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3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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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집에서 잠자고 아침에 슬쩍씩 일어났는데, 같이 있던 부부가 씻고,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좀더 늦게 가려고 계속 눈감고 있었다. 좀 더 쉬고 싶었으니... ㅎㅎ
그분들이 거의 다 정리할때쯤 되어서 일어나서 인사하고 그러니 그분들은 먼저 떠나셨다. 그리고 나는 어제 샤워를 못해서 일단 뜨거운 물에 샤워는 해야겠다고 싶어 샤워하고 짐 정리하고 있는데, 티비에서 스쿨오브락이라는 영화가 나오고 있는데, 영화 이름을 들어보기만 했지만 직접 보지는 못해서 계속 보고 있다가 늦게 나오게 되었다.
너무 늦는거 같아서 다 보지못하고 나와버렸지만....
일단 어제같이 더울까봐 반팔티에 반바지입고 나갔는데 아침부터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불었다. 하지만 짐 빼서 다시 입기도 힘들고해서 그대로 자전거를 끌고 나왔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춥지 않냐고 물어보곤 하는데... 솔직히 아침에는 추웠지만 오후에는 햇볕덕분에 따뜻해서 그나마 낫다.
그래도 추운게 더워서 땀을 막 흘리는것보다는 훨씬 낫기 때문이다.
파란 하늘이 보여서 경치가 깨끗해 볼만한 장면들이 많았다. 일단은 날씨가 좋고 봐야한다.
표선 해안도로 입구쪽에서 민박을 하다가 나와서 해안도로를 가는데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불어 추운것보다 더 힘든것은 맞바람이 불어 평지를 가는거같아 보이지만 오르막길을 가는 기분이 들 정도로 페달이 더욱 무거워졌다.
하루종일 바람때문에 이동하는 속도가 더디고, 굉장히 힘들었다. 온몸이 아픈게 더하니 가는 속도가. 점점 더디어져 간다.
오늘은 중간중간에 내려서 사진촬영을 할때가 많았다.
날씨좋고 좋은 장면들이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역시 제주도 해안쪽이 멋진것은 바위가 검은색이면서 모래는 백색이라서 깨끗한 바닷물에 비쳐 부분부분 에메랄드 빛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해안가에서 정말로 볼거리들이 많았다.
아침밥으로 길에 가다가 돼지국밥집이 보여서 거기도 들어갔는데, 부산 국밥집과는 다른점은 제주도 흑돼지라서 드문드문 나오는 털이 까맣고, 고기가 거친 편인듯하다. 그래도 아무것도 먹지도 않고 나와서 굉장히 맛있게 먹고 나왔다.
어찌어찌 해안도로를 나오고 1132번 도로를 타서 올라가 성산쪽으로 가게 되었다.
성산일출봉 이라는 것이 자주 보였는데 뭔가 싶었는데 우도인줄 알았던게 성산일출봉이었던 것이었다. 멀리서 볼때는 굉장히 멋진곳이다. 광고에서 나오던 사진은 항공사진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주변에 높은 산이 없으므로..
일단 어찌어찌 성산일출봉 앞까지 갔는데, 사람들이 겁나게 많다.
분명히 평일이 분명한데 뭐이리 사람들이 많은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속에 나의 모습의 굉장히 초라하기 짝이 없는데.. 남들 안입는 반바지에 반팔티에다가 목에는 수건을 두르고... ㅎㅎ~
일단 성산일출봉은 높기도 하고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패스하고 우도로 가는 항구로 이동했다. 하지만 정말로 재수가 안좋아서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불어서 배가 운행을 하지않는다고 한다.
제주도는 항상 이정도 바람이 부는줄 알았지만 보통보다 바람이 많이 분다는 걸 깨달았다.
잠시 공황상태에 빠져있다가 고민고민하다가 일단 나오게 되었다. 정말 빌어먹게도 바람은 나를 가로막듯이 강하고 많이불어 짜증이 더욱 치밀어오른다.
성산에서 나와 해변도로로 빠져나가 사진을 찍으면서 바람을 헤치며 계속 달렸다.
역시 다른날보다 속도가 굉장히 많이 더뎠다. 오후 늦게되니 출출한것도 아니지만 본능적으로 라면 파는곳이 있어 거기로 들어갔다.
앞에는 바닷가가 있으니 맛도 좋을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제주도 본토 사람들이 얘기하는걸 들으면서 라면을 먹고 나와 이리저리 시간을 꽤 많이 빼먹다보니 어느새 거의 4시가 되었다.
너무 늦게 간다는 생각을 해서 일단 월정리까지는 가야겠다는 목표를 잡고, 다리가 부러져라하며 페달을 돌렸다.
점점 해가 떨어지자 해안가의 풍경은 점점 멋진색으로 물들어가서 중간중간 계속 멈춰서서 사진을 찍고 가고 하다보니 이동속도가 많이 느렸다.
급한 마음이 들고해서 계속계속 이동을 해서 월정리에 가까운곳에 펜션인데 민박도 하는곳에 들어가게 되었다.
돈이 많이 들더라도 깜깜한 밖에서 얼어죽을 수는 없어서 들어가버렸다.
어제 민박집 가격이 4만원이었는데 오늘도 4만원이다. 그래도 오늘은 돈을 내지 않았고, 방이 넓고 시설은 괜찮아서 돈을줬다.
사실 얼마나 들여도 다 줬을지도…
방에 들어가서 앉으니 도저히 서있기도 힘들정도로 허벅지쪽이 아파온다.
엉덩이나 손의 통증은 괜찮아졌지만 다리는 정말 아파서 내일 자전거 반납하고 바로 한라산에 갈 수 있을런지 의문이 든다. 그래도 조금만 더 가면 제주시이다보니 4박 5일이 아닌 3박 4일만에 도착하게 되었다.
좀 부담스러운 하룻밤을 보내고 3일째를 마무리한다.
내일은 감기에 안걸렸으면 좋겠는데…