고, 가이드에게 적을것들을 물어보면서 설문지를 적고 좀 더 기다리다보니 하노이로 가는 투어버스가 왔다.
버스에 짐을 싣는데 왠지 나만 짐이 가장 적게 느껴진다. 나이가 많은분도 베낭의 크기가 엄청크다. 여러 나라를 한번에 다니는 사람들 같아 보인다. 그러고보니 어제 밤 대화하다가 한 커플은 결혼여행이라고 들은거 같은데 이런걸 보니 나도 정말로 만약에 결혼을 한다면 한달정도 시간을 내어서 결혼식은 대단히 단촐하게 하고 같이 여행을 다니는것도 좋을것이라고 느끼게 된다.
드디어 모든 여정의 마지막이 되는 버스를 타게된다. 모두 피곤했는지 버스를 타자마자 잠이 들었는지 조용하다. 바깥 풍경을 좀 보다가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들으면서 잠들다가 깨다보니 4시가 될때 하노이에 도착하게 되었다.
구시가지를 돌면서 한두명씩 내리게 될때 서로 작별인사를 한다.
중간에 나도 내리면서 작별인사를 했다. 말이 통하지 않아서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못했지만 같이 지냈던 시간이 있어서 어느새 타인이 아니게 되었다.
버스를 내리고 조금만 걸어가니 케이비전 사무실이 나와서 들어갔다. 사무실 직원은 잘 다녀왔냐고 묻는다. 나는 날씨가 흐려서 많이 아쉬웠지만 동굴은 엄청나게 좋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사파에 가는것에 대해서 잠시 물어보고 근처 호텔을 추천해달라고 물어봤는데 사무실 근처의 호텔을 알려준다.
일단은 짐을 풀고,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해야하기 때문에 사무실을 나와서 호텔을 찾는데 간판이 보이지 않아서 잠시 왔다갔다하다가 호텔을 찾고 들어갔다. 가격은 20달러라고 하는데 흥정하기 귀찮아서 20달러 줘버리고 방에 들어왔다.
창문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대신 티비가 고장났는지 안나온다. 어짜피 하룻밤만 잘거라서 짐은 대충 풀어놓고 씻고 잠시 쉬다가 배고픔에 못이겨 밖을 나오게 되었다. 사진은 찍을일이 없을거 같아서 아이폰과 지갑만 들고 거리를 나오게 되었다.
거리를 돌아다니는데 이제는 좀 여유로워진다. 이리저리 막 다니다가 쌀국수를 먹자고 결심하여 현지 사람들이 먹는 가게에서 먹는데 보통 사람들은 거리에서 음식을 먹는다. 낮은 플라스틱 의자에 낮은 테이블에서 쌀국수나 깜같은것들을 먹는데 나도 그속에 끼어서 먹어보고싶어서 아무 가게의 낮은 의자에 앉아서 쌀국수를 시켰다.
이번에 먹어본것은 닭고기가 위에있고, 아래에 쌀국수가 들어있다. 국물은 닭고기의 향이 올라오면서 담백하다. 내 취향에 맞아서 역시나 맛있다.
오늘 거리가 크게 덥지 않아서 심하게 더위를 느끼면서 먹지는 않아서 좋다.
쌀국수를 다 먹었고 호수로 가서 근처에서 앉아서 바람 좀 쐬다가 다시 구 시가지거리로 들어가는데 뭔가 더 먹고싶어진다.
아까 지나다니면서 빵에 햄같은걸 넣은걸 팔던데 그게 먹고싶어져서 찾아보려고 빙글빙글 돌다가 찾는데 실패.
거리를 다니다가 슈퍼마켓이 보여서 쥬스와 과자를 사서 호텔에 들어와서 맥북으로 서핑을 하거나 일기를 적다보니 너무 잠이와서 일기를 적는걸 미뤄버리고 잠들어버렸다.
내일은 아무래도 빡쎄게 다니는건 자제하고 쉬엄쉬엄 다니자고 결심을 하게된다.
- 하롱베이 크루즈
- 동굴이 있는 어떤 섬 (hang sửng sốt)
- 체크아웃
- 하롱시티로 이동
- 점심식사
- 버스로 하노이로 이동
- 케이비전 사무실
- 케이비전 사무실 근처의 sports hot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